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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명품 <40> 울산 남구 선암호수공원

46년만에 철조망 걷고 시민 품에 안긴 도심 속 친환경 수변공원

원래 석유공단에 공업용수 공급하는 호수

주민 구의회 구청 국회의원 힘 모은 합작품

호수 주변 산책로 야생화단지 등 조성

3년만에 입소문, 타 지자체서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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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이 사시사철 가득 담겨있는 호수, 그리고 그 호수를 품에 안은 듯한 울창한 푸른 숲. 이 같은 대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곳이 삭막한 도심 한 복판에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것도 각종 레포츠나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정답은 울산시 남구에 있다. 선암호수공원이 바로 그런 곳이다.

■금단의 땅 시민요구로 환원

하늘에서 내려다본 울산 남구 선암저수지 전경.
지도상으로 울산 남구의 한 복판에 위치한 선암호수공원은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금단의 구역이었다. 공원이 되기 전 선암호수는 인근 석유화학공단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46년 동안 수질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수질 보호를 위해 총 연장 4㎞에 이르는 호수 주변은 높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수자원공사의 관리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울산에서 어지간히 오래 살아도 선암호수의 속살을 본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금단의 호수'가 시민들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불과 3년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민들의 바람, 담당 공무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

지난 1962년 5월 울산이 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수질보전구역으로 묶인 선암호수는 개발은 물론 사유재산권 행사조차 할 수 없는 도심 속 고립무원의 오지로 전락했다.

선암호수공원 내 연꽃지 인근 생태 늪지원의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러다 40년 세월을 훌쩍 넘긴 2004년 4월 남구의회 의원 3명을 대표자로 선암동과 야음동 등 호수 주변 주민 7818명이 연명으로 선암호수를 공원으로 조성해 줄 것을 청원하는 진정서를 남구청과 울산시에 제출했다. 이에 해당 지자체들은 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했으나 사업비 확보와 규모, 주체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지지부진한 상태로 시간을 보냈고 지역 주민과 시민들의 환원요구는 더욱 거세갔다.

급기야 이 문제는 현 김두겸 구청장의 공약사항으로 채택되고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도 나섰다. 이후 수자원공사와 수 차례 협의를 한 결과 2005년 12월 사업에 착수하게 돼 2년 넘는 공사끝에 2008년 1월 31일 준공식과 함께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도심 속 수변공원 전국서 주목

공원 내 솟대광장 뒤편에 선박 모형과 고래 형상의 독특한 외관이 특징인 화장실(1층)과 관리동(2층) 모습.
수자원공사 지원금 25억 원을 포함해 총 16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선암호수공원의 특징은 한 마디로 도심 속 친환경 수변공원이란 점이다. 또 자연과 현대인의 삶이 공존하는 자연학습장 같은 곳이다.

1.2㎢ 면적의 호수를 중심으로 총 연장 4㎞에 달하는 산책로가 띠를 두르고 있다. 자연과 인공이 가미된 산책로 변에는 소나무 잣나무 등 50여 종의 울창한 푸른 나무숲이 애워싸고 있다. 어쩌면 사람의 발걸음을 허락하지 않은 탓에 얻게 된 반대급부이기도 하다.

그리고 산책로 곳곳에는 야생화 단지와 장미터널, 자연학습장, 습지 탐방로, 수생 생태원, 연꽃 군락지 등을 조성하거나 설치했다. 또 서바이벌게임장과 모험시설, 축구장, 야외무대 등도 만들었다. 한 마디로 계절에 관계없이 보고 느끼고 즐길거리를 망라해 둔 셈이다.

지난 여름 선암호수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워터볼을 즐기고 있다.
완공된지 불과 3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선암호수공원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가 갈수록 찾는 발길이 늘고 있고 벤치마킹하려는 타 지자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이 공원은 하루 적게는 3000명에서 많게는 7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인천시설관리공단과 경기도 파주시 등 벤치마킹 온 지자체나 기관만도 50여 개에 이르는데 지금도 한 달에 3~4개 지자체의 방문을 받고 있다.

이처럼 선암호수공원이 기대 이상의 평가와 반응을 얻자 남구청은 공원 내에 청소년 수련장과 음악 분수, 조각공원, 카누연습장 등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선암호수공원으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울산가는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타고 남구 삼산동 터미널에 내린 뒤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 정도에 갈 수 있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데 보통걸음으로 2~3시간 걸린다.

신상열 남구청 녹지공원과장은 "선암호수공원은 개발이 제한된 잃어버린 공간을 구민과 구의회 지자체가 힘을 합쳐 되찾아 온 상생의 결정체일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가치를 극대화 한 대표적 사례"라며 "이 곳에서 누구나 최상의 휴식과 건강, 기쁨과 만족누릴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 울산 남구청 녹지공원과 이승주 씨

- "선암호수공원은 현재 진행형… 시설·테마 끝없이 바꿀테니까"

"선암호수공원을 찾은 시민이나 타지 방문객들로부터 '정말 멋있다. 잘 만들었다'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 뿌듯합니다. 아마 평생 이 보다 더 큰 성취감을 갖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울산 남구청이 재탄생시킨 지역 명품 선암호수공원은 녹지공원과 공원관리계 직원 이승주(38·7급·사진) 씨의 땀과 발품을 토대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올해로 4년째 선암호수공원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 씨는 공원조성 계획의 입안에서부터 공사와 마무리, 현재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마다 참여하며 궤를 같이 해 왔다. 녹지직으로 공직에 첫 발을 디딘 그에게 선암호수공원 담당업무는 거부할 수 없는 사명감이자 일종의 운명과도 같았다.

"2년이 넘는 공사기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원을 찾았습니다. 수질보호구역으로 묶여 40여년 넘게 철조망에 가로막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지역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돌려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대충 할 수 없었지요."

이 씨의 말처럼 오랜기간 금단의 구역으로 차단돼 있던 곳을 막상 공원으로 탈바꿈시키자니 일도 많았다. 호수주변이다 보니 늪지나 경사면도 많고 이를 환경친화형으로 살릴 것은 살리고 안전이나 예상되는 이용 불편 해소를 위해 어떤 것은 과감하게 리모델링해야 했다.

"준공식을 불과 두 달 앞두고 당시 늪지인 현 축구장 부지를 식장 터로 사용하기로 했는데 흙과 돌을 부어도 부어도 끝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일정이 빠듯하다 보니 끊임없이 나는 흙먼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립공사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는데 얼마나 많은 먼지를 마셨으면 한 직원은 기관지에 이상이 생겼을 정도였지요."

이젠 관리만 하면 되니까 다소 수월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이 씨는 "선암호수공원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한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계층이나 취향, 욕구가 다르다 보니 최대한 다수를 최고로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시설이나 테마를 바꾸고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선암호수공원은 구민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보석이자 자연이 가져다 준 안식처인 만큼 이용객 모두가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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