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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 리포트 <5> 전문가 좌담

주민 속에 뿌리내린 '산복도로 활동가'를 발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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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복도로 르네상스는 생태·문화·인간중심의 도시재창조 욕구가 분출된 것
- 8·15 귀환동포·피란민 등 주민 내력과 역사를 복원하자

- 재개발·재건축 진척없으면 해제하는 '일몰제' 도입을
- 도시정비구역이라도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만들어야

- 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 원도심 부활을 위해 북항재개발과 산복도로 연계는 필수


국제신문이 지난 1월 1일부터 6개월에 걸쳐 취재·보도한 신년기획시리즈 '산복도로 리포트'를 마치면서 '산복도로 르네상스 과제와 전략'을 찾는 전문가 좌담회를 지난 23일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본지의 장기 기획시리즈인 '산복도로 리포트'가 '산복도로 르네상스'를 위한 중요한 밑그림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전문가들은 또 산복도로를 부산만의 가장 특화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물론 산동네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대안과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좌담회를 지상중계 한다.


◇장소:국제신문 7층 회의실

◇참석자

김정하 한국해양대(동아시아학과) 교수

김형균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영식 부산시 창조도시기획팀장


김정하 한국해양대 교수
▶사회=부산시가 '산복도로 르네상스'에 정책적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학계 문화예술계 시민사회 등도 산복도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왜 산복도로에 주목한다고 보는가.

▶김형균(이하 존칭 생략)=부산 사람은 '산복도로'라는 말에 묘한 향수를 느낀다. 부산 사람들의 원형질을 간직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부산 사람 중 산복도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100만 명 이상이 산복도로에 살고 있다. 산복도로 이야기는 자신의 과거의 문제, 이웃의 문제로 다가오는 친근한 테마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1월 용산참사로 기존의 재개발·재건축 방식에 대한 문제점이 부각됐다. 용사참사의 반면교사로 산복도로 르네상스가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고도 볼 수 있다.

▶김정하=산복도로는 부산의 정체성 찾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부촌 번화가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성장중심의 개발 논리에 벗으나 생태·문화·인간(주민)중심의 도시 재창조에 대한 거대한 욕구가 용솟음 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영식=산복도로에 폐·공가가 늘고, 인구유출과 지역슬럼화가 가속화하고 있지만 경관적 문화적 자원을 활용해 소통과 희망의 공간으로 재생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또 8·15 해방과 한국전쟁, 급격한 도시화의 과정에서 무계획적으로 형성된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야 할 역사적 시점에 와 있다.

▶사회=산복도로 르네상스를 추진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착수해야 할 사업은.

▶김영식=주민들이 원하는 생활환경 개선과 불편사항 해소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접근성 이동편리성 향상을 위해 급경사지역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골목길과 계단을 개보수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공동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선하고, 주차난을 덜어주기 위해 공영 주차장을 대폭 늘려야 한다. 주민들이 걸어서 10분 안에 공원이나 공부방 도서관 복지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10분 커뮤니티'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사업을 산복도로 전역에 실시하기 어렵다면 몇몇 시범지역을 선정해 할 필요가 있다.

