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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세상이야기-그 곳에도 삶이 있다 <12> 에필로그

그 곳에도 여기와 닮은 삶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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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서 만나는 잘피군락은 땅 위의 초원을 연상시킨다.

- 어느 곳에 사는 해삼이든 위기를 느끼면 내장을 뱉는 건 마찬가지
- 날카로운 이빨과 독으로 무장한 이유는 호신·생존을 위한 노력
- 문제가 되는 불가사리는 아무르 한 종류 뿐, 구제작업은 가을이 적절

- 방수 케이스만 있다면 수중촬영은 생각보다 쉬워
- 바다생물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해보길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국가라 할 만하다. 그런데 우리는 바다를 너무 거창하고 먼 데서부터 찾아왔다. '해양입국'이니, '조국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는 등의 캐치프레이즈는 생활 속의 바다를 정치 구호로 만들어 거리감을 주고 만다. 바다에 대한 애정은 구호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다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바다와 생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뒀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하고 '바닷속 세상이야기-그 곳에도 삶이 있다' 시리즈를 기획했다. 그를 통해 바닷속 세상에 대한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하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2011년에는 새로운 형태의 바다 이야기를 선보이고자 한다. 새 시리즈 준비에 앞서 지난 1년간 펼쳐 보인 '바닷속 세상이야기'를 정리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지구 어느 해역에서든 비슷한 삶의 방식

   
청소물고기가 대형어류의 지느러미에 붙은 기생충을 포식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다.
지난 4월 23일부터 진행된 연재물은 바다생물들의 생활습성과 특성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전개 방식은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고 있는 바다생물에다 세계 각국의 바다생물을 '바다'라는 하나의 삶의 공간 속에서 해석했으며,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부산 연안의 아열대화를 바다생물의 삶 속에서 찾아보고자 했다.

그 같은 시도와 결과물을 통해 독자들이 좀 더 바다에 관심을 두기를 희망한다. 연재물을 진행하는 동안 기장에서 가덕도에 이르는 부산 앞바다를 살펴보고 포항, 영덕, 울진, 삼척으로 이어지는 동해안과 통영, 남해, 여수해역 등 남해안 그리고 제주도 바닷속을 둘러보았다. 필리핀 보홀, 태국 시밀란 섬에서 만난 수십 종의 산호와 열대 바다생물들의 모습은 지난 20여 년 동안 1400회 이상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축적된 경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바다와 바다생물을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지구는 바다로 이어져 있기에 어느 해역이든 바다생물들은 비슷한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부산 연안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성게는 몸을 숨기기 위해 머리에 해조류나 조개껍데기 등을 덮어쓰고 있다. 성게의 그런 특성은 남극이나 필리핀 열대바다에서도 같이 관찰된다. 북극 바다의 불가사리도 바다에 가라앉은 바다동물의 시체를 뜯어 먹고 살며, 열대바다에서 만난 해삼들도 위기를 느끼면 우리 주변 바다의 해삼처럼 내장을 밀어낸다.

   
서구인들은 돌고래에게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용궁의 사신 역할을 맡겼다.
바다생물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는 첫회 시리즈 '아름다운 공생'에 이어 2회 '바다동물의 위기탈출'을 통해 소개했다. '아름다운 공생'은 공생관계에 있는 말미잘과 흰동가리, 빨판상어와 대형어류, 망둥이와 딱총새우의 더불어 사는 모습을 상리공생과 편리공생으로 분류하며 공생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공생과 대치관계인 기생성 바다생물의 예를 들어 바다생물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자 했다.
'바다동물의 위기탈출'에서는 바다동물들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위기탈출 방법을 그렸다. 바다동물 중에는 위기를 맞았을 때 주변 색과 몸의 색을 맞추는 넙치, 오징어, 씬벵이, 문어 같은 종이 있는가 하면, 성게처럼 머리에 해조류나 조개껍데기를 짊어지고 다니며 몸을 숨기는 종도 있다. 극피동물인 거미불가사리는 몸 일부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며 같은 극피동물인 해삼은 창자를 밀어내고 도망치기도 한다. 복어나 갯민숭달팽이는 스스로 독이 있는 먹이를 먹어 포식자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람들은 늘 바닷속 세상에 대해 본능적인 호기심을 가져왔다. 그래서 상상 속에 용궁을 만들고 용궁과 사람이 사는 세상을 이어주는 몇몇 바다 동물을 용궁의 사신으로 지목했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거북이, 서양문화권에서는 돌고래나 해마 등이 각각 그 주인공이다. 3회 '이야기 속의 주인공 된 바다생물'을 통해 동양과 서양에서 다르게 해석한 용궁의 사신을 두고 어느 쪽이 더 적격자인지를 비교해보았다. 그런데 상상 속에서 존재하는 용궁이지만 미래에는 실제로 용궁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바닷속에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안전하고 멋진 집이 지어진다면 그곳이 바로 용궁이라 할 만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바다동물을 만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런 경험담을 4회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위험한 바다동물'과 5회 '독이 있어 위험한 바다동물'에서 소개했다. 바다동물들이 날카로운 이빨이나 독이라는 자기 방어기재를 가지게 된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게 된다면 이들이 단지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로 경외감을 가진다.

