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경태 부산시당위원장이 6·2 지방선거가 끝나자 부산시장에 출마한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경태 위원장은 1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정길 후보는 선거 전 나와 약속했던 사항을 모두 어겼다"고 김 전 장관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조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의 후보로서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보도자료 배포 등에 대해 시당과 적극 협의하며 ▷모든 선거운동을 시당과 협력해 진행한다고 약속했으나 모두 어겼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가깝게 지내던 김민석 최고위원과 등을 지면서까지 김 전 장관을 도왔는데, 선거에 나서면서 (김 전 장관이)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 후보를 시당 차원에서 도울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전 장관이 40% 이상의 득표율을 얻은 것은 미스터리"라고 비아냥거렸다.

이 같은 조 위원장의 행보로 인해 선거기간 수면 아래에 묻혀 있던 당내 갈등 문제가 분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조 위원장은 선거기간 시장 후보에 대한 지원활동을 최소화한 반면 민주당의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 후보들의 지원에 주력하면서 시장 후보 캠프 측과 조 위원장을 비롯한 시당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 9일 김정길 후보를 비롯해 야 5당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대거 모인 합동연찬회에도 불참해 김 후보와의 갈등을 표출했다. 조 위원장은 "주최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해 참석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김 후보 측은 "여러 차례 전화를 했는데 조 위원장이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정길 후보 캠프의 강용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선거 기간 조 위원장과 시당에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의 화합을 위해 일절 표출하지 않았다"면서 "선전을 한 김 후보를 격려하기는커녕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것은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