▶김정하=산복도로 르네상스의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접근방법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산복도로에서 살게 된 내력과 산복도로의 역사 등을 복원해 산복도로를 부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자. 8·15 귀환동포와 피란민, 산업역군이 오늘의 산복도로와 부산이라는 도시를 만들었다. 이런 산복도로의 역사를 드러낼 산복도로 문화관을 지어 산복도로에 사는 주민들이 위안받고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김형균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형균=최근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부산 서구 아미동 주민자치센터에 매일 2, 3명씩 쌀을 얻어러 온다고 한다. 그만큼 지역주민의 삶이 열악하다는 것이다. 산복도로에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이 지역이 대부분 재정비 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사업추진은 지지부진하다. 앞으로 재개발·재건축이 일정기간 추진되지 않으면 해제하는 일몰제 도입도 필요하다. 또 도시정비구역이라도 지자체 등이 일정부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도입해야 한다. 도시정비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은 도시재생 계획을 수립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김정하=관 주도의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관-시민활동가-주민이 3위1체가 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출범한 산복도로포럼에서 시도할 산복도로 아카데미는 전문가와 주민이 함께 참여해 활동가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사회=주민참여를 강조하는데, 주민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김형균=일방적인 예산투입형에서 벗으나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이를 테면 산복도로 문화사업단(가칭) 형식의 중간 조직이 만들어져 별도의 예산 인력 등을 가지고 시, 구·군과 주민의 중간에 서서 사업을 추진하는 형태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김정하=주민활동가 기획가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박고 살아온 동장, 동네병원 의사 등을 찾아내 동참을 유도함으로써 주민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식=이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가령 반송동 희망세상의 성공은 지역사회와 주민 속에 뿌리를 내린 탄탄한 지역활동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정하=물만골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의사 김이수 씨, 사하구 감천2동 우리누리 공부방의 최수연 센터장이 바로 지역활동가라 할 수 있다. 주민 속에 뿌리 내린 지역활동가가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사회=산복도로 르네상스 추진 때 고려할 점은.

▶김영식=도시공학적 접근보다는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업 내용도 기존의 생활환경 등 물리적 개발사업에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재생사업으로 전환해 교육 문화 복지를 아우르는 방식이어야 한다. 또 관주도에서 주민과 지역활동가, NGO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치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정하=가장 낙후됐고 노인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역으로 가능성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산복도로는 지역커뮤니티가 살아있는 공간이다. 또 가장 낙후된 지역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형균=부산이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었던 1950년대는 생존자체가 중시된 1세대 도시팽창기라면 산업화시기는 2세대 도시팽창기라 할 수 있다. 이제 재생이라는 제3세대적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과 관이 이 시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부산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산복도로가 가지는 따뜻함, 수평, 곡선의 의미가 도시가 가지는 차가움, 수직, 직선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부산은 세계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사회=북항재개발과 산복도로 르네상스의 연계 가능성도 필요할텐데.

김영식 부산시 창조도시기획팀장
▶김영식=북항재개발과 산복도로의 연계는 필연적이다. 북항은 산복도로를 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항재개발도 성공하고 산복도로 르네상스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김형균=북항재개발은 부정적 측면에서 보면 산복도로의 통경축(조망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열린 공간)을 차단함으로써 경관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북항재개발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검토 속에 추진돼야 한다.

▶김정하=북항과 산복도로가 원도심 부활의 양날개가 되어야 한다.

▶사회=산복도로 르네상스를 추진할 때 반드시 지키고 보존해야 할 것은.

▶김영식=산복도로의 공간적 경관적 자산이다. 이 지역의 건물고도 색채 생태환경을 보존해야 한다.

▶김형균=산복도로를 외로운 섬으로 놓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도심의 힘이 산복도로로 올라가고 산복도로의 동선이 도심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김정하=산동네 공부방 같은 주민자치조직, 할머니 카페 등 사랑방문화가 보존돼야 한다. 또 원도심의 근대문화유적도 보존해야 한다.

▶사회=지난 6개월 동안 보도된 본지의 산복도로 리포트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형균=사람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니 산복도로가 더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산복도로에서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잘 다뤘다.

▶김영식=산복도로에 대한 시민적 관심을 증폭하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산동네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역사 인문 사회적 가치를 품고 있는 지역으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또 산복도로에 감추어진 보배들을 하나씩 드러내면서 산복도로가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박물관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김정하=산복도로를 다시 보게 되고, 관심을 갖게 하는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 새로운 기획물을 통해 산복도로의 살아있는 네트워크 창출과정, 사회적 기업의 성공사례 등 미래지향적인 산복도로의 모습을 취재 보도해 주었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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