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달걀을 먹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흰자는 먹으면서 노른자는 접시 한쪽에 남겨두는 모습이다. “노른자는 콜레스테롤이 많잖아.” 건강을 생각해서라는 이유다. 그런데 정말 노른자는 버려야 할까?
달걀은 한때 ‘완전식품’에 가까운 음식으로 대접받았다. 단백질은 물론 비타민과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강을 위해 노른자를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그러나 연구가 쌓이면서 노른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노른자에는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루테인과 제아잔틴, 기억과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콜린, 세포막의 주요 구성성분인 인지질을 비롯해 비타민 A·D·B12, 철, 셀레늄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물론 콜레스테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달걀 한 개에는 약 186㎎이 들어 있으며 대부분 노른자에 있다. 그러나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그대로 혈중 LDL 콜레스테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한 가지만 볼 것이 아니라 무엇과 함께 먹느냐를 살펴야 한다. 채소와 통곡물, 콩류와 함께 먹는 달걀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좋은 식품이지만, 베이컨 소시지 햄처럼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과 함께 먹는 식습관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
노른자는 온전히 먹고 포화지방이 많은 가공육을 줄이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달걀을 탓하기보다 식탁 전체를 봐야 한다. 특히 노년기에는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한 숟가락에 얼마나 많은 영양을 담느냐’가 중요하다. 입맛과 식사량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적은 양으로 양질의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를 공급하는 식품이 더욱 소중하다. 그런 점에서 달걀은 영양 밀도가 높은 효율적인 식품이다. 하루 한두 개의 달걀을 건강한 식단 속에서 먹는다면 몸에 보약이 된다. 노른자를 버릴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한때 우리는 달걀 속 콜레스테롤만 보았다. 이제는 달걀이 올라가는 식탁 전체를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삶은 달걀의 노른자를 남기면서 한 번쯤 생각해보자. ‘내가 지금 버리는 것은 콜레스테롤만일까?’ 달걀노른자는 먹기는 찝찝하고 버리기는 아까운 계륵이 아니다. 작지만 영양이 꽉 찬 한 알의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