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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미국에서 본 세계경제, 부산경제 <6> 미국의 기업 - 월마트(Walmart)

상품 만들지도 않으면서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 성공비결은 끝없는 혁신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03 20:34:5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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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가 정책으로 물가상승 억제 효과
- 창업 5년 후 해외에 눈 돌려 전세계 4081개 점포 거느려

- 재고·판매현황 실시간 파악 인공위성 네트워크…물류혁신 이끌어
- 바코드 조기 도입, 전자태그도 부착
- 동북아 물류허브 꿈꾸는 부산은 서비스 혁신으로 부가가치 창출해야

■세계 최대의 기업

   
미국의 글로벌 물류 기업인 월마트의 매장 모습.
세계에서 제일 큰 기업은 어디일까? 아마 엑손모빌(Exxon Mobil)같은 석유회사를 거론하거나, 토요타 자동차, 그도 아니라면 글로벌 보험회사인 악사(AXA)를 생각할 수도 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 혹은 인텔을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 큰 기업이라고 하면 첨단제품을 만들어 팔거나, 에너지를 만들거나, 최소한 돈을 만지는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이런 추론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조금 의외이기는 하나 세계 최대의 기업은 미국의 소매 유통 전문점 월마트이다. 월마트? 아 그 조금 싸게 파는 기업. 조금 의외라고 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고 다른 기업이 만든 물건을 받아 '이문'을 조금 남기고 그것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기업이 세계 최대 기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것을 가능하게 했을까?

■월마트효과

"미국에서 지난 20년 간 저렴한 물가(low inflation)를 가능하게 한 것은 FRB의장인 그린스팬이 아니라 월마트 때문이다. 월마트의 저비용 모델은 미국의 산업과 경제에 지대한 공을 끼쳤다." 2008년 톰 반 리플러는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보스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이다. 미국의 많은 경제학자와 경영학자는 월마트가 미국경제에 끼친 이런 효과를 월마트 효과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자그마치 19년 동안 사용된 "매일 최저가격, 매일(Everyday Low price, everyday)"이라는 슬로건은 월마트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이 슬로건은 2007년 바뀌게 된다. 박스기사 참고) 그래서 한 연구에 의하면 이런 저가격 정책 때문에 2006년 한 해에만 소비자들은 2870억 달러를 아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저가격이 가능했을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월마트에 납품을 하는 제조업체와 가장 저렴한 가격에 납품하도록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당연히 제조업체로선 월마트와 이런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게 이익일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우스개 소리지만 제조업체들의 경우 두 번째로 치명적인 실수는 '월마트와 이런 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월마트와 이런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단기로 보면 제조업체에 돌아오는 이익이 적지만 월마트에서 팔리는 양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는 제조업체에도 충분한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제조업체는 미국 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월마트는 미국 전체 수입의 10분 1에 해당되는 120억 불의 상품을 중국에서 수입한다.(2005년 기준)

■글로벌 물류유통기업

   
회원제 할인 매장인 샘스클럽.
이런 월마트는 미국 내에서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1962년 샘 월턴(Sam Walton)이 아칸소주 로저스(Rogers)시에 1호점을 개점한 이래 5년 내에 미국 내에서만 24개의 점포를 열었다. 하지만 그는 곧 눈을 미국 밖으로 돌려 해외에도 점포를 열기 시작했다. 그래서 창립 50주년을 앞둔 지금 해외의 점포수만 4081개(전체의 점포수는 7873개)에 이르게 되었다. 캐나다 318개, 멕시코 1197개, 브라질 345개, 칠레 197개 점포 등 중남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선 영국에서 358개, 아시아에서는 중국에서 243개, 일본에서 371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총 종업원 수(미국 포함)만 210만 명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 아닐 수 없다. 최저가격이라는 슬로건이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성공의 역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에서는 노동조합 문제로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했고, 한국에서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채 신세계에 모든 점포를 팔고 철수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 글로벌 기업은 끝없이 움직이며 자기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새로 성장하는 아시아의 가능성을 보고 조만간 인도에 대규모의 점포를 개설할 꿈을 가지고 있고(곧 진출 허가가 나올 예정), 자기의 사업영역을 금융서비스 부문으로 확장할 야무진 비전도 가지고 있다.

