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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 4개 대학 11개 팀 무대에 올라
- 교수·학생 동등하게 작품구성
- 소통·동질감 교류하는 계기로
"많은 기성 무용인은 대학무용제의 위상이 예전만 못 하다고 합니다. 혹자는 지역대학 무용계 자체가 빈사 상태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그것은 10년, 20년 전보다 기성 무용계가 더 활발해졌다는 말도 됩니다. 한때는 대학무용제가 부산 무용계를 이끌었던 시대도 있었거든요. 기성 무용인 대부분도 이 무대를 통해 성장하지 않았나요. 분명한 것은 지역 대학 무용계가 죽으면 부산의 무용계도 함께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대학무용제는 학생과 교수뿐 아니라 부산 무용계가 함께 희망의 도약을 이루는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는 20일(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과 22일(부산문화회관 소극장) 열리는 제24회 대학무용제의 운영위원장 겸 예술감독인 정신혜(41) 신라대 무용학과 교수. 정 교수는 올해 대학무용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다. 자신이 바로 대학무용제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스물세 번의 대학무용제를 거치는 동안 실제로 대학 시절 대학무용제에서 공연한 운영위원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스스로 '대학무용제 키드'라고 말하는 정 교수는 이번 무용제를 위축된 지역대학의 무용학과는 물론이고 지역 무용계 전체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유난히 강했다.
정 교수는 우선 대학무용제의 의미부터 끄집어냈다. "199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대학 무용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모여 대학무용제를 만들었어요. 지금도 지역 단위 대학무용제로는 전국에서 유일하죠. 그만큼 부산 무용계를 이끌 젊은 춤꾼들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결집된 행사였지요. 초창기에는 지역에 별다른 무용제가 없었기에 당시만 해도 대학무용제가 지역의 가장 큰 무용제로서 위상이 높았어요."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일각의 인식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바꿔 말하면 그만큼 기성 무용계의 약진이 강했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기성 무용인들이 바로 이 대학무용제를 통해서 꿈과 실력을 키웠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위상이 추락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학 무용계 스스로 반성할 부분도 있다고 인정했다. 급변하는 사회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상이 먼저 발생하고 나서야 그에 대응해 변화가 일어나기 마련인데, 대응 속도가 더뎠던 것 같아요. 연례행사이다 보니 대학 무용인 스스로 그 소중함을 잊고 안일하게 여긴 측면도 있고요. 이번 대학무용제를 계기로 지역의 대학 무용학과 구성원들이 건강한 변화를 이루는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그 같은 변화를 위해 그는 우선 "이제는 교수와 학생이 동등하게 대학무용제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당당히 설 때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까지 교수가 안무하고 학생들은 무용수의 역할만 했다. 신작 출품 비율도 낮아 외부로부터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정 교수는 "올해 처음으로 학생들 스스로 안무한 작품으로 춤을 추는 자리도 마련했다"고 했다. 이는 22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데, 지역의 4개 대학 무용학과에서 11개 팀이 무대에 오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는 각 대학 무용학과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위로하고, 동질감을 나누면서 꿈을 꿀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프로그램 명칭도 '꿈꾸는 춤'으로 정해졌다. 20일 오후 7시30분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대학교수 안무작품 공연인 '행복한 춤(4개 작품)' 및 그 직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심포지엄 '내일의 춤 대화'도 결국 대학 무용계의 도약을 위한 몸부림이다.
정 교수는 "올해 무용제 주제를 '대학춤, 르네상스를 꿈꾸다'로 붙인 것도 변화와 재도약을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지역 대학 무용계의 르네상스가 쉽게 이뤄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는 "애꿎은 질책에 앞서 따뜻한 시선으로 내일의 부산 춤을 이끌 젊은이들에게 애정이 듬뿍 담긴 격려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