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부산시민연대는 새해 들어 2018년을 기억하고 2019년을 알차게 준비하자는 취지로 ‘기억해야 할 2018년(핵발전 관련) 사건사고와 2019년 탈핵이슈’를 카드뉴스로 내놓았다. 15일 오후 7시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가질 2019년 신년회를 준비하면서 기획한 것이라고 한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생각해봐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정리해놓았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지난해 11월 13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정부의 탈핵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가짜 탈핵을 멈춰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잇따라 터진 원전안전 문제에 대해 시민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안전문제를 최우선에 놓고 세계적 흐름에 따른 탈원전정책을 보다 힘차게 지속적으로 추진해주길 강력히 요청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가 뽑은 ‘기억해야 할 2018년 핵발전 관련 사건사고’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사건사고1=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WTO분쟁, 한국 정부 1심 패소(2018. 2. 22)
우리나라는 2011년 3월 후쿠시마원전사고 직후 후쿠시마를 비롯해 인근 8개 현의 일부 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2013년부터는 8개 현 모든 수산물을 수입 금지하고, 일본산 식품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2015년 WTO에 한국 정부를 제소했고, 2018년 2월 우리정부는 WTO 1심 판정에서 패소했다. 우리나라는 즉각 상소했으나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사건사고2=문재인 대통령 UAE 기공식 참여(2018. 3. 26)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UAE(아랍에미리트) 핵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UAE를 방문하며 한국의 핵발전소 수출정책에 양국이 서로 협력하기로 약속했고, 이후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5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 함께 핵발전소 수출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자국의 탈핵정책을 추진하면서 핵발전소를 적극 수출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사건사고3=과학기술정보통신부, 파이로프로세싱 및 소듐냉각고속로 R&D 2020년까지 계속 추진 발표(2018. 4. 30)
문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재검토된 고준위핵폐기물 재처리 및 고속로 연구사업이 승인됐다.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상업화에 실패하고 있는 이 사업에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4000억 원을 투자했고, 2020년까지 1000억 원을 더 투자할 예정이다. 탈핵하겠다며 신규 원자로 연구라니 어이가 없다.
#사건사고4=한국원자력연구원, 핵폐기물 무단처분 및 불법매각(2018. 5. 9)
우리나라 원자력기술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연구용 원자로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핵폐기물을 지난 수십 년간 무단반출해 불법 매각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월 대전지검 제보로 드러난 이 사건에서 그간 원자력연구원이 조직적으로 핵폐기물을 무단처분하고 주요 기록들을 조작 및 누락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사고5=라돈침대에서 시작된 방사능공포 생리대 기저귀 팔찌 아파트에서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돼(2018. 5. 16)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해 5월 16일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 매트리스 21종에서 위해성 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안방에서의 방사능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침대뿐 아니라 생리대, 기저귀, 기능성 팔찌, 신축 아파트에서도 라돈이 검출됐다. 이는 그간 우리나라가 얼마나 허술하게 방사성물질을 관리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사건사고6=고리핵발전소 격납건물 철판 4235곳 부식 확인(2018. 5. 22), UAE 수출 핵발전소 격납건물 콘크리트 구멍 확인(2018. 10. 16), 영광핵발전소 1~4호기 격납건물 콘크리트 구멍 86개 확인(2018. 11. 27)
고리핵발전소 3·4호기 격납건물의 철판 4235곳이 기준치 이하로 얇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격납건물은 철판과 콘크리트로 구성돼 있는데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누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설비이다. 2016년 영광의 한빛2호기 격납건물 철판부식조사가 확대되면서 고리3·4호기의 철판부식도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10월에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UAE 원전에도 공극(구멍)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UAE원자력공사가 지난달 4일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UAE핵발전소2·3호기 콘크리트 공극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기술로 개발해 첫 수출한 발전소라며 자랑했던 원전이어서 충격이 컸다. 영광 한빛2호기의 격납건물 철판두께 감소가 확인된 것은 2016년이다. 이 사건으로 격납건물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는데 이어진 조사에서 영광핵발전소 격납건물의 철판에 이어 콘크리트까지 구멍이 난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한빛1~4호기에서 총 86개의 구멍이 확인됐고, 일부 공극에서는 윤활유가 새나온 흔적까지 발견됐다.
