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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본 세계경제, 부산경제 <14> G8, G20, 그리고 세계경제

금융위기 이후의 G20, 이해관계 대립 부각되고 G2(미국·중국)가 사실상 좌지우지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28 20:33:0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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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 5개국 모임에 3개국 더해 G8로
- 국제화·신자유주의 민초들 저항 일으켜

- 금융위기 계기로 G20 공식 발족
- 다자간 국제경제 협의체 탄생

- 회원국 정책공조로 불황 벗어났지만 환율전쟁 등 갈등
- 구조적 문제 드러나 운영조직도 필요

- 한국, 서울회의서 각종 의제 제의로 국제적 위상 높여

■경제위기와 G8의 탄생

   
G20 서울 서밋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
G6, G7, G8 혹은 G20. 난해한 암구호가 아니라 세계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세계 각국이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모색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흔적이다. 세계경제 구조가 변함에 따라 G(Group)의 구조만 달라졌을 뿐, 기본적으로는 G8과 G20이 그 근간이다.

먼저, G8(Group of eight). 1974년 제 1 차 오일쇼크로 세계경제가 한참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미국 워싱턴 백악관 서재에서 선진 5개국(미국, 영국, 서독, 일본, 프랑스)은 세계경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의 결과, 1975년 프랑스는 이 선진 5개국에 이탈리아까지 포함한 6개국을 초청하여 매년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합의하였고, 이듬해 캐나다가 포함됨으로써 G7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것은 다시 1994년에 러시아가 포함됨으로써 현재의 최종적인 G8(혹은 G7+1)로 변하게 된다.

   
2001년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열린 G8회의 때의 격렬한 반대 시위 모습.
이 G8은 1980년대와 1990년대 거의 모든 세계경제 현안에 관여해 왔다. 프라자 합의를 필두로 WTO의 출범, 원자재와 에너지 문제 그리고 아프리카의 경제발전과 에이즈(AIDS)에 이르기까지, 과장되이 말하자면, 이들이 거론하기만 하면 즉각 세계적인 문제로 격상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공과는 이들이 주도한, 혹은 함께한, 국제화(globalization)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다. G8은 국제화를 주도했고 신자유주의라는 경제이념을 전 세계로 퍼뜨렸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세계를 상대로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되었고, 이런 흐름은 규제 완화, 경쟁 제일주의, 시장의 우위라는 신자유주의와 결합되어 한 시대의 모토로 자리잡게 되었다. 당연히 이 이념은 개도국보다는 자신들 선진국을 위한 것이었고, 그 결과 이런 흐름에 소외되거나 피해를 보게 된 세계 민초의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2001년 이탈리아의 제노아에서 개최된 제 27 차 G8 정상회담에서는 대규모의 군중이 모여 가장 격렬한 반국제화, 반G8(anti-G8) 시위를 벌였다. 그 뒤 이런 시위는 일상화되었다.

■G8에서 G20으로

"G8은 같은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의 모임이므로 이 모임을 확대한다는 것은 (세계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의 질을 떨어뜨릴 것입니다." 2008년 일본의 홋가이도에서 개최된 제 34 차 G8 정상회담에서 카즈오 코다마(Kazuo Kodama) 일본 외무성 언론담당관(chief press secretary)은 G8의 확대에 이렇게 부정적인 논평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발로 시작된 세계금융위기는 더 이상 8개 국의 협의나 정책공조로서는 해결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그 결과 2008년 워싱턴에서의 모임을 계기로 G20(Group of twenty)은 공식적으로 발족하게 된다. 세계 GDP의 85%, 세계무역의 80%,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G20은 G8과는 비교되지 않는 대표성을 지니게 되었고, 그 결과 2009년 9월 피츠버그 G20 정상회담에서 G20은 공식적으로 G8을 대체하게 된다.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 서아시아의 사우디아라비아, 유라시아의 터키, 그리고 동아시아의 한국까지 포함하는 세계경제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다자간 국제경제 협의체가 탄생한 셈이다.

