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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교육청은 지난 10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2026년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독서인문교육 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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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디지털로, 다시 인공지능으로 읽기의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학생들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그것이 곧 더 잘 읽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지난 10일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교직원 학부모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독서인문교육 포럼’을 열었다. 포럼의 주제는 ‘학생의 읽기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였다. 이번 행사는 변화하는 학생 독자의 모습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연결하며 앞으로의 독서교육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이순영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는 기조 강연에서 ‘학생 독자는 누구이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학생들의 읽기 환경과 특성의 변화를 설명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5년 읽기 평균 점수는 501점으로, 2022년 515점에 비해 14점 하락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도 476점에서 461점으로 15점 하락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하락 폭은 OECD 평균보다 1점 작았다. 이 수치는 학생들의 읽기 환경과 읽는 방식이 빠르게 달라지는 가운데, 독서교육이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책과 디지털,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학생 독자의 모습은 분명 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독서교육은 무엇을 지켜야 할까.
무엇보다 글에 근거하여 읽고, 꼼꼼하게 읽으며, 한 번 읽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깊이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동시에 학생의 독서 동기와 흥미, 책을 읽는 즐거움과 독서의 가치도 놓쳐서는 안 된다. 학생의 읽기가 달라졌다면 독서교육 역시 그 변화를 이해하고 그것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최승필 작가, 민정홍 EBS 프로듀서, 정진아 예스24 크레마 클럽 팀장이 ‘학생 독자의 변화, 독서교육은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를 토론했다.
최 작가는 거창한 독서교육보다 아이가 스스로 고른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고, 어떤 책이든 아이가 글로 된 책을 읽는 경험을 충분히 갖도록 하는 것에서 문해력의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민 프로듀서는 인공지능이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시대에는 답을 빨리 얻는 능력보다 그 답 앞에서 멈추어 읽고 판단하는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뒤의 내용을 연결하고, 의심하고, 다시 돌아가며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가는 읽기다. 인공지능이 답을 만들어 주는 시대일수록 독서교육이 길러야 할 사람은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혼자 읽고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독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점에서 학생 개개인의 문해력과 독서경험을 살피는 일도 중요하다. 대담에서 소개된 중학교 2학년 남학생 북클럽의 사례가 인상적이었다. 교사는 상담을 통해 학생의 독서 취향을 파악하고, 현재의 독서 수준에서 조금씩 확장할 수 있는 책과 정보를 제공했다. 학생이 자신의 관심과 수준에 맞는 책을 만나고, 즐겁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쌓으면서 독서의 폭을 넓혀 가는 과정이 중요했다.
정 팀장은 디지털을 통해 더 많은 책을 발견하고 자신의 관심사를 넓힐 수도 있으며, 그중 한 권의 책에 깊이 몰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수많은 책을 접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가운데 나에게 의미 있는 한 권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 한 권이 또 다른 책과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것임을 알렸다.
포럼에서 마련한 ‘패들릿’에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어릴 때는 책을 좋아하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자발적으로 책을 읽지 않습니다. 독서 논술학원에 다니며 한 달에 네 권씩 읽고 있는데, 이렇게라도 독서를 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비독자 학생에게 맞춤형 독서 목록을 제공하는 것이 실제 독자로 변화하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문해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뇌 발달과 문해력 향상이 중요한 초등학생 시기만이라도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할 수 없을까요?”
변화하는 읽기의 환경 속에서도 한 권의 책 앞에서 잠시 멈추고, 문장을 천천히 읽으며, 자기만의 질문을 만들어 내는 문해력 독자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답을 쉽게 만들어 주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은 더욱 중요해졌다. 독서교육이 지켜야 할 것은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아니라, 읽은 것을 자기 생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있다. 학생의 읽기가 달라지는 시대, 독서교육이 길러야 할 사람은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정보 앞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학교 일상에서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문화를 조성하고, 교과와 연계한 깊이 읽기와 질문·대화·표현 중심의 독서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