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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가을, 땅 기운 받으며 부산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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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가을이 왔다. 부엉산을 넘어 땅뫼산까지 2시간 정도 여유롭게 걸어보자.

부산 금정구 오륜동에 부엉산이 있다. 부엉산은 갈맷길 8코스 끝자락이며 해발 175m다. 회동수원지 ‘실증 파일럿 플랜트 연구센터’ 방향으로 접어들며 은행나무 숲길이다. 펜스에 걸린 시를 읽으며 걷는 재미도 있다. 오륜대는 저수지 안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를 지칭하나, 금정구 회동동 선두구동 오륜동 금사동 부곡동 등 5개동에 걸친 회동수원지 일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부산 금정구 부엉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회동수원지 전경.
부엉산은 그리 높지 않아 오를 만하다. 정상에 설치된 전망대에 오르면 금정산과 회동수원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을 오르는 맛은 힘듬 뒤에 오는 상쾌함이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먹거리를 풀어 놓고 삶을 이야기 한다. 땀에 젖은 얼굴이 볼그스름하다. 정상에 오른 기념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모두 환했다.

부엉산은 한 고개만 오르내리면 된다. 등산로는 정비가 잘 되어있다. 바람이 시원해서 피곤함을 모른다. 맨발로 걷는 사람도 있다. 산길 끝부분에 대나무 숲이 마을과 연결하는 통로 같다. 대나무를 세워 사이즈별로 통과하게 해 두었다. 배를 홀쭉하게 하고 작은 사이즈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해 웃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조금 힘들다고 느껴질 때 땅뫼산에 도착한다.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면 땅 속의 좋은 기운이 피로를 씻어준다. 황톳길 옆 편백나무 숲은 피스톤을 품어내기 바쁘다. 지친 사람들을 품고 조용히 위로해 준다. ‘땅을 밟고 그 기운을 받으면 병이 낫는다’라는 속설이 있다. 잔병치레를 많이 하는 자녀와 함께 걸으면 좋을 것 같다. 땅 기운은 조용하면서도 강하다.

간신히 걷는 어른을 부축하며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며 모녀가 의자에 앉았다. 딸은 “갑자기 쓰러져 한쪽에 마비가 온 어머니와 날씨가 굳은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걷는다”고 말했다. 또 “이곳은 사람들이 많아도 여유롭게 양보를 해주어 감사하다며 잠시 쉬어 간다”고 부언했다. 흙 기운을 받으며 회복하고 있는 어르신의 모습이 천진해 보였다. 등산이 어렵다면 황톳길만 걸어도 좋다. 지하철 1호선 장전역 4번 출구에서 5번 마을버스가 2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부엉산 입구에서 본 오륜대.

부엉산과 마을을 잇는 대나무 숲길.
땅뫼산 산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
황토길 옆으로 조성된 편백나무 숲.
땅뫼산에 마련된 쉼터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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