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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본 세계경제, 부산경제 <11> 미국에서 본 중국

G2 성장 中, 한국엔 `모닥불` 곁불 쬘 수도… 타버릴 수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07 20:00:52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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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중간선거에서 상대후보 비방에 中 희생양으로 삼아
- 올해 8월 日 제치고 제2 경제대국 부상
- 경제성장률도 매년 10%가량 기록

- 경제 영역뿐 아니라 국제정치에도 발언권 점차 높여
- 한국은 인근에 거대한 성장경제가 있다는 것은 행운
- 경쟁구도 될 때는 불운일 수도

■희생양 중국

뉴욕의 차이나타운은 언제가봐도 붐빈다. 팽창하는 중국의 힘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그는 중국의 일자리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펜실바니아주 상원의원에 출마했던 민주당의 조 세스탁(Joe Sestak) 후보는 라이벌인 공화당의 팻 투미(Pat Toomey) 후보를 이렇게 공격했다. 펜실바니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민주당 후보만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최소한 29명의 후보자가 상대 후보자를 비판하는데 중국을 걸고 넘어졌다. 상대당 후보가 미 의회에서 찬성 투표한 법안이 조금이라도 중국과 관련이 있다면 '일자리를 중국으로 옮기는데 기여했다'고 공격한 것이다. 2001년 이후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중국으로 옮겨졌다는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최근 보고서는 이런 공격에 불을 질렀다.

문제는 이런 공격이 유권자에게 효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10%를 육박하는 실업률 때문에 누군가를 대상으로 이 좌절감을 배출할 필요가 있었고, 그 상대로 중국이 지목된 것이다. 그래서 웨슬리대학의 에리카 호울러(Erika Fowler)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정말로 쉬운 희생양(a really easy scapegoat) 입니다." 오해하지 말자. 여기서 쉽다는 것은 희생양으로 삼기가 쉽다는 것이지, 상대하기가 쉽다는 뜻은 아니다.

중국이 그리 호락호락할 리가 있는가.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중국

2010년 8월 16일. 공식적으로 중국이 세계 제 2 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날이다. 이 날 일본은 2/4분기의 GDP가 1조 2800억 달러(1.28 trillion dollars)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의 1조 3300억 달러를 밑도는 것이었다. 아주 조그만 차이밖에 나지 않고 2위와 3위가 순서를 바꾼 것에 불과했지만 그 의미는 작은 것이 아니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제 2 의 경제대국의 위치를 40년간 유지해 왔고, 5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GDP는 일본의 절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런 중국과 일본이 자리바꿈을 한 것이다.

그보다는 2030년 경에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제 1 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수출로만 따지자면 중국은 2009년에 독일을 추월하여 이미 세계 제1위로 부상했고, 경제성장률로만 따지자면 매년 거의 10%를 기록하여 2~3%에 허덕이는 미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 뿐 아니다. 세계 최고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있고(지난 9월말 현재 2조 6480억 달러 보유), 미 국채의 최대 고객이며(지난 4월말 현재 9002억 달러어치의 국채 보유), 원유, 석탄, 철광석 등 원자재의 최대 수요자다. 또, 1인당 GDP로 볼 때 미국은 4만6000 달러지만 중국은 3600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의 1인당 GDP가 미국의 절반만 되더라도 13억의 인구가 어느 정도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 때가 되면 명실상부하게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의 소비시장이 된다. 벌써 그런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중국을 보는 시선

최근 신축된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건물.
"중국이 잠에서 깨어나면 세계가 떨 것이다." 한 세기 전 나폴레옹이 한 말이다. 그 때는 코웃음을 쳤지만 지금, 그 잠자던 용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4월 실시된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1%는 중국이 세계를 이끄는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래서 이 여론조사는 이렇게 결론내렸다. "중국이 압도할 것이다 (China will dominate)."

이미 어느 정도는 다 아는 이야기다. 문제는 중국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이 가진 힘을 발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제적 영역이야 대충 짐작을 할 수 있다. 아니라고 부정할지 모르지만, G20의 합의와 IMF에서의 발언권 강화, 그리고 자신의 내적 필요성에 의해서 점진적으로 위안화를 현실화하고(평가절상), 최종적으로는 달러화와 비슷한 형태로 위안화의 국제적 이동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기축통화? 먼 장래의 이야기일지 모르나 중국에서는 이것을 꿈꾸는 자도 있을 것이다. 경제성장의 영역에서는 점차적으로 수출보다는 내수에 의존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혹은 그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각종 원자재 확보에 더 열을 올릴 것이다. 그래서 IT혁명에서는 한 발 뒤쳐졌지만 대체에너지,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동력에서는 세계를 리드하려 할 것이다. 워렌버핏이 투자한 전기자동차 제조회사 BYD는 상징적 사례일 수 있다.

