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오경 스님의 쉽게 읽는 불교경전 <23> 아함경

초기 부처님의 인간적인 모습·말씀 담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1-28 21:33:13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함경은 궁극적으로 사성제와 연기를 말하면서 인간의 생사 고해라는 현실과 고통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은 행복의 상태로 이르기 위해 참선수행을 하는 모습. 국제신문DB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다. 전지전능한 신보다 사람이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삶이 힘겨울수록 내 삶의 고단함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사람이 힘이 되곤 한다. 나를 위한 작은 미소나 나를 향해 내민 가녀린 손이 삶의 격랑을 건너게 하는 불가사의한 힘이 되기도 한다.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지극히 인간적인 위안들이 삶의 고단함을 해소한다. 위대하나 멀게 느껴지는 성인의 말씀보다 내 가까운 사람이 나를 웃게 하는 이유다.

여기 금빛 옷을 두르고 제단 위에 높이 모셔지기 전의 지극히 인간적인 부처님의 모습이 살아 숨쉬는 경전이 있다. 법을 전하기 시작한 가장 초기 부처님의 인간적인 모습과 말씀들을 접할 수 있는 아함경(雜阿經)이다. 아함경은 단일 경전이 아니라 불교 초기의 경전 모음이다. 이미 소개된 바 있는 숫타니파타, 육방예경 등의 여러 경전들이 모두 아함경을 구성하고 있는 단일 경전이다. 따라서 아함경은 한 권의 경전이 아니라 방대한 여러 경전군을 말하는 것이며 초기 경전의 전집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실제로 아함경의 한역본은 4가지로 분류되고 있는데 긴 경(長經) 30을 포함한 장아함(長阿含), 길지도 짧지도 않은 경 222를 포함한 중아함(中阿含), 소경(小經) 1362를 포함한 잡아함, 서품(序品)을 제외한 473경이 1에서 11까지의 법의 수에 의하여 분류된 증일아함(增一阿含)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이에 상당하는 남방불교에서 전하는 팔리어 문헌은 5니까야 즉 오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현재 남방불교와 북방불교가 상이한 전통과 경론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아함경이라는 공통된 근본교설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전 성립의 시기상 가장 오래된 아함경부의 가치는 초기 불교 원형과 부처님의 육성에 가까운 말씀들을 전해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방불교권에서 다소 소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긴 하지만 근자에는 아함경부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아함경은 초기불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 기초자료가 되고 또한 부처님의 말씀에 가장 가까운 경전이라는 점에서 부처님 가르침의 고갱이를 접하고자 하는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역본 아함경의 경우, 편집하는 과정에서 중복된 것이 있다고는 해도 총 183권 2085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다. 내용은 방대하지만 각 경은 기억하기 쉬운 게송이나 짧은 산문 형태로 구전되어온 경의 성립 방식 덕분에 간결하고, 소박하면서도 깊이와 여운이 깊다. 장아함은 부처님께서 당시 교단 이외의 사람들을 만나 정법을 가르치며 외도(外道)의 그릇된 주장을 논파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며, 중아함은 부처님과 여러 비구들의 법담이 주 내용이며, 잡아함은 아주 짧은 길이의 경들이 주 내용인데 교리적인 내용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잡아함에는 참선 수행의 필요성과 방법, 부처님의 수행 모습이 상세히 언급된 많은 종류의 경전이 수록되어 있다. 한편 증일아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숫자에 따라 수록된 경전으로 1에서 10까지의 숫자에 관계된 가르침이 차례로 열거되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내용을 펼쳐가면서 아함경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한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사성제(四聖諦)와 연기(緣起)다. 다양한 기초교리와 철학적인 사유 방법 등이 담겨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사 고해라는 현실과 그러한 고통의 현실이 발생한 원인과 그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 고통의 원인을 제거해 성취되는 영원한 자유와 완전한 행복의 상태를 설명하는 사성제로 집약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의 실상인 연기를 설명하는 삼법인을 비롯한 불교의 체계적 교설과 출가, 재가의 수행방법 등에 대한 명쾌한 답이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인도의 흙길을 걸으며 중생들의 고뇌를 어루만지고 그 고통을 해결해주고자 했던 한 사람으로서의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경, 아함경. 아함경은 나와 나를 둘러싼 이들의 고통을 직시하고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경전이다. 인간 부처를 들여다보라. 그리고 닮아 가라. 그 속에 멀게만 보이던 참다운 인간의 길, 부처의 길이 열린다.

정해학당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4. 4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7. 7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8. 8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9. 9[포토에세이] 국사봉 전망대서 본 옥정호 물안개
  10. 10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1. 1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2. 2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3. 3[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6. 6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7. 7부산 국힘, 가덕도특별법 개정방침에 “국회에 책임 떠미나” 비판
  8. 8‘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9. 9[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10. 10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1. 1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2. 2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3. 3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6. 6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7. 7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8. 8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9. 9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0. 10주진모 B·GET 대표 “민관펀드로 K-팝 북항 아레나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4. 4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농약·고혈압약 등 취수원 오염물질, 부산시 선제 차단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8일
  1. 1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2. 2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5. 5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