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위원장 임명은 트리거일뿐
- 그간 누적된 문제 터져나온 것”
- 예산·회계 등 각종 이슈 관련
- 지도부 비판 내부 게시판 달궈
- 영화제 위상타격 우려 목소리
지난 1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의 표명으로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내부에서 촉발된 초유의 위기에 맞닥뜨린 형국이다. 이번 일로 이른바 ‘폐쇄성’‘사유화’ 등의 논란이 표면으로 불거졌고 그간 꾸준히 제기된 조직 체질 개선 주문도 다시 나오는 기세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도 빚어졌다. 영화계는 우선은 1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부산지역 기자간담회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집행부 쇄신을 비롯해 공동위원장 체제 등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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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문영 집행위원장(왼쪽)과 이용관 이사장. 국제신문 DB |
아직 허 집행위원장의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허 위원장은 지난 11일 이달 말까지 근무하겠다는 사의를 표명하고, 2주간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허 집행위원장의) 휴가가 끝나면 이야기하자고 말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의 표명은 큰 파장을 일으키며 많은 것을 시사했다.
BIFF는 그간 몇몇 수뇌부에 좌우되는 운영으로 안팎에서 지적받았다. 지난 9일 열린 임시총회도 비공개로 진행돼 논란이 있었다. 임시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일부 영화단체들의 우려 의견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총회 내용을 아는 한 영화 관계자는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총회 개최 하루 전에 안 사람도 많다. 이를 안 일부 단체가 공동위원장이란 중대한 일은 논의가 필요하니 이번 총회에서는 상정을 취소하고 논의부터 먼저 하자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BIFF는 총회에서 (우려 사항을) 논의하자는 입장이었고, 총회 당일 집행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정확히 구분하겠다는 점 등을 설명해 안건이 통과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당시 BIFF 측은 “허문영 집행위원장도 (공동위원장 도입을) 동의한 일”이라며 설득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허 집행위원장의 사의 표명이 알려지며 진위 여부는 미궁으로 빠졌다.
이에 대해 한 영화산업 관계자는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얼굴이다. 집행위원장 2인을 선임할 수 있는 현재 정관대로면 앞으로도 갈등 소지는 있다”며 “향후라도 각 위원장 권한을 명확히 구분하는 정관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주말 BIFF 사무국 내부 게시판에는 이용관 이사장과 집행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은 이번 사태를 직접적으로 상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예산·회계, 집행부를 둘러싼 문제제기 등이 언급돼 지난해부터 내부에서 갈등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에 대해 고위 관계자가 반박하는 글도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관계자 A 씨는 “조종국 공동위원장 임명으로 허 집행위원장이 사퇴했다기보다 내부에 누적된 갈등이 터진 게 이번 사태의 핵심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사장에게 집중된 권한과 그에 따른 문제가 집행위원장의 무력감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영화계에는 BIFF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영화제 미래가 좌우된다는 견해가 대두된다.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BIFF의 대내외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영화인 B 씨는 “어떻게 파장을 최소화할 건지가 관건이다. 악수를 두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화인 C 씨는 “BIFF의 위기로는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투명하고 확실하게 문제를 수습하기 바란다”며 “원로 영화인은 물론 관련 단체들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