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등학교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부산의 일부 학교가 입학전형에서 영어 면접을 실시하거나 특정 대상자를 우선 선발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시교육청 전경. 국제신문DB

부산시교육청은 2024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영어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하게 하고, 인터뷰 형식으로 영어 수행 능력을 평가한 A 사립초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28일 밝혔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입학 단계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해 평가하는 것은 불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이전의 입학 단계인 유치원에서는 현재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다”며 “입학 전 단계에서 영어 사교육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흔히 말하는 ‘영어유치원’은 공교육상의 유치원이 아니며, 학원의 일종이다.

시교육청은 또 A 사립초를 제외한 부산의 4개 사립초가 내년도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설립자 이사장 직계비속 ▷재학생 동생 ▷교직원 자녀 등 특정 대상자를 우선 선발한 사실도 확인했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가 우선 선발 후 잔여 정원만 일반 학생을 선발한 것을 두고 특혜라고 보고 있다.

부산 사립초들의 입학전형이 기회균등과 공정성에 위배된다는 판단에 시교육청은 다음 달까지 감사와 전수조사에 돌입한다. 불법 여부 등 최종 판단은 ‘교육과정 정상화 심의위원회’에서 내린다. 시교육청은 결과에 따라 최고 ‘학급 수 감축’ 등의 조치를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서울시의 사례를 참고해 입학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방침도 내놨다.

하윤수 시교육감은 “법령에 어긋나고 특혜 소지 논란이 있는 입학전형은 우리 교육청이 강조하는 공정하고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에 전면 배치되는 행위”라며 “학교들의 위반 사항을 확인하면 엄중히 조치해 불합리한 전형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