#사건사고7=신고리4호기 운영허가 심사중 해수배관 부식 발견(2018. 12. 12)
UAE수출 핵발전소의 모델이 되는 핵발전소인 신고리3·4호기는 시험성적서 위조, 가스누출 노동자 사망사고, 부품리콜사태라는 험난한 과정을 겪으며 공사가 진행됐다. 신고리3호기는 2015년 10월에 운영허가가 승인돼 가동을 하고 있고 현재 신고리4호기의 운영허가 심사가 진행중이다. 그 가운데 12월 12일 신고리4호기에 핵연료를 장전하는 시운전 직전에 냉각계통인 해수배관에 부식이 발견됐다.
#사건사고8=60명의 우리동네 탈핵후보와 21명의 당선자(2018. 6. 18)
2018년 6월에 진행된 지방선거에 출마한 부산지역 60명의 후보자 가운데 당선된 ‘우리동네 탈핵후보’는 21명이다. 이들 21명의 당선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금정구 4명(정미영 구청장, 조준영·문나영·원명숙 의원), 북구 3명(정명희 구청장, 김창희·이영란 의원), 부산진구 2명(서은숙 구청장, 장백산 의원), 수영구 2명(오승엽·최종대 의원), 남구 1명(박재범 구청장), 동구 2명(최형욱 구청장, 김성식 의원), 광역의회 6명(박인영 의장, 이순영·이정화·곽동혁·김혜린·정종민 의원), 해운대구 1명(윤준호 국회의원). 우리동네 탈핵정책(공통)은 다음과 같다. 1)탈핵사회를 위해 ‘신규 핵발전소 금지’와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 ‘기장연구용 원자로 추진 중단’ 조항이 포함된 ‘탈핵에너지전환 조례’를 제정하겠다. 2)부산을 핵 위험 없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에 앞장서겠다. 우리동네 탈핵정책(시의회)은 다음과 같다. 1)핵발전소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확대’와 ‘생활방사능 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 2)지방정부의 핵발전소 운영 권한 확보와 확대를 위한 법 개정 및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 3)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 시설 및 사용후핵연료재처리를 포함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시민논의기구를 만들겠다. 4)지방정부 차원의 핵발전소 비리 옴부즈만제도를 시행하겠다.
우리동네 탈핵정책(기초지자체)은 다음과 같다. 1)기초지자체별 방사선비상계획을 수립하겠다. 2)지방정부의 핵발전소 운영 권한 확보와 확대를 위한 법 개정 및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 3)주민들이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 수립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우리동네 탈핵정책(국회의원)은 다음과 같다. 1)‘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확대’와 ‘생활방사능 안전대책’을 수립하겠다. 2)지방정부의 핵발전소 운영 권환 확보와 확대를 위해 법 개정 및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 3)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 시설 및 사용후핵연료재처리를 포함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시민논의기구’를 만들겠다.
#사건사고9=고준위핵폐기물 재검토 준비단 출범(2018. 5. 11)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를 위한 준비단이 지난해 5월에 출범해 11월에 활동을 종료했다. 언론에 따르면 이달 재검토위원회가 출범할 예정이다. 준비단이 운영되는 과정에서 산업부와 핵산업계는 고준위핵폐기물문제를 성실히 논의하기보다 포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저장시설 건설에만 급급해 보였다. 재검토 준비단의 활동이 종료된 지 두 달이 다 돼가도록 산업부는 준비단의 보고서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건사고10=경주 중저준위 핵폐기장 운영 이후 처음으로 핵폐기물 반입 중단(2018. 12. 21)
경주 중저준위 핵폐기장 운영 후 처음으로 핵폐기물 반입중단 사건이 있었다. 이는 원자력연구원이 945드럼의 핵폐기물을 경주로 보내면서 방사선 측정치를 잘못 기입하고 원자력환경공단 역시 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사를 해보니 원자력연구원은 3년 동안이나 방사성 측정치를 잘못 표기해 경주로 핵폐기물을 보냈다고 한다. 현재는 경주로의 핵폐기물 반입이 재개된 상태이다.
최근 일부 야당과 원전 입지 지자체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탈원전정책 반대 서명운동’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또한 탈원전정책에 대한 ‘가짜뉴스’도 횡행하고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안전성, 경제성, 대체가능성, 주민수용성 차원에서 국민들이 지난 대선을 통해 새로 뽑은 문재인 정부가 보다 진정성을 갖고 탈원전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질적으로 추진하기를 대부분의 국민들은 바라고 있을 것이다. 탈핵시민연대는 2019년 새해 들어서도 한결같이 ‘정부의 제대로 된 탈핵정책’ ‘생활 속의 탈핵’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