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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현의 규슈 문화리포트 <21> 후쿠오카의 크리스마스

네온 십자가 찾기 힘들지만 거리의 `트리` 화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14 21:06:3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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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시의 도심공원인 케고공원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돼 있다.
이곳 후쿠오카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일 이어지는 송년회 등의 모임으로 시내 번화가를 중심으로 연말 분위기가 한창이다. 성탄절도 다음주로 다가왔다. 상가와 길목 이곳 저곳에서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행인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으며 연인, 친구, 직장동료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나 일루미네이션(전구나 네온관을 이용한 조명장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풍경도 한국의 연말 풍경과 닮아있다.

한국 종교신자의 절반 가까이가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인 반면 일본은 1~2%정도에 불과하다. 일본의 종교신자는 약 50% 가 신도(神道·신사에서 여러 신을 모심)를 믿고 다음으로 불교가 약 40%, 그 외 나머지 10%내에서 기독교(천주교 및 개신교) 및 기타 종교로 나눠진다.

한국에서는 도심의 조금 높은 빌딩에 올라 번화가를 내려다 보면 교회를 나타내는 십자가 몇 십 개 정도는 쉽게 헤아릴 수 있지만 일본에서 십자가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회나 성당이 한국에 비해 상당히 드물고 신자가 그만큼 적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결혼식 대다수가 외국인 목사에 의해 교회에서 이뤄진다. 보통은 교회예식과 전통 신사예식 모두를 하루에 치른다. "교회를 다니지도 않는 일본인이 왠 교회예식?"이라고 의아해 할 수도 있을 텐데 사실 그 교회는 신자를 위한 교회가 아닌 단순히 결혼식 행사를 하기 위한 교회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는 11월초부터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고조된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캐롤이 거리를 채우고 제과점이나 백화점에서는 일찍부터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주문에 들어간다. 그리고 어린이가 모여드는 곳에는 산타 차림의 백화점 점원들의 작은 선물을 나누어주는 행사도 이어진다.

어느 통계자료에 보면 일본인 성인남녀에게 크리스마스를 누구와 함께 보내겠냐는 질문에 70%에 가까운 사람이 가족과 함께 보내겠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가족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어린 자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주어지는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일본에서 연출되는 것이다.

한국의 대학이 방학에 들어가면서 후쿠오카의 번화가인 텐진시내에 나서면 쉽게 한국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다. 단연 일루미네이션이나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텐진의 다이마루백화점 뒤, 이와타야 백화점 주변, 케고공원 등지에서 일루미네이션과 트리가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그리고 텐진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가면 있는 모모치해변의 후쿠오카타워의 주변에도 꾸며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장식들을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신년이 돼도 그대로 두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일본은 크리스마스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식이기 때문에 26일이 되면 깨끗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발빠르게 1월 1일 신년행사에 들어간다. 일본 상업시설의 신년행사는 감사세일을 겸하여 전년도 재고품들을 한데 모아 상자에 담아서 반값 혹은 그 이하 가격으로 판매한다.

그것을 후쿠부쿠로(福袋·복주머니)라 하는데 손님은 그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아무도 모르며 점원에게 물어 보아도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단연 인기있는 상품은 전자제품을 취급하는 전자상가들이다. 잘만 고르면 그야말로 큰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카타역 주변의 전자상가는 연말의 끝자락 12월 31일 저녁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1월 1일 아침 개장시간까지 추위에 무장한 사람들이 단 하루의 복주머니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후쿠오카를 관광하는 한국인도 큰 글씨로 '福(복)'이 적힌 후쿠부쿠로를 사보는 것도 나름 외국여행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 한다. 절대 손해 볼일은 없으니 말이다.

사진가·후쿠오카 아시아포토그래퍼스갤러리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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