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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23> 쇠제비갈매기

60일 동거후 DNA 본능대로 훨훨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22 20:27:1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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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에서 구해온 알에서 인공부화한 쇠제비갈매기 '나나'.
사람은 기쁘면 깔깔거리며 웃고, 슬프면 눈물을 흘리며 운다. 이것은 어릴 때 부모님께서 가르쳐주신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은 후천적 교육에 의해 많은 본능을 억제하면서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다.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것이 아닌, 10여 년간 야생 조류들을 관찰하고 또 우연히 야생 조류의 알을 인공 부화시키고 키우면서 알게된 야생 조류들의 본능에 관한 것이다.

쇠제비갈매기는 부산을 대표하는 여름 철새다. 매년 여름이면 낙동강 하구의 모래섬에 1000여 쌍이 둥지를 튼다. 낙동강 하구의 일웅도에 판매용으로 쌓아둔 모래에 쇠제비갈매기가 알을 낳았는데, 모래를 덤프트럭으로 퍼내는 바람에 하는 수없이 쇠제비갈매기 알을 거둬 들여 종이상자에 넣고 백열등을 켜주며 인공 부화를 시킨 적이 있었다. 열악한 습도와 온도에도 기적적으로 한 마리가 태어났다.

필자가 어릴 적에 TV를 통해서 보았던 만화영화 '미래 소년 코난'에서 주인공 코난의 여자 친구 '나나'가 키우던 새가 제비갈매기류였던 것으로 기억해 이 쇠제비갈매기의 이름을 '나나'로 지어주었다. 쇠제비갈매기는 주로 물고기를 먹는데 어미가 물고기를 잡아와서 직접 먹여준다. 그래서 필자도 냇가에 가서 물고기 치어를 잡아와 핀셋으로 물고기의 꼬리를 집어 나나의 눈앞에서 흔들어주었다. 그러면 나나가 그 먹이를 먹었다.

어릴 땐 이렇게 먹이를 먹였다. 하지만 나나는 죽은 물고기는 먹지 않았다. 좀더 자라서는 물쟁반(수반)에 물을 붓고 물고기를 넣어 놓았다. 그런데 나나가 수반 속에서 잡아먹는 물고기보다 물 밖으로 나와 죽은 물고기가 훨씬 더 많았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본능이 작용한 것 같았다. 이렇게 키우기를 60일쯤 되어 유조답게 깃털이 갖추어지자 홀로 나는 연습을 시작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유전자(DNA)의 프로그램에 의해 때가 되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나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는 어느 날, 바람이 부는 어느 날, 나나는 그 동안 고생스럽게 키워준 사람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바람에 몸을 맡기고 본능이 이끄는 곳을 향해 날아가 버렸다.

옛말에 '꿩 새끼 저절로 간다'는 말이 있다. 꿩을 키워놓으니 저절로 날아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이 또한 야생동물은 무엇보다도 본능에 의해 스스로 행동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모인호·낙동강하구 생태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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