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IT·게임 산업계가 개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보통신기술(ICT) 시대를 이끄는 이들 업계의 인력난은 취약한 부산 산업 생태계의 단면이다. 오죽했으면 부산 IT 중소기업이 인력을 공급하는 학원으로 전락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겠는가. 신입 직원을 뽑아서 3~5년 공을 들여 키워놓으면 연봉을 더 주겠다는 스카우트 제의에 수도권 회사로 이직하는 세태를 두고 나온 말이다. 이 같은 현상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부산 IT·게임 산업계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대부분 부산 IT 기업은 경력 5년 이상의 개발자가 부족하다. 창업 기업을 뜻하는 스타트업에서 필수 요인 중 하나가 빌드 업, 즉 팀원 구성이지만 비전을 공유하며 이를 주도할 인력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부산보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을 선호하는 탓에 경쟁력이 있는 IT 기업조차 입맛에 맞는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임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게임 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경력직 수요도 늘어나나 경력 5~7년 된 인력을 채용하는 게 쉽지 않다.
이는 부산 IT·게임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부산 IT 산업 매출액은 2014년 기준 4조60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5.4% 성장했다. 게임 산업 규모 또한 2013년 418억 원, 2014년 468억 원, 2015년 487억 원으로 성장세다. 경쟁력을 갖춘 고급 인력은 이에 가속 페달 역할을 한다. 스타트업부터 경력 10년 이상의 창업가까지 30여 명의 청년창업가가 최근 서병수 부산시장과의 '청년진담'에서 고급 개발자 부족을 강도 높게 비판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콘텐츠 산업 등이 융합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인력과 자본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프라가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T 및 게임 분야 인력 양성 사업이나 고급 인력들이 자유롭게 모여서 전문적인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한 예다. 이와 함께 자생력을 갖추려는 업계의 노력도 필요하다. 공존이 생태계의 미덕이라지만 적자생존의 원리가 엄연한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