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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정산에 자리한
금정산성 문화체험촌을 최근 찾은 내·외국인 젊은이들이 흙을 주물러 직접 도자기를 빚어보고 있다.
금정산성 문화체험촌 제공 |
- 산성마을 가장 깊은 곳…각종 전통기구 즐비
- 1998년 체험촌 설립, 작년 마을기업 선정
- 일자리 제공·수익 환원
- 관광객부터 외국인까지 방문객 월 700명 인기
- 나이 따라 눈높이 체험…손수건·옷에 천연염색
- 버섯 심고 두부 만들어…농작물 재배·수확도
- 막걸리 아카데미 등 교육 프로그램 진행
도심인 온천장이나 동래에서 출발해 꼬불꼬불한 금정산 산성도로를 타고 꼬박 30여 분을 달리면 도착하는 부산 금정구 산성마을. 그 안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금정산성 문화체험촌이 있다. 도심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공기 좋고 물 맑고 산이 깊은' 이곳은 전통문화를 다채롭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도심 속 문화체험 궁리하다 탄생
금정구 산성마을의 금정산성 문화체험촌을 최근 찾았다. 차 한 대 드나들기도 힘든 좁은 도로를 벗어나자 빈 막걸리 통을 엮어 만든 독특한 모양의 가로등이 보였다. 시골에서나 맡던 거름 냄새가 진했고, 도심에서 보기 힘든 황소 두 마리가 체험촌 입구를 지키고 서 있었다.
체험장 곳곳에는 시선을 끄는 전통 기구가 즐비했다. 도자기를 빚는 물레부터 가마까지 체험촌 한편에 갖춰놨다. 여러 장비를 모아놓은 곳에는 오래전 실제로 사용했던 '탁주 판매소' 나무간판과 배달용 자전거가 나란히 서 있었다. 술을 보관하는 거대한 항아리와 막걸리를 빚는 데 쓰는 커다란 목재 틀도 그대로 보관돼 있었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도자기와 전통 의상, 농기구도 눈길을 끌었다.
금정산성 문화체험촌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차일찬 촌장이 '가족이 함께 문화를 즐기는 체험 공간을 고향에 짓고 싶다'는 생각으로 1998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마을 기업으로 선정됐다. 그간 체험촌을 운영하면서 산성마을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문화체험촌을 통해 들어온 유형·무형의 이득을 마을에 환원하고자 노력해온 터라 쉽게 마을 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요즘은 한 달 평균 700명가량의 손님이 이곳에서 문화체험을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있다. 체험촌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이들이 실습하면서 제작한 막걸리 통이 많아지자 이를 활용한 '막걸리 통 가로등'도 만들게 됐다.
이곳에는 마을 주민 10여 명이 도자기 등 체험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인근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오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고 주민 대상 무료강좌도 운영한다.
체험촌에는 부산 바깥의 지역에서 온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방문객도 많이 찾아온다. 차일찬 촌장은 "부산지역 여러 대학이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추석 등 명절에 한국 문화 체험행사를 자주 연다. 특히 일본인 방문객에게는 막걸리 체험이 인기가 높아 일본어로 된 책자도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도자기부터 막걸리까지
이곳은 유치원생부터 노인까지 나이에 맞게 즐기고 공감하는 '눈높이 체험 행사'를 내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도자기 만들기와 천연염색, 막걸리 빚기와 전통음식 만들기, 전통 놀이, 농작물 체험 등이 기본을 이루며 참여 인원도 많다.
도자기 체험은 그릇을 만들 때 기초재료가 되는 가래떡 모양의 흙덩이인 흙가래를 빚는 순서부터 물레 체험, 초벌과 재벌 도자기에 색칠하기, 별자리 목걸이 만들기 등 단계가 다양하다. 체험객은 실제로 찰흙을 주물러 도자기를 만들어 보거나 물레를 이용해 직접 그릇 등을 만들어 간직할 수도 있다.
