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선 처방전 없으면 구입 제한
주부 박세원(43) 씨는 최근 초등학생 딸과 승강이를 벌였다. 시력도 좋은데 예뻐 보이겠다며 아이돌이 착용했던 컬러 콘택트렌즈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딸은 학교 근처 전문점에서 렌즈 한 쌍을 5000원에 사 왔다. 박 씨는 "성인인 나도 렌즈를 착용할 때면 이물감과 건조함에 시달리고 가끔 염증도 생기곤 했는데 어린 나이부터 미용렌즈를 쓰려 하니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최근 미용렌즈 수요가 늘면서 콘택트렌즈 전문점 또한 급증하고 있지만 부작용이 만만찮아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가격대가 낮아지자 어린 학생들도 접근이 쉬워져 청소년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대한안경사협회에 따르면 10대와 20대 여성의 콘택트렌즈 착용률은 해마다 증가하며 고등학생층에서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여성 렌즈 착용률은 8.2%였지만 10대 후반인 고등학생 착용률은 17.7%까지 높아졌다. 남학생 5.6%와 비교하면 세 배에 달한다. 20대 여성의 착용률은 20%를 넘어간다. 상황이 이렇자 콘택트렌즈 전문점도 빠르게 늘어났다. 안경점에서 취급하던 과거와는 달라진 풍경이다. 렌즈 전문점은 안경사 면허가 있으면 개업할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렌즈 착용은 눈 건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각막염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 환자는 남성의 1.9배에 달했고, 10대 20대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각각 3배가량 많았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그 격차가 배도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콘택트렌즈 사용률이 높은 10대와 20대 여성이 렌즈 부작용에 더 크게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동아대병원 안과 류원열 교수는 "컬러렌즈는 산소투과율이 낮아 각막으로의 산소와 영양분공급을 방해한다"며 "특히 어린나이부터 장기간 착용했을 때엔 각막염을 비롯해 각막혼탁이나 각막궤양 등의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에서는 검안사나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렌즈를 구매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에 비해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처럼 렌즈를 쉽게 살 수 있는 국가가 드물다"고 지적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