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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너도나도 찾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옛 추억 등 여러 이유로 방문, 사랑받는 부지 제대로 활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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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을 생각하면 왠지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가 생각난다. '…왠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가사처럼 궂은 비가 내리는 날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의 철길을 따라 걸었다. 다시 오지 못할 길을 걷는 듯 비장함마저 드는 일요일 오후였다.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이 끝나는 송정부터 미포까지 거꾸로 걸었다. 송정역의 옛 모습도 많이 사라졌다. 문화재청이 지정한 '대한민국 근대유산 등록문화재 302호 부산 송정역'이라는 명패만 덩그러니 붙어 있을 뿐 동해남부선이 운행하던 그 때의 송정역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고즈넉한 바닷가의 작은 역 송정역. 이젠 동해남부선 폐선과 함께 점점 잊히고 있었다.


동해남부선을 타고 일광을 거쳐 포항으로 간 적이 있다. 당시엔 젊은 날의 낭만이란 동해남부선을 타고, 바다를 가슴에 품으며 바다의 냄새를 맡는 것인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기차가 달리던 그 철길을 따라 걸으며 풋풋했던 그때를 떠올린다.


철로 위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빗방울이 스며든 자리에 노랗고 빨간 꽃들이 자란다. 철길 옆 바위에 손톱만 한 와송이 고개를 내밀어 미소 짓고, 와송 아래엔 귀엽고 앙증맞은 방풍이 피었다.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호박이 영글어 간다. 만나고 헤어지고 또다시 만나는 철길은 마치 인생 역정을 말하는 것 같다. 빗속을 걸으며 낭만이 생각나자 엷은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어느새 느린 기차가 되어 철길을 걷고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찾고 있다. 실연의 아픔을 삭이는 여인도 있을 테고, 이젠 중년이 된 친구들과 옛이야기 하며 걷기도 할 테지. 돌아가고 싶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거꾸로 걷는 사람도 많다. 인생이 어디 똑바로만 가지더냐고 묻는 듯 휘어진 소나무가, 뛰어들고 싶을 만큼 힘찬 바다가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을 사랑하게 한다.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에서 지금처럼 낭만을 논하고, 젊음을 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철길 틈에 피어난 들풀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제 색깔을 가지기를 바란다. 많이 사그라진 청춘들이 부산 바다의 싱싱한 자유를 고스란히 품을 수 있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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