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전국 합동 위령제가 지난 17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열렸다.
|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전국 합동위령제’가 지난 17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비롯해 서울, 춘천에서 각각 열렸다. 부산 합동위령제에 희생자 유족과 관련 단체, 주요 인사, 시민과 학생 등 약 600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종교별 의례를 시작으로 국민의례, 주제 영상 상영, 추도사, 추모 공연, 분향과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위령제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2016년 처음 마련된 뒤 매년 이어지고 있다.
 |
| 전석조 옹이 지난 17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탄광전시실에 재현된 갱도 모형 앞에서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長生) 탄광 수몰 사고로 희생된 부친을 추모하고 있다.
|
행사 전 5층 위패 관에서 만난 전석조(87) 옹은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長生) 탄광 수몰 사고로 희생된 고(故) 전성도(1901년생) 씨의 아들이다. 손자와 함께 매년 이곳을 찾는다는 그는 탄광전시실에 재현된 갱도 모형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그 좁고 어두운 모형 위로 얼굴조차 흐릿한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고 했다.
역사관이 부산에 자리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의 출발지는 대부분 부산항이었고, 강제 동원 피해자의 22% 가량이 경상도 출신이었다. 역사관은 52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7만5465㎡ 부지에 지상 7층, 연면적 1만 2062㎡ 규모로 지어졌으며, 2015년 12월 10일 개관했다. 내부에는 정부가 수집한 강제 동원 피해자의 수기와 사진,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
|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위패.
|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관계자는 “유족을 위한 추도·기념 시설이자 강제 동원 역사교육 공간”이라며 “이 일대가 UN평화문화특구로 지정된 만큼 평화와 인권의 역사를 기억하고 체험하는 역사 관광 명소, 나아가 지역 주민의 친환경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구에는 부산박물관과 함께 UN기념공원, 유엔평화기념관 등이 모여 UN평화문화특구를 이룬다.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건네는 위로이면서, 다음 세대에 남기는 약속이기도 하다.
역사관은 위령제가 아닌 평일에도 문을 열어 두고 있다. 전시실을 천천히 둘러보는 데는 두 시간이면 넉넉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아, 아이들과 나란히 위패 관 앞에 서 보기를 권한다. 기억은 누군가 찾아와 들여다볼 때 비로소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