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관장소에 쓰레기 투기도 심각
- 지역사회 의식변화·대책 고민을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하는 폐지 수거 어르신들의 리어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고단한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싣고 가는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굽은 허리로 무거운 폐지를 가득 싣고 가는 어르신은 심각한 안전 문제에 마주하고 있으며, 동시에 무책임한 시민의식으로 인해 더욱 깊은 그늘이 드리워 있다.

폐지 수거 어르신이 종이박스 등을 실은 리어카를 끌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폐지 임시 적치 공간에 버려진 휴대용 가스통.

폐지 수거의 가장 큰 그림자는 바로 안전 문제다. 리어카 높이 두 배 이상으로 쌓은 폐지는 운전자의 전방 시야 확보를 어렵게 해,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시야 미확보로 애써 모은 폐지가 쏟아지는 것도 안타깝지만, 사고는 생명에 직접적 위협 요인이다. 혹독한 겨울 새벽, 특히 어두운 밤에 폐지 수거에 나서는 어르신의 안전은 늘 위태로운 상황이다.

더불어, 폐지를 일시적으로 모아두는 장소가 무단투기로 인해 불법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처음에는 폐지 보관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점차 못 쓰는 가전제품, 각종 철제 비품, 휴대용 가스통 같은 위험물까지 무단으로 버려진다. 종이 폐지와 함께 방치된 쓰레기는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작은 불씨에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이런 문제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하고 무책임한 시민의식에서 비롯된다. 깨끗하게 유지되던 공간도 단 하나의 쓰레기가 버려지는 순간 쓰레기 더미로 변한다. ‘다른 사람이 먼저 버렸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그릇된 판단이 반복되면서, 소중한 생계 공간인 동네가 오염되고 흉물로 변한다. 이는 우리 사회의 낮은 시민의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끄러운 단면이다.

폐지 수거는 개인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에 쉽게 정리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바로 시민의 ‘양심’과 ‘시민의식’이다. 어르신들의 고단한 노고를 이해하고 폐지 수거 장소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지 않는 기본적인 의식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사회는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한 가시성 높은 조끼나 반사판 지급, 폐지 적치 공간의 체계적인 관리, 더 나아가 폐지 수거 노인 지원 사업 등 실질적인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묵묵히 삶의 무게를 짊어진 어르신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는 깨끗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