■G20의 공과

2010년 11월 한국에서의 G20 정상회담까지 이제 5번의 정상회담을 개최한 G20에 대해 그 공과를 논하는 것은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반드시 이들의 정책협조 탓만은 아닐지라도, 2007년과 2008년의 무시무시한 세계경제 대공황(?)의 공포를 벗어나게 된 것은 이들의 정책공조에 힘입은 바 크다. 불황의 문턱에 접어든 세계경제를 살리기 위해 거의 동시에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공급을 늘리고, 필요한 금융부문의 조정을 권고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나아가, 1930년대 대공황 당시의 파괴적인 '네 이웃 거지만들기 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을 시행하지 않고 나름으로 고통을 함께 하기로 한 것은 더욱 평가할 만하다. 그래서 당분간 G20의 주된 관심은 세계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고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세계경제를 본 궤도에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대공황의 전조가 사라지자 묻혀있던 갈등과 이해 대립이 표면화되기 시작한다. 하기는 G20의 출범 초부터 그런 전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보호무역주의의 동결을 선언했지만, 불과 36시간 뒤에 러시아가 이런 합의를 위반하고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것이다. 이런 작은 에피소드보다는, 20개 국이 모인 모임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 독일과 같은 경상수지 흑자국과, 미국 영국과 같은 경상수지 적자국의 대립이다. 이들 대립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문제,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제한문제, 수출의존경제를 내수위주경제로 바꾸는 문제 등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모든 분야에서 첨예하게 드러난다. 또, 다른 문제는 G20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덩치는 크지만, 사실상 실질적인 논의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G2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과연 G20이 어느 정도 효율적으로 지속될 것인가 하는 조직 자체의 문제도 없지 않다.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최소한 사무국과 같은 기본조직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0년 11월 서울 정상회담의 의의

"G20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핵심그룹(core group)이 필요하다. 중국, 브라질, 인도 등 8개의 새로 부상하는 나라들은 여기에 포함되어야 하지만, 한국은 아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으로 충분하다." 워싱턴의 브루킹스 연구소는 2008년 10월 G20의 첫 번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가치 혹은 위상을 이렇게 평가했다.

하지만, 이렇게 폄하(?)되었던 한국이 의장국의 지위로 2010년 11월 제 5 차 G20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이렇게 평가한 것은 여기서 '실질적으로' 환율전쟁이 종식되었다거나, IMF의 지배구조 개혁이 완수되었다거나, 세계경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합의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들 문제는 사실상 그 '방향'만 제시되었을 뿐 합의에 이르기는 요원하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금융안전망 구축(financial safety net)'을 제안했고, 개도국을 포함한 '세계발전(international development)'의 문제를 화두로 꺼냈다. 한국 자신의 경험, 즉 1997년의 IMF 경제위기와 지난 30~40년 동안의 경제발전 경험이 녹아있는 이런 의제들은 한국이 G20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혹은 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특히, 환율문제를 두고 날카롭게 대립한 미국과 중국을 중재(bridge)한 것은, 그래서 경주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중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아시아의 경제구조에서 한국이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몇 가지 바람직하지 못한 점(박스기사 참조)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B+는 될 것 같다.


# "일반인들에 강요하는 국격 올리기는 잘못"

- 외국인들이 본 서울G20회의

"한국인들은 이번 G20 기간을 이용해 자신의 국제적 평판을 높이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래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탄 차가 지나갈 때 행여 그가 한국인들이 과음하거나, 침을 뱉거나, 소동을 벌이는 등 품위 없는 행동들을 목격할까 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의 G20 의장은 일반대중들에게 품위있는 행동을 하라고 요구하고(urge) 있다. 이런 두려움은 초점을 벗어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크리스티안 올리버(Christian Oliver) 한국 특파원이 'G20과 한국'이라는 특집기사(2010년 11월 11일)에서 한 말이다.

   
김기홍 부산대 교수·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환교수
한 나라의 국격 혹은 이미지는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목격할 수 있는 일상생활의 일탈 혹은 관행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G20에 참가할 정도의 인사라면 그 정도는 안다. 우리도 국격이 사람의 생리현상이나 조그만 일탈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는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분뇨 처리와 운반에 따른 악취를 줄이기 위해 분뇨 처리시설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경향신문 11월 11일에서 부분 인용)라는 소식을 접하면 머리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분뇨 처리시설의 가동을 조정함으로써 입국하는 외국 VIP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자는 그런 발상, 혹은 지시가 어디서 나왔는지 정말 궁금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었다면 올리버의 다음과 같은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한국을 방문하는 외교관들은 한국의 비효율적인 관료주의와 (일반대중이 아닌) 조직위원회의 무례한 스탭들에게 분통을 터뜨린다. 이들을 더 경악하게 하는 것은 한국에는 5성급 호텔과 싸구려 모텔을 제외하고는 적절한 가격의 좋은 숙박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여전히 2%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부족함은 GDP를 높이거나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메꾸어지지 않는다.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품격을 회복할 때만 이런 부족함이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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