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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민 애환 간직한 40계단서 ‘시간여행’

부산 중구 ‘40계단 문화관’ 골목

  • 신윤옥 시민기자
  •  |   입력 : 2024-08-04 19:28:1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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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코디언 연주자·짐꾼 동상 아련
- 주변 다양한 문화공간 등도 볼만
- 문화관 무료 관람…월요일 휴무

부산 중구 동광동엔 아픔이 남아있다. 한국전쟁 피란민의 삶이 녹아 있는 40계단문화관이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부산이 피란 수도가 되면서 수만은 피란민이 모였고, 중구와 서구는 중심지가 됐다. 세월이 흐르고 그 흔적들은 사라졌지만, 문화관이 있는 골목을 들어서면 먹먹함이 감돈다. 중앙동에서 대청동, 동광동으로 가는 지름길이던 40계단은 아련하게 남아 있다. 아코디언을 켜며 행인에게 구걸 했을 사람은 세월이 지나 동상으로 남아 그곳을 지키고 있다. 짐을 나르던 짐꾼들도 지게를 벗어두고 영원히 그 자리에서 동상으로나마 편히 쉬고 있다. 동상 뒤로 걸어가면 ‘경상도 아가씨’라는 노래가 나온다고 한다. 관계자에 의하면 예전엔 제법 크게 들렸는데 민원으로 인하여 현재는 귀를 기울여야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부산 중구 동광동 40계단에 기념비와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동상 등이 있다.

배고프고, 살기 힘들던 시대. 그 시대를 현대인은 과거 일로 잊고 있다. 과거가 있어 현재가 존재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 번쯤 역사가 살아 있는 곳을 둘러보면 어떨까?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작고 오래된 이발소가 있다.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40계단 주변은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문화공간들을 둘러봐도 괜찮은 여행이 될 듯하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이 캐리어를 끌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대부분 해외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역사가 남아있는 곳을 찾는다. 우리도 매한가지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남아있는 곳을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땀 흘리며 사진 찍느라 여염 없는 어르신은 “내 어릴 때 이곳에서 살았심다. 저 아코디언 연주하는 사람은 반벙어리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때는 무서워서 도망 다니고 했는데. 이제는 늙지도 않고 저렇게 있네요”라며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볼일을 보러 올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는 그는 아픈 시절을 기억하는 것이 삶의 원동력이 된다며 땀을 훔친다.

40계단에서 문화관(중구 국제화센터)으로 가는 길에 ‘하늘로 보내는 편지 우체통’이 우두커니 서 있다. 그리운 사람에게 가슴에 묻어 둔 사연을 적어 우체통에 넣어 두면 하늘에 닿지 않을까? 40계단 문화관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매주 월요일, 국경일, 명절 휴무)다. 입장료는 무료다. 가는 길은 지하철 1호선 중앙역 13, 15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10월 12일 ‘40계단 문화축제’가 예정되어 있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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