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주 자율 점검에 의존 한계
- 법·제도 정비… 안전대책 마련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자영업자들이 직원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무인 점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무인 점포 중 상당수가 소방법에 규정된 특정소방대상물이 아니어서 화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소방대상물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용자의 안전 확보가 특별히 필요한 구조물로 학교 병원 극장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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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정구 장전동 무인사진관에 비치된 헤어고데기. |
취재진이 지난 17일 밤 11시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로 사거리 인근 한 무인사진관을 방문했다. 테이블 위에 비치된 헤어 고데기(머리 손질용 전기 인두기) 2개 중 1개가 180도로 켜져 있었다. 한참 동안 켜져 있은 듯한 고데기에 때문에 테이블과 기기가 담긴 통이 열기로 달아 올라있었다. 고데기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잡았다가 화상을 입은 경우도 있다. 대학생 이민지(가명) 씨는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려고 방문했는데 고데기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잡았다가 손가락을 데였다”고 말했다. 술집이 많이 위치한 골목 인근에 있는 해당 가게는 늦은 시간 대학생들이 방문해 이용한 후 제대로 끄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
근처 무인 카페·라면가게 등 11곳을 방문해 소방시설 유무를 살펴봤다. 소화기가 비치 된 곳은 2곳에 그쳤다. 24시간 운영하지만 종업원이 없는 무인 가게의 특성상 불이 날 경우 대형 화재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무인 점포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일부 업종만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부산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건물주가 1년에 1~2번 자체 점검 결과를 관할 소방서에 신고한다”며 “소방시설에 미비 사항이 있으면 현장 점검을 통해 시정 조치한다”고 밝혔다.
소자본 창업이 늘면서 전국의 무인 점포는 10만 개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하면 운영이 가능하고, 종업원 고용과 관리 등의 부담이 적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까지 무인 점포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우는 없지만, 안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