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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21> 숲이 사라진 도심 고층아파트 유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24 20:54:5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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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수영만 일대의 초고층 아파트.
내년 2월이면 이사를 해야 한다. 1년마다 이삿짐을 꾸렸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그때는 집값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청에 할 수 없이 전전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다. 돈, 학군, 교통, 환경, 홀로 계신 어머니….

아내와 이런저런 논의를 하다가 몇 가지 결론을 내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최대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적어도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야 한다는 점. 그렇게 결정하고 보니, 자연스럽게 주택보다는 아파트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몇 군데 아파트를 둘러보았다.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한껏 집값이 올라와 있는 아파트는 지하철이 가까워 시끄럽다는 것, 이웃이 보일 정도여서 낮에도 블라인드를 치고 있다는 사실, 술집과 모텔의 번쩍거림으로 아이들과 손잡고 저녁 산책하러 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꺼려졌다. 은행에서 몇 천만 원 융자를 해서라도 가고 싶은 집은 있었으나 주변 환경 때문에 결국엔 포기했다.

학군에는 워낙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이라 남은 것은 교통보다 주변 환경으로 기울어졌다. 그래, 온천천. 도시의 바쁜 일상으로 눈앞의 야산에도 오를 여유가 없었지만, 가까이에 온천천이 있다면 충분히 산책이라도 하지 않을까. 또 온천천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이 있으므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보였다. 단란한 네 가족이 10년에서 15년 정도를 보내기에 적당한 평수가 34평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지금 가진 돈으로는 10년 동안 우리 부부가 저축한 전부를 투자하더라도 새 아파트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조금 낡은 아파트면 어떤가. 사실 요즘 새롭게 짓는 아파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용적률을 잔뜩 높인 초고층 타워형이다. '자연을 닮은 아파트'는 그야말로 광고일 뿐이다. 초고층 아파트가 화재며 재난사고에 얼마나 취약한지 최근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보도에 따르면 올 한해 16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의 화재건수가 499건으로 여타의 사례에 비해 높으며 화재 발생 시 구조·대피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이들은 에너지 사용량도 엄청나다. 베란다가 없고 창문이 작으니 환기는 전력을 사용하는 시스템에 의존해야 할 테고 엘리베이터 없이 움직이기 불편하다.

부산의 주거환경 정책에 바람이 있다면, 자꾸만 고층으로만 올라가는 아파트가 아니라, 숲이 많은 소규모 아파트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무너져야 할 아파트들이 무너진 다음에는 무언가 변화된 도시, 마치 컴퓨터가 고장 나서 재부팅으로 새로운 환경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온천천뿐만 아니라, 더 많은 강물과 나무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많은 공간으로 채워지기를.

서정호·금성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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