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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573> 筵席

대자리 연(竹-7)자리 석(巾-7)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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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11-08 21:15:59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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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미상 19세기 무렵 작품 '금룡사 완파당 취관 진영'(직지성보박물관 소장). 돗자리 위에 다시 둥근 방석을 깐 모양이다.
筵席(연석)은 '임금과 신하가 모여 의논하는 자리'를 가리키는 말. 筵中(연중)이라고도 하며 요즘의 會議(회의)와 같은 뜻이다. 筵과 席은 본디 땅에 앉을 때 까는 자리를 각각 가리키는 말. 고대 중국의 어원사전 說文解字(설문해자)는 筵을 竹席(죽석), 곧 대나무 자리라고 풀고 席을 籍(서적 적), 곧 깔개라고 풀었다. 筵은 竹(대나무 죽)이 부수이고 席은 巾(수건 건)이 부수. 席을 만드는 재료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筵과 席의 차이는 그저 재료뿐 아니다. 고대 중국의 행정 조직법 周禮(주례)에는 행사의 자리 배치를 맡은 司几筵(사궤연)이란 벼슬이 있다. 그가 '먼저 까는 것이 연이고 나중에 자리 위에 더하는 것이 석이다 先設者皆言筵(선설자개언연) 後加者爲席(후가자위석)'. 筵은 크기가 크고 아래에 깔리며 席은 크기가 작고 위에 깔기 때문에 더 높은 것으로 쳤다.

筵席은 대략 돗자리 위에 方席(방석)을 늘어놓은 모양. 禮記(예기)는 '천자의 방석은 다섯 겹, 제후의 방석은 세 겹 天子之席五重(천자지석오중) 諸侯之席三重(제후지석삼중)'이라 한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方席을 많이 까니 높이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 方席은 그저 물건이 아니라 지위의 상징이다.
方席을 하나만 까는 專席(전석)은 곧 주인과 손님 딱 둘만 만나는 獨對(독대)의 경우, 여럿 까는 同席(동석)은 여럿이 함께 자리하는 일을 가리킨다. 男女七歲不同席(남녀칠세부동석)도 자리의 예절을 따진 말. 고대 중국에선 버선을 신고 方席에 앉는 것이 상상할 수 없는 無禮(무례)라고 했는데, 왜 그런지 까닭은 모르겠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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