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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리조나주 패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 입구에 선 부경대 허정훈(왼쪽) 씨와 신라대 최성지 씨. |
- LA부터 시작 마이애미까지
- 장장 73일간 10개주 여행
- 트렉스타, 용품 대부분 후원
- 현지 주민·한인 도움 이어져
광활한 미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 대학생이 있다. 주인공은 신라대 경영학과 최성지(26), 부경대 전기공학과 허정훈(25) 씨.
이들은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지난 2월 5일까지 73일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까지 장장 10개 주를 자전거로 달리고 또 달렸다.
일면식도 없던 두 사람은 2011년 7월 부산은행에서 부울경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토 대장정에서 처음 만났다. 범일동 부산은행 본점에서 출발해 진해~창원~마산~진주~고성~통영~거제~거가대로를 거쳐 부산으로 돌아오는 17박 18일 동안 526㎞를 함께 순례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은 해 8월 지리산을 1박 2일로 등산하면서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여행'을 한 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 신라대 최 씨가 지난해 2학기 휴학을 결심하면서 지난 1년을 휴학한 부경대 허 군과 함께 대장정을 떠날 기회가 마침내 찾아온 것이다.
계획은 거창했다. '자전거로 미국 대륙 횡단'. 막상 준비를 시작하니 수많은 난관에 부딪쳤다. 그간 모은 용돈과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론 부족했다. 관련 기업에 후원을 요청, 다행히 지역 아웃도어업체인 트렉스타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대부분 용품을 후원했고, 여행업체 Korea DMC는 여행정보와 경비 일부를 지원했다.
LA에 도착한 두 사람은 원래 뉴욕까지 횡단계획을 세웠지만 겨울이라 동부 쪽에 폭설이 자주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 서부~남부~남동부로 코스를 바꿨다. 캘리포니아 LA~애리조나 플라그스타프~뉴멕시코 앨버커키~텍사스 헤리퍼드~오클라호마 오클라호마시~아칸소 리틀록~미시시피 멤피스~앨라배마 버밍햄~조지아 애틀랜타~플로리다 잭슨빌을 거쳐 마이애미 순. 장장 5200㎞였다.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지 않았단다. 교회나 소방서, 경찰서 등지에서 잤으며, 길에서 우연히 만난 한인들과 현지인들이 고생한다며 먹을 것도 챙겨주고 용돈까지 쥐여줬다.
자전거 펑크 등 황당한 일도 적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에서 애리조나로 가는 도중 만나는 모하비사막 한가운데에서 한밤에 자전거 펑크가 나 어쩔 수 없이 텐트를 치고 잤다. 운 좋게도 다음 날 아침 일찍 사막 입구 휴게소에서 만난 현지의 한국인 아주머니가 "간밤에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아 달려왔다"며 차를 태워줘 무사히 사막을 건넜다.
뉴멕시코주에선 갑자기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고립됐다 우연히 지나가는 현지인 아저씨가 차를 태워줬지만 노트북을 두고 내려 무려 500㎞나 되는 거리를 되돌아가서 찾았다. 텍사스주에선 갑자기 우박과 함께 번개까지 쳐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를 끄고 마을까지 20㎞를 정신없이 달린 적도 있었다.
두 사람은 "이번 여행으로 도전에 앞서 다가오는 두려움은 몸으로 부딪치면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졸업반인 최 씨는 현재 취업 준비 중이며 3학년인 허 씨는 방학 때 실크로드 여행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