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햄 소시지 냉동만두 컵밥 탄산음료. 바쁜 일상 속에서 자주 찾게 되는 익숙한 음식들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리도 간편하며 맛도 좋다. 그러나 이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UPFs)’이라는 것이다.
초가공식품은 설탕 트랜스지방 향미료 색소 보존제 등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 식품을 말한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돼 유통되는 이 식품들은 맛과 향은 자극적이지만, 영양적으로는 불균형하고 과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최근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BMJ에 실린 연구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미국 유럽 남미 등지에서 24만 명 이상을 추적 관찰한 결과,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2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우리나라의 식탁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라면 소비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대표적인 초가공식품 소비국이다. 2022년 기준, 한 해 동안 약 40억 개의 라면이 팔렸고, 1인당 연간 소비량은 무려 77개에 달했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주요 열량 섭취원은 소주 국수 빵 가공육 제품이며, 노년층은 국수 떡 설탕커피 등 초가공식품을 통해 하루 에너지를 채우고 있다. 초가공식품의 가장 큰 문제는 열량은 높지만,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필수 영양소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섭취 시 포만감은 적고 혈당은 급격히 올라가며, 나트륨과 당, 포화지방의 과잉 섭취로 이어진다. 이런 식단이 반복되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줄고, 만성 염증 반응이 증가하며, 뇌의 포만감 조절에도 혼란이 생긴다. 결과적으로 비만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가공식품을 살 때 포장지에 기록된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첨가물이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성분표에 모르는 성분이 많다면 피해야 한다. 첨가물이 많다는 뜻이다. 가정에서는 되도록 제철 재료로 직접 조리한 식사를 준비하고, 외식 때에도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내 식탁에 무엇이 오르고 있는가’를 자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