■성공원인은 혁신

저가격 납품 정책 외에 월마트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또 다른 요인은 '각 지점의 재고와 판매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인공위성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었다. 1987년 월마트는 24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미국 내의 전 지점과 본점을 음성 문자 그리고 동영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것은 당시 민간 기업이 구축한 최대 규모의 인공위성 네트워크 시스템이었고, 당시로서는 가장 큰 물류혁신이었다.

이뿐 아니다. 1980년대 중반 바코드가 대부분의 식료품과 상품에 보급되고 있을 때 월마트는 이 시스템이 가지는 장점을 재빨리 파악했다. 그래서 단 시일내에 무려 70개의 팀을 만들어 바코드 시스템을 모든 매장에 도입하였다. 2005년에는 전자태그(RFID: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상품에 작은 칩을 부착함으로써 상품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게 하는 시스템)의 유망함을 파악하고 이것을 모든 상품에 채택하려 했다. 그러나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에 잠시 유보했다. 하지만, 2010년 8월 1일 월마트는 마침내 우선 청바지와 같은 의류제품에 이 전자태그를 부착하도록 했다. 아직 이 제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전자태그는 전 상품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저비용과 효율을 향한 월마트의 움직임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물류의 꿈과 허상

보고 만질 수 있는 상품을 만들지 않고서도 세계 최대의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제조업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운 국가 혹은 지역도시에는 하나의 로망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동북아 물류허브를, 동남권의 부산은 동남권의 허브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물류는 기업이건 허브건 '보고 만질 수 있는 상품' 보다 더 뛰어난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서비스가 혁신을 바탕으로 매순간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래서 물류의 성공 가능성은 제조업보다 오히려 더 낮다.

그러니 월마트의 성공을 보면서 '우리도' 하기에는 너무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정말 지역경제에 필요한 것은 월마트와 같은 물류기업, 서비스기업을 가능하게 했던 정신적 바탕을 만들고 동기를 부여해 나가는 것이다. 2009년 수영에서 개장한 코스트코에 부산, 심지어는 울산에서도 쇼핑을 하러 왔다. 하지만, 코스트코에 있는 것은, 몇가지를 제외하곤, 다른 할인점에도 다 있다. 그러니 정작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이 울산에서 부산까지 원정 쇼핑을 하게 만들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게 뭘까?


# 슬로건의 변화

- 싸게 파는 것에서 생활의 질까지 고려

   
월마트를 굴리는 트럭. 이런 트럭들이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저비용으로 소비자에게 물건을 공급한다. 트럭에 새겨진 'save money, live better'라는 슬로건이 눈길을 끈다.
현재 월마트는 미국에서 영업하는 월마트(Walmart: 소문자로 쓴다), 해외에서 영업하는 월마트(WALMART: 대문자로 쓴다), 그리고 회원제 할인 매장인 샘스클럼(Sam's Club)으로 나누어진다. 샘스클럽을 제외하곤 월마트는 미국 내외를 가리지 않고 "매일 최저가격, 매일(Everyday Low price, everyday)"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해 왔다. 그리고 이와 함께 '더 이상 할인될 수 없는 가격(Unbeatable price)'라는 문구도 매장에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월마트는 2007년 9월 12일부터 이 구호를 '알뜰하게 아껴서, 잘 살아라(Save Money, Live Better)'라는 구호로 바꾸게 된다. 돈을 절약하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월마트 구호였다면 이제는 그것을 바탕으로 행복하게, 더 재미있게 살아라고 권유하는 셈이다.

왜 그렇게 바뀌었을까? 소비자의 기호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싼 가격은 매력적이고 소비자를 월마트 매장으로 이끄는 변함없는 이유지만, 소비자에 따라서는 조금 더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조금 더 나은 제품을 가지고 싶고, 조금 더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싶은 것이다. 이제 생활의 질까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김기홍 부산대 교수·펜실베니아 주립대 교환교수
여기에는 지난 10년간 엄청나게 수입해온, 그래서 월마트 매장에 진열되어 '더 이상 할인될 수 없었던(Unbeatable)'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실망(특히 품질)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와 함께 경쟁기업들이 더 다양하게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파는 것, 웰빙과 로하스라는 시대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니 누군가 사족을 덧붙인다. 이런 구호의 변화는 금융위기 시대의 미국 소비자를 심정적으로 어루만지기 위한 배려라고 한다. 그런가? 그렇다면 이 정도로 배려하지 않고서는 기업도 물건을 팔 수 없는 시대가 온 셈이다. 기업의 구호 하나가 이 정도의 함축을 담고 있으니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기업은 그래서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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