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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오션월드 <33>전 지구적 재앙 미세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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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이언스’ 지에 실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논문에 따르면 2010년에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략 480만~1270만t이었다. 우리는 언론 보도를 통해 이들 플라스틱 조각을 먹은 물고기 바다거북 고래 새 등의 생명체가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뉴스가 충격적이긴 하지만 사람의 문제로 곧바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눈에 보이는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을 사람이 직접 먹을 일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연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시간이 지나면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하지만 지름 5㎜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어패류 등의 호흡 및 먹이활동을 통해 체내에 흡수된 뒤 우리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자연에 있는 어떠한 생명체도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없다.

 이제 미세플라스틱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연안 특히 부산과 남해안은 심각함을 넘어 위기 상황이다. 바다를 찾는 사람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떠 있는 하얀 스티로폼 부이의 기하학적인 패턴을 보며 어촌 풍경에 감상을 더하곤 하지만 이들은 햇빛과 파도에 부르트고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낸다. 연구에 따르면 1개의 양식용 부이(62ℓ)는 60만~70만 개의 알갱이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이크로미터 단위까지 더 쪼개지면 조각 수는 수천조 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스티로폼 부이에 매달려 양식되는 굴, 진주담치들은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한 채 우리 식탁에 오른다.



우리 연안 곳곳 양식장이 있는 곳이라면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스티로폼 부이를 만날 수 있다. 매년 엄청난 양의 스티로폼 부이가 양식장에서 소비되며 바다에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낸다. 사진은 경남 통영시 사량도에서 촬영했다.


질량보존의 법칙은 바다라고 예외는 아니다. 양식장에서 사용되는 스티로폼 부이는 햇빛과 파도에 부르트고 잘게 쪼개져 해수면에 미세플라스틱으로 막을 형성한다.


바다 표층이 양식장 스티로폼에서 쪼개져 나온 미세플라스틱으로 막을 형성하고 있다면, 바닷속은 방치된 폐어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다에 유실되는 폐그물 등 어구는 수거만 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넓고 깊은 바다를 떠돌거나 가라앉아 있는 그물을 100% 수거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2002년 국립수산과학원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바닷물에 분해되는 생분해성 수지로 만드는 그물 개발에 착수해 2007년을 기점으로 실용화 단계에 들어선 바 있다. 하지만 나일론 소재보다 1.6~2배 정도 가격이 비싸다는 점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바다정화작업에 나선 스쿠버다이버가 바닷속에 방치되어 있는 폐그물을 살펴보고 있다.


설상가상 코로나19는 바다를 더욱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비대면 사회활동의 증가로 배달음식 및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강이나 바다로 유입되는 생활 쓰레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제 일상이 되다시피 한 마스크 사용량 증가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20년 8월 넷 째 주 2억7000만 개에 이르는 마스크가 생산돼 피크를 이룬 뒤 최근까지 매주 1억 개 정도의 마스크가 생산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일회용인 이 마스크는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입에 닿는 가장 안쪽은 섬유질,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바깥쪽은 방수 처리된 부직포 등의 재질이지만 마스크의 핵심인 중간층 필터는 PP(폴리프로필렌) PS(폴리스티렌) PE(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섬유로 만들어진다. 코로나19로 정부의 방역지침이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되었던 2021년 여름 경남 고성군 연안을 비롯해 부산 영도구 동삼동과 남구 백운포 연안 수중취재를 진행하면서 눈에 띄게 늘어난 생활 쓰레기와 함께 둥둥 떠다니는 마스크를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일회용품 소비 증가로 바다로 유입되는 생활쓰레기가 늘어나면서 연안이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로 바다로 유입되는 폐마스크 양이 늘고 있다. 플라스틱 섬유 재질인 마스크는 바다속에서 쪼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만들게 된다.


위기에 빠진 바다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적 결단과 일회용품 사용 자제 및 철저한 분리수거 등을 포함하는 국민의 인식 전환이다. 정책적 결단은 수산물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고, 어민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숙제로 남을 수 있다. 현실의 어려움 그리고 번거로움 때문에 바다를 내버려 둔다면 바다는 더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한계치에 도달하고 말 것이다. 미래세대에 건강한 바다를 물려주기 위한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현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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