■잘못된 상식과 살기 위해 진화한 생명체들

   
남극에서 만난 코끼리해표의 모습. 바다포유동물인 코끼리해표는 땅에서 살다가 바다로 돌아간 대표적인 동물이다.
6회 '생명의 바다척도 산호'는 산호초와 공생관계에 있는 편모조류의 광합성 활동이 지구 온난화를 막아준다는 해양학자들의 주장을 소개했다. 해양오염으로 산호초지대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지구 환경에 얼마나 위험한지 지적한 내용이다. 지구가 당면한 환경적 위기는 지구라는 유기체가 갖추는 자정능력의 균형이 깨어질 때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산호초를 보호하는 것은 인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순환하는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지구인 모두의 당면과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7회 '불가사리에 대한 오해'는 불가사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잘못된 구제작업을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는 불가사리 중 조개류 등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먹어 어민들의 시름을 깊게 만드는 종은 아무르불가사리 한 종에 불과하다. 다른 종들은 죽은 바다동물의 시체나 각종 유기물을 먹어치워 바다의 부영양화를 막아주는 순기능도 있다. 그런데 매년 민·관에서 행하는 불가사리 구제작업을 보면 아무르불가사리가 아닌 별불가사리를 무차별적으로 잡아내고 있는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불가사리는 모두가 나쁜 종이라는 오해에다 잡아내는 시점이 잘못된 탓이 크다. 일반적으로 불가사리 구제작업은 불가사리 산란기인 봄에서 여름에 이루어지는데, 수온이 따뜻해지는 이 무렵은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아무르불가사리들은 낮은 수온을 찾아 다소 깊은 곳으로 이동한 후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여름을 보낸 후 수온이 떨어지는 늦가을이 돼서야 연안으로 기어든다. 연안에서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불가사리 구제작업의 올바른 시점은 산란 철인 봄보다는 수온이 떨어지는 늦가을이 적절하다고 본다.

   
암컷(왼쪽)과 수컷 연어 한쌍이 산란을 위해 오십천 상류를 거슬러 오르고 있다.
땅에서 살다 생명의 고향인 바다로 돌아간 종은 포유류 140종, 파충류 60종에 이른다. 8회 '바다로 돌아간 동물'은 이들 중 가장 먼저 바다로 돌아간 고래를 비롯하여 해표, 물범, 해달 등의 바다 포유류와 바다거북, 바다뱀 등 바다 파충류에 대해 알아봤다. 그들이 바다로 돌아가게 된 이유와 바다라는 환경에 얼마나 적응했는지 그리고 땅 위에 살 때의 흔적은 얼마나 남아 있는 지를 살펴보았다. 9회 '연어의 모천회귀 본능'은 강원도 삼척시 오십천과 경북 울진군 왕피천을 무대로 연어의 회귀, 산란, 수정, 부화, 방류되는 과정에 대한 기록물이다.

생물학의 기본이 되는 것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다.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한 이후 석학들이 이를 증명하기도 했지만 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10회 '성전환하는 어류'는 다윈의 진화론 중 하나인 '성 선택' 이론을 비판한 조안 러프가든의 '사회적 선택' 이론을 바탕으로 했다. '사회적 선택'이 진화를 이끄는 한 축임을 어류들이 성을 바꾸는 행동을 통해 설명했다. 11회 '바닷속을 날아다니는 펭귄'은 다윈의 진화론의 한 축인 '자연선택론'을 설명하기 위해 펭귄을 예로 들었다. 오래전 펭귄들은 하늘을 날아 다녔지만 거친 남극 바다에서 크릴을 사냥하고 추위를 피해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하늘을 나는 능력보다는 수영을 잘하는 능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결국 수영 능력을 선택한 펭귄들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하늘을 날기만을 고집한 펭귄들은 멸종했을 것이다.

■수월해진 수중사진 촬영…매력적인 도전

사람들은 수중사진을 어렵거나 생소한 영역으로 생각하지만, 수중 세상에 관심만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수중촬영을 위해서는 먼저 물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중사진기가 준비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중사진기라 해서 예전처럼 수중전용 사진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집집이 한 대씩은 있음 직한 디지털 사진기에 방수 케이스를 씌우면 그만이다. 그러니 수중사진기의 개념을 정리하면 육상사진기를 물속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방수케이스를 씌운 것으로 생각하면 간단하다. 물론 이 케이스는 10m 깊어질 때마다 1기압에 상응하는 압력만큼씩 증가하는 수압을 이겨낼 수 있도록 튼튼해야 하고, 물속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케이스 외부와 사진기의 버튼이 기계적으로 동조가 되어야 한다. 사진의 품질을 떠나 무엇을 촬영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바다생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훌륭한 수중사진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활동할 수 있는 스쿠버다이빙 기술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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