손수건이나 티셔츠 등에 자기 손으로 천연염색을 하는 체험도 인기가 있다. 인체에 해가 없는 황토 쑥 미나리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연 재료를 사용해 아이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자극한다.
체험 행사 가운데서도 어른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막걸리 빚기이다. 도심에 사는 사람은 접하기 어려운 누룩을 써서 막걸리를 직접 만드는 과정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집중도가 높다. 500년 전통의 산성 누룩과 금정산성 막걸리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음식을 미리 준비해 오면 막걸리를 곁들여 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
가까이 있는 숲에서는 나무를 재료로 곤충 모양을 만들고 버섯을 심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또 술빵이나 김치, 두부를 어린아이와 함께 만들고 감자 고구마 옥수수 오이 등 채소를 직접 심어보고 수확해볼 수도 있다.
체험 행사를 하고 싶은 날의 닷새 전에 미리 신청해야 하고 인원은 5명 이상이라야 한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남녀노소가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관심을 끈다. 단기 체험뿐 아니라 막걸리 아카데미(12주), 도자기(10주), 천연염색(10주), 숲 해설(10주) 등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차 촌장은 "체험에 참여한 이후 도자기 빚는 것을 취미로 삼거나 이후 방과 후 교실에서 강사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http://sanseong.alltheway.kr
# 차일찬 문화체험촌 촌장
- "고향에 가족 체험장 만들고 싶었다…지원금 노리고 마을기업 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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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일찬 금정산성 문화체험촌 촌장이 막걸리를 빚을 때 쓰는 누룩을 들고 막걸리 빚기 체험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내 고향인 금정산 산성마을에 문화체험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맨주먹으로 시작했습니다"
부산 금정구 금정산 산성마을에서 나고 자란 금정산성 문화체험촌 차일찬(50) 촌장은 청소년 시절에 학업을 위해 고향 마을 떠나 시내로 나갔다.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해 미술 전공을 꿈꿨지만, 아버지의 고집을 이기지 못해 농대로 진학했다.
금정산 산성마을은 염소불고기, 산성막걸리 등 도시 주민이 찾아와 자연 속에서 먹고 즐길 거리는 많았지만 '문화' 쪽은 기반시설이나 공간이 거의 발달하지 못한 형편이었다.
대학을 마친 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차 촌장은 이곳에 다양한 전통문화를 쉽게 접하는 문화체험마을을 만들고 싶었다. 그는 1998년 직장을 그만두고 문화체험촌을 열었다. 그때로서는 쉽지 않은 결단으로 삶의 전환을 시도한 셈이다. 취미로 배웠던 도자기 빚기가 초창기 체험촌 프로그램의 전부였지만 그 뒤로 천연염색과 농작물 기르기, 막걸리 체험까지 활동을 늘려갔다.
차 촌장은 "가족이 모여서 함께 보고 만들도 느끼고 즐기는 체험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여러 분야 프로그램을 구상하다 보니 나 또한 해당 분야 전문가를 찾아뵙고 막걸리 빚기부터 천연염색, 도자기 만들기까지 하나하나 배워야 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마을주민 10여 명을 체험촌 강사로 고용해 함께 수업을 한다. 차 촌장은 부산의 초등학교나 청소년문화시설에서 전통문화 강의를 나가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몸으로 직접 느끼는 활동의 즐거움을 전한다.
차 촌장은 마을기업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며 최근 개인적 영리를 위해서만 마을 기업을 이용하는 일부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지역에 대한 환원과 공공성 등 마을기업의 의미는 생각하지 않고 지원금만 노리고 마을 기업에 뛰어들었다가는 결코 잘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 촌장은 "산성마을은 산꼭대기에 있다시피 해 많은 방문객이 접근하기 너무 힘들다고 오랫동안 지적했지만 잘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민원도 10년 가까이 넣었는데 그때마다 예산이 모자라 개선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시민이 좀 더 쉽게 금정산에서 문화체험 등을 즐길 수 있게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