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원내 사령탑이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식이법’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로 ‘네 탓’을 했다. 심지어 ‘정치적 폭거’ 또는 ‘정치적 테러’라는 극단적 용어를 써가면서 상대를 비난했다. 바른미래당이 2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민생개혁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일 “공존의 정치, 협상의 정치가 종언을 고했다”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한국당이 199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했다며 한 말이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정치의 근본을 바탕에서부터 뒤흔들어 버렸다”면서 “국회를 완전히 마비시켜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필리버스터의 미명 아래 난폭하게 진행한 정치적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당은 민식이법을 먼저 처리하자고 했다고 주장하는데 명백한 거짓말이다. 이런 주장을 반복하면 알리바이 조작 정당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199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먼저 신청해놓고 여론의 비판에 몰리니 궁여지책으로 내민 게 ‘민식이법은 우선 처리하겠다, 그러나 나머지 몇 개 법안의 필리버스터는 보장하라’는 것 아니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말 민식이법, 민생법안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면 도대체 왜 (한국당의) 요구를 외면하고 본회의를 거부하나”라며 “애초 여당은 민식이법을 통과시킬 의지는 없고, 민식이법을 정치탄압의 칼로 쓰려고 한 의도밖에 없었다. 여당의 정치적 계산과 그 우선순위는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첫째도 야당 무력화, 둘째도 야당 무력화다. 민식이법, 민생법안은 안중에 없는 정당이 여당”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민식이법은 애당초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었다. 그날(11월29일) 본회의가 열렸다면 민식이법은 통과됐을 것”이라며 “여당의 국회 파업으로 우리 정치가 완전히 멈춰버렸다. 필리버스터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아예 국회 자체를 봉쇄한, 사상 초유의 폭거이자 정치적 테러”라고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2일 본회의를 소집해 민식이법 등 어린이교통안전법, 유치원 3법, 원내대표 간 처리에 합의한 데이터3법과 국회법 등 민생개혁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민주당과 한국당에 제안했다. 김희국 기자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인 고 김태호, 김민식, 이해인 양의 부모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