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폭력 3년새 19.1% 감소불구
- 사이버상에선 1.62배 늘어 심각
부산의 한 중학생 김모(15) 양은 요즘 카카오톡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같은 반 친구들과 만든 단체 대화방 때문이다. 학기 초부터 자주 이용하던 대화방에서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겨냥한 욕설이 오가는 것을 보게 됐다. 기분이 나빠진 김 양은 대화방에서 나갔지만, 친구들은 계속 초대해 조롱과 욕설을 퍼부었다. 일명 '카톡 감옥'을 만들어 괴롭히는 것이다. "한 번은 알림음을 아예 꺼놓고 대화 내용을 보지 않았더니 '××야, 네 얘기를 하는데도 관심 없느냐'며 욕설을 해 알림음을 다시 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이모 양도 카카오톡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밤늦은 시간, 때로는 새벽 한두 시에도 날아오는 친구들의 메시지 탓이다. 이 양을 카톡방에 초대한 뒤 수치심을 유발하는 욕설을 하고 모두 나가버리는 방식으로 장난을 친다는 것이다. 이 양은 "카톡을 이용하면 굳이 얼굴을 보지 않아도 쉽게 친구를 괴롭힐 수 있으니 정도가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모바일 메신저나 SNS 등을 활발하게 사용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채팅방을 통해 금품을 요구하거나 협박하는 사례도 늘어나 스마트폰이 학교 안 폭력을 학교 밖 폭력으로 확장하는 도구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이 25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폭력 및 조치현황' 자료를 보면 전체 학교폭력 건수는 2012년 2만4709건에서 지난해에는 1만9968건으로 3년 새 19.1% 감소했다. 그러나 사이버 학교폭력의 경우 2012년 900건에서 지난해에는 1462건으로 3년 만에 1.62배로 늘었다.
부산시교육청이 최근 지역 초중고 학생 26만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학교폭력 피해 유형 중 사이버폭력의 비중이 18.3%로 높게 나타났다. 언어폭력이 74.5%로 가장 높았고 집단따돌림 및 괴롭힘 37.2%, 신체 폭행 26.2% 등의 순이었다. 특히 사이버폭력은 남학생보다 여학생 쪽에서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남학생은 신체 폭행(34.3%) 따돌림(32.4%)의 비중이 높은 데 비해 여학생은 따돌림(46.4%) 사이버폭력(26.9%)이 높았다.
사이버폭력의 유형은 일명 '카톡 감옥' '떼카'(단체 채팅방에서 피해 학생에게 집단으로 욕설하는 행위) '방폭'(단체 채팅방에 피해 학생만 남겨두고 모두 퇴장하는 행위) 등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이버폭력은 신체폭력과 달리 눈에 잘 띄지 않고 피해 학생들이 신고도 잘 하지 않는다. 유형별 성별 특성에 맞는 예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