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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24> 흰뺨검둥오리

엄마처럼 따르다 갑자기 낯가려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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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12-29 20:51:1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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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서 여름을 나는 흰뺨검둥오리.
지난 주에 이어 이번엔 흰뺨검둥오리 얘기다.

흰뺨검둥오리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흔한 텃새다. 우연한 기회에 이 오리의 알 1개를 주워 교육용 인공 부화기로 부화시켜 키운 적이 있었다. 처음 깨어났을 땐 필자를 엄마로 알고 필자가 보이지 않으면 꽥꽥거리고 소동을 피워 '꽥꽥이'라고 불렀다. 부화 기간 휘파람 소리를 각인시킨 덕분에 필자가 '휘~휘~휘~휘'하고 휘파람을 불면 달려와 무릎에 앉았다. 낯선 사람이 나타나거나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꽥꽥이는 구석진 곳에 앉아서 꼼짝하지 않았다.

이것은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꽥꽥이가 부화한 지 45일쯤 되었을 때 갑자기 필자를 보면 놀라서 도망을 쳤다. 특별한 동기나 이유가 없었다. 항상 엄마로 생각하고 잘 따르던 녀석이 왜 갑자기 엄마가 아니라 적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깃털은 겨우 다 났는데 아직 날지 못하는 꽥꽥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고, 결국 경남 창원의 인공 호수에 방사했다. 이미 이 호수에는 거위 한 마리가 살고 있어서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해 방사한 것이다. 아마 계속 키웠더라면 꽥꽥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죽었을 것이다. 야생 오리의 본능이 어느날 살아나 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야생 조류들을 부화시키고 키워오면서 충실한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이 참 많이 후회된다. 조상님께서 물려주신 동물적 본능을 너무 믿고 꽥꽥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많은 것을 다 기록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

야생동물들을 관찰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다 보면 천적에 부모가 죽어서, 또는 천재지변이나 인간들의 이기심 등으로 부모를 잃은 새의 알이나 새끼새를 쉽사리 만나게 된다. 필자가 돌봐주지 않으면 죽을 것이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이들을 데리고 온다. 그리고 어미가 로드킬을 당한 포유류 새끼들도 집으로 데리고 와서 자식처럼 돌봐준다. 필자는 이들을 자식으로 생각하지만 야생동물들은 언제나 그들의 몸속에 야생의 본능이 자리잡고 있다. 부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야생동물들이 모두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모인호·낙동강하구 생태해설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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