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저대교·엄궁대교와 해운대구 센텀2첨단산업단지(센터2지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환경영향평가를 부실하게 하는 바람에 환경부로부터 반려 또는 보완 통보를 받은 사업들입니다.
대형 토목사업을 시행하는 공공기관들은 왜 환경영향평가를 ‘대충’했다가 발목 잡히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국제신문 뉴스레터 ‘뭐라노’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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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텀2 첨단산업단지 조감도.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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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는 개발행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입니다. 1977년 환경보전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습니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에는 사회간접자본을 포함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대부분 포함됩니다. 사업자는 자연·생활·사회· 경제 영역 6개 분야 21개 항목에 맞춰 환경평가를 수행해 그 결과를 환경부에 제출해야 합니다.
환경영향평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부산·울산·경남에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 중 71%가 환경부로부터 ‘보완’ 통보를 받았습니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셈입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최근 해운대구 반여동 센텀2지구 개발을 추진 중인 부산시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보완’ 통보를 했습니다. 센텀2지구 예정지에 탄약류 생산공장과 사격시험장이 있어 토지 오염을 정밀조사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부산 강서구와 사상구를 연결하는 대저대교도 논란이 됐습니다. 대저대교 노선은 철새와 큰고니 서식지인 낙동강을 횡단합니다. 그런데 부산시 의뢰로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한 업체는 큰고니 서식지 조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대저대교와 가까운 곳에 건설될 엄궁대교 환경영향평가서 또한 겨울 철새에 대한 생태환경 현장조사가 누락된 탓에 반려 처분을 받았습니다.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모두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발목이 잡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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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숙도에서 천연기념물 고니.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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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호 부산시 도로계획과 주무관]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 일부가 검토 과정에서 거짓으로 판명을 받았고요. 엄궁대교는 보완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환경부가) 반려를 한 사항인데, 반려된 사유가 낙동강 하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낙동강 하구가 상당히 넓은데 비해서 엄궁대교는 연장 2.91km에 6차선이니까 면적이 얼마 안되거든요. 낙동강 하구 전체에 대한 환경영향 저감 방안이라든지 이런 것을 조사를 해오라는 (환경부 요구는) 좀 과도한 조건이 아니냐,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보완 통보를 받으면 환경영향평가를 추가로 수행해야 해 공기 지연과 추가 예산 지출이 불가피합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사전논의와 꼼꼼한 현장 조사 없이 환경영향평가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정주철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사업을 원래 진행할 때 처음 계획을 수립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기본적으로 수립할 때 그때부터 수립하는 계획가들이 스스로 환경 영향을 고려하면서 해야 돼요. 처음 할 때부터 환경영향을 다 조사를 해야 하는 거예요.”
민간 환경영향평가 대행사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대저대교는 부산시 의뢰를 받은 민간 대행사가 조사를 부실하게 해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김해창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지금까지 환경영향평가를 어떤 요식행위, 그냥 통과 의뢰로 많이 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환경영향평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되고, 거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되는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행정 절차임에도 목적 자체가 개발 중심의 행정이 앞서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개발해야 된다는 거고,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하면 시간도 걸리고 또 반려된다든지 거부된다든지 하면 걸림돌이 된다는 것 때문에 지자체가 개발을 하면서 대행업체의 문제를 눈감아주는 그런 허술한 구조가 있는 것이고요.”
개발주체가 스스로 환경평가를 하는 구조도 개선해야 할 대목입니다.
[김해창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환경영향평가법 자체가 개발하는 자가 스스로 환경영향평가를 해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돈을 들여서 하게끔 돼 있기 때문에, 행정이 하는 그런 어떤 절차에 더디게 된다든지 또는 하기 힘든 상황이 오면은 스스로 그 걸 건너뛰고 하고 싶은 그런 유혹이라든가 그런 시스템의 허점을 갖고 있어요.”
이런 문제를 보완하고자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공탁제도 카드를 꺼냈습니다. 사업자가 일정 비용을 법원에 공탁하면 정부가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환경부는 시범운영을 통해 타당성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자연환경을 후세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환경영향평가, 언제쯤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뭐라노’였습니다. 이세영 PD lsy20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