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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승회 교수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인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 25년간 12번 찾은 인도
- 6000컷 중 74점 골라 전시
- 오는 5일까지 다솜갤러리서
- '인디안 휴먼다큐사진전' 개최
태어나서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경계의 눈빛을 보내는 어린 소녀.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에서 만난 마지막 유목민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배경이 됐던 세계 최대 빨래터인 도비가트의 풍경. 구불구불한 산 중턱을 가득 메운 수백만 명의 순례자.
지난 25년간 인도를 12번이나 방문, 자연의 광대함과 현지인의 비루한 삶을 담은 다큐 사진전을 연 사진가가 있다. 인도라는 나라와 인도인을 사랑하는 '인도광' 신라대 구승회(광고홍보학과) 교수.
그는 오는 5일까지 부산시민공원 다솜갤러리에서 '포토그래퍼 구박의 인디안 휴먼 다큐 사진전'을 연다. 2012년 인도 뿌네시 심바이오시스대학의 객원 교수 시절 찍은 6000여 컷의 사진 가운데 74점을 골라 선보이는 첫 번째 사진전이다. 이번 부산 전시에 이어 서울 대구 울산 등지에서 순회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수익금은 모두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산골 오지마을에 사는 아이들을 위한 벽돌 학교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1년간의 파견 근무를 마치고 귀국하는 날 문득 '한국인 중에 나만큼 인도인에게 사랑받은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가 너무 멀어 근처에 가보지도 못한 그곳 아이들에게 학교를 선물하고 싶어 사진전을 계획했죠."
남한 면적의 30배가 넘는 인도에 한두 번 갔다 와서 인도를 말할 수 있을까. 1989년 해외여행 완전자유화가 시행된 이후 구 교수가 혼자 배낭여행으로 간 첫 외국행이 바로 인도였다. 그곳에서 6개월을 머물며 인도 전역을 여행했고, '조쉬'라는 평생 친구도 만났다. 이후 구 교수는 짧게는 보름, 길게는 1년씩 인도를 방문한 것이 벌써 열두 번째다. "빈민가 도비가트부터 남인도 토착 마을 원주민 모습까지 인도인의 일상에 근접해서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친구 조쉬 덕분이었어요. 인도 슬럼가에 잠입해 촬영한 사진가는 한국에서 몇 명 안 될 겁니다. "
구 교수는 신라대 교수로 부임하기 전 1988년부터 광고 제작 일을 계기로 사진촬영을 시작했다. 같이 일하는 전문가의 어깨너머로 사진을 배우다 '우포늪 사진가' 정봉채 씨 밑에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공부하며 20년 넘게 작품활동을 꾸준히 해온 열성파 생활사진가다. 2013년에는 신라대 교수 부임 이후 7년여간 찍은 캠퍼스 풍경 200점 중 40점을 골라 교내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수익금은 제자들의 창업장학금으로 기부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기회의 땅' 인도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인도 역시 영국으로부터 100년간 식민 지배를 받은 아픈 역사를 가진 만큼 한국에 대해 동질 의식이 있다. 그는 객원 교수 시절 현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인도인의 한국에 대한 애정을 느꼈다고 했다. 또 젊은 인재에게서 인도의 미래, 특히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인도의 재래시장에 가보면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어른 못지 않은 장사꾼 기질을 보이는데, 그런 젊은 인재가 미래의 동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도 인도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몸으로 부대끼며 느껴봤으면 합니다. 한국 기업들의 인도 진출이 활발하지만, 현지에선 일할 사람을 못 구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한국 젊은이의 현지 취업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합니다."
구 교수는 인도인의 삶을 다룬 책의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 그가 20년 넘게 인도와 교류하며 보고 느낀 인도인의 삶은 어떨까.
"뭄바이와 같은 인도의 주요 여행지만 잠시 다녀온 여행객에게 인도는 '지저분하고 가난한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인도의 골목길에 들어서는 순간 진정한 인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외국인에겐 너무나 개방적인 인도에서 카스트(인도 계급제도)는 저도 아직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도는 과거와 현재가, 자연과 사람이 뒤섞인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