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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수생에 직장 5번 잃은게 내 삶의 자산"

한석정 동아대 총장 토크쇼, "나처럼 망해봐라" 솔직강연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7-04-04 23:00:2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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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기엔 실패학 과목 개설

"재수도 아닌 4수생에, 다니던 직장은 하나같이 다 망하더군요. 35살까지 실업자 생활을 5번이나 했습니다."
4일 동아대에서 '실패학 토크쇼'를 하고 있는 이 대학 한석정 총장. 동아대 제공
4일 오후 부산 동아대 승학캠퍼스 리인홀 연단에서 1시간 동안 '나처럼 망해봐라'며 자신의 인생을 꺼리낌없이 털어놓은 이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이 대학 한석정 총장. 취업과 미래 진로에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실패는 자산이다'는 주제로 한 총장이 직접 기획한 실패학 토크쇼다.

이날 그는 두 가지 상반된 이력서를 공개했다. 하나는 서울대학교 출신에 미국 시카고대 사회학박사 학위 등 화려한 이력이 적힌 것이었고 또 하나는 대학입시 4수, 학사경고, 실업 등 청년시절 그의 실패를 빼곡히 적은 이력서였다.

한 총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미국 대학 곳곳에 장학금 신청을 한 이야기, 몇 개월간의 짧은 기자 경력이 오히려 석·박사 신청에 도움이 된 경험 등 자신의 여러 실패 경험담을 생생하게 털어놨다.

한 학생이 거듭된 실패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왔느냐고 물었다.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던 한 총장은 "사실은 어떻게 견뎌왔는지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는 "하도 많이 깨지니 온몸이 깨지는 방법을 습관처럼 기억하게 된 것 같다"며 "실패를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니 너무 예민하게 보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인생 선배로서 조언했다.

들어가는 회사마다 망하면서 실업자가 된 그를 보고 친구들은 미국 유학을 가면 그곳도 망할 것이라고 했다는 말을 전하자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한 총장은 "학업, 취업, 결혼 등의 문제로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실패'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들려주고 용기를 주고 싶어서 내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한 총장은 심신 단련을 위해 올해 신입생부터 태권도를 기초교양 과목으로 도입했고 2학기에는 국내 대학에서는 드물게 실패학 강의를 기초교양 과목으로 개설할 예정이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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