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동양 별자리 |
오늘날 우리는 선조의 옛 별자리들을 잊어버리고 서양 별자리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옛 별자리 이름 중에는 하늘의 북극 중심에서 기준을 잡는 북극성과 이 주위를 매일 한 번씩 일주하는 북두칠성이 있다. 매년 칠석날이 돌아오면 은하수 위에 견우성(알테어, 독수리자리 알파성)과 직녀성(베가, 거문고자리 알파성)의 전설을 떠올리게 되는데 우리가 아는 옛 별자리는 그리 많지 않다. 남쪽 수평선 근처에서 매우 드물게 잠시 떴다 지는 카노프스(용골자리 알파성) 별은 중국과 한국에서는 인간의 수명을 관장해 이 별을 보면 장수한다고 믿은 노인성이다.
하늘의 별은 동양과 서양이 같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여러 개의 별 또는 한두 개의 별을 묶어서 하나의 별자리를 만드는데 서로 형태가 다르고 이름도 다르다. 떠돌이별인 금성의 옛 이름은 새벽에 보일 때는 샛별이나 계명성이고, 저녁에 보일 때는 어둠별 또는 개밥바라기라고 불렀다. 많은 별이 빼곡히 모여 있는 프레아데스 성단은 좀생이별이라고 불렀다. 순 우리말로 불러온 것 중에 별똥별(유성)과 미리내(은하수)는 오늘날 즐겨 사용한다.
| |  |
| 서양 별자리 |
선조가 사용하던 전통적인 별자리들은 수천 년 동안 하늘의 별을 구역으로 세분하는 전통이 이어져서 중국 한나라 때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전통 별자리는 하늘을 크게 다섯으로 나누어 중앙과 동서남북 4방향으로 구분한다. 이는 동양의 오행사상으로부터 5방향이 있고 각각 해당하는 색깔과 상징하는 신령한 동물이 있다. 고구려 고분의 내부 벽화에도 별자리와 함께 그려져 있는 것처럼 동쪽에는 청룡, 서쪽에는 백호, 남쪽에는 주작, 북쪽에는 현무의 사신도가 있고 중앙에는 황룡이 있다. 별자리는 동서남북 네 방향에 각각 7개씩의 별자리를 배정해 모두 28개의 별자리인 28수(宿)가 있다. 이것은 서양에 황도 12궁이 있듯이 하늘의 황도와 적도 부근을 따라 분포해 있다. 이 중에서 동쪽 하늘의 청룡을 상징하는 동방칠사의 7개 별자리는 각(용의 뿔) 항(목) 저(가슴) 방(배) 심(심장) 미(꼬리) 기(항문)로 배정돼 있다.
하늘의 북극을 중심으로 중앙 부분을 삼원(三垣)으로 나눠 태미원(太微垣), 자미원(子微垣), 천시원(天市垣)으로 구분한다. 태미원은 임금과 대신이 모여서 나랏일을 의논하는 정부청사와 같은 것으로 각 벼슬아치, 관청 등을 의미하는 별자리로 가득하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자미원은 하늘나라 궁궐을 의미하며, 옥황상제, 왕후, 왕자, 신하, 장군 등을 의미하는 별자리로 이루어져 있다. 천시원은 하늘나라의 시장이다. 이곳은 푸줏간, 보석상, 곡식량을 재는 되, 저울, 길이를 재는 자 등을 의미하는 별자리로 가득하다.
이처럼 하늘의 세계를 인간사와 관련해 별자리 이름으로 배열한 것은 하늘의 일과 하늘의 뜻이 곧 땅에서의 일과 인간의 마음이라는 동양적 사고가 있다. 선조는 하늘(우주)과 인간을 따로 떼어 놓지 않고 하나로 보면서 하늘을 인간세상을 비추는 거울처럼 여기고 인간 세상의 잘잘못이 하늘의 현상(천변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여겨왔다. 제왕을 비롯해 인간은 하늘을 볼 때 겸허한 자세로 존중하며 하늘의 현상들을 왕조의 역사서 속에 매일 낱낱이 기록으로 남겨 세계적으로 귀중한 천문자료들이 오늘날까지 잘 보존돼 있다.
이용삼·충북대 천문우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