정작 우려되는 것은 과거의 경제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경제적 힘은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영향력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조금 솔직해지자. 1870년대에 미국의 경제력은 영국을 따라잡았고, 1914년에는 영국 세배 이상의 경제력을 확보했다. 그 뒤 미국이 어떤 과정을 거쳐 국제적 헤게모니를 장악했는지는 누구나 다 안다. 중상주의적(merchantilism) 이데올로기. 경제적 영향력은 정치적 영향력으로 바뀌고 그것은 결국 군사력과 관계된다. 중국은 예외라고 생각하는가? 원자재 확보를 위한 중국의 태도, 그리고 영토문제에 대한 중국의 완강한 입장은 하나의 조짐일 수 있다.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

반대되는 견해도 있다. 1980년대 일본이 욱일승천의 기세를 보일 때 그래서 뉴욕의 록펠러센터를 사고 할리우드의 영화사를 인수할 때 조만간 일본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때 모두가 도요타로 상징되는 일본 배우기 열풍에 빠졌지만 결국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한 때 잘 나가던'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에 열중한 것처럼, 그 상대가 '지금 잘 나가는' 중국으로 바뀐 것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당시 선진국이었고 경제규모가 거의 정점에 달했지만, 중국은,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개발도상국이고 경제규모도 아직 정점에 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다.

모닥불은 너무 멀리하면 온기를 느끼지 못하지만 너무 가까이 하면 타 버리고 만다. 중국은 한국에게 모닥불이다. 미국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경제에 가까이 있다는 것은 하나의 행운일 수 있다. 중국의 성장정책과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 한국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것은 기술개발이나 경제구조에 있어서 한국이 중국보다 조금이라도 앞서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주식시장에서 중국 테마주라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중국과 경쟁하는 경제구조를 가질 때는 중국은 한국에게 하나의 불운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우습게도 '우리 하기 나름'이라는 때늦은 자각에 다가서게 된다. 하지만, 그 모닥불의 불길이 너무 강하게 되면 아무리 거리를 두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못할 수 있다. 더구나 그것이 중상주의와 결합되어 타 오르면…. 그래서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참으로 엉뚱하게 정말 엉뚱하게, 중국의 동북공정에 당혹해 한다.


# 美 캠퍼스에 '아리가토…' 대신 '니하오'

- 日 유학생 줄어든 자리 中 학생이 메워

김기홍 부산대 교수·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환교수
"교수님, 한 번 찾아 뵙고 아시아의 경제문제를 상의드려도 될까요?"

이곳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학장이 내가 교환교수로 이 곳에 왔다는 사실을 이메일로 알리자말자 한 학생이 이렇게 이메일을 보내왔다. 중국에서 왔다는 이 학생은 자기의 관심분야가 나와 비슷하다며 경제문제 뿐 아니라 자신의 진로문제까지 넌지시 상의해 왔다. 그 열성에 감복하여 아픈 몸을(그 때는 많이 아팠다) 추스르지도 못한 채, 중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를 계속 논의해 나갔다.

이 곳 펜실바니아 주 뿐만아니라 내가 둘러본 다른 동부의 주들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는 어느 대학을 가도 중국 유학생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의 서부에서 공부할 때 그토록 많이 보았던 일본 학생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물론 없을 리가 없겠지만), 그 대신 중국 학생들이 차고 또 차고 넘쳤다. 강의실에서도, ELS 클래스에서도, 심지어는 식당에서도.

그래서 수소문을 하니 이곳 펜실바니아 주립대학이 중국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과 협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그 협약의 실체는 알지 못했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이 비싼 학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을까?

한 나라의 유학생 규모는 그 나라의 경제력과 정확히 비례한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으로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낸 나라는 일본이었다. 하지만, 지금 정확한 통계숫자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적어도 이 동부에서는 중국이 일본을 능가한 것 같다.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대신 '니하오'가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아직도 '안녕하세요'는 제법 들을 수 있다. 한국 학생에게서가 아니라 한국 학생에게서 한국 말을 배운 이 곳 미국사람에게서다. 그러니 우리도 아직은 제법 된다. 그래서 한국은 아직도 최소한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강의실에서건 ELS에서건 배우고 또 배우려는 열의가 보통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 추세가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그것은 나도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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