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13> 더이상 새소리 들리지 않는다면…

낙동강 하구 분주한 날갯짓

짝짓기 울음소리 경청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9-01 20:38:08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삼락둔치의 종다리. 사진 제공 김범수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라는 노래 구절이 있다. 조류도감에도 안 나오는 으악새는 도대체 어떤 새일까. 유행가에 등장할 정도니 한반도 희귀종은 아닐 텐데…. 이른바 탐조인으로 불리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새다, 아니다를 두고 술자리 안주 삼아 시비가 생기기도 한다.

사전에는 '으악새=억새의 경기도 방언'으로 정의돼 있지만 어떤 이들은 평안도에서 왜가리를 으악새로 부른다고 주장한다. 5, 6월 부화를 끝낸 왜가리들이 가을이면 월동을 위해 따뜻한 남쪽 나라로 이동하는데 이때 '으악으악' 소리 내 울면서 날아가기 때문에 으악새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 어떤 이는 "으악새는 해오라기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노래를 지은이도 부른이도 작고한 지 오래라 깨워 물을 수 없는 일이니 진위야 미스터리로 남겠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자연의 소리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그것을 노래에 담아내는 한국인의 감성이 변하는 것은 아닐 테다.

옛 노래와 시조 속에도 새들은 단골로 등장한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삼락둔치에 봄이 오면 사방은 요란스럽게 우는 노고지리의 울음으로 가득하다. 노고지리는 요즘 종다리 또는 종달새라 부르는 새의 옛말이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꾀꼬리는 예전에 황조라고 불리던 노란 새다. 울음소리가 똑 소리 날 정도로 예쁘기에 목소리가 고운 사람을 '꾀꼬리 같다'라고 이른다.

'까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검은 깃의 까마귀는 살색이 희고, 흰 깃의 백로는 뜻밖에 살색이 검다. 선조는 이런 새들의 생태를 잘 알고 있었기에 충신과 간신을 새들에 빗대어 표현할 수 있었다.

우리 선조는 새와 더불어 살았고 사랑했기에 세심하게 살펴보고 특징에 맞게 이름을 지어 부르며 노래 속에, 글 속에 담아내었으리라. 지금 우리는 어떤가. 땅을 딛고 있음에도 땅을 모르고 하늘이 어떻게 생겼는지 올려다볼 줄 모른다.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에서 침묵이란 새 소리의 실종을 말한다. 살충제 과다 사용으로 인한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봄이 와도 더는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새는 뭇 생명과 주변의 환경이 조화롭게 이뤄내는 생태계의 건전성을 알리는 지표다. 새들이 살 수 없는 세상에서는 우리도 살지 못한다.

요즘 낙동강 하구는 새끼를 키우는 새들의 분주한 날갯짓이 한창이다. 특히 쇠제비갈매기의 최대 서식지인 도요등을 비롯한 사주 일원에서는 유조를 곁에 달고 종종거리는 어미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중에는 '문제'의 왜가리도 있다. 원래는 여름철새인데 요즘은 거의 텃새화되어 어느 계절이나 왜가리의 우아한 비행을 목격할 수 있다.

새는 늘 우리 곁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 우리와 함께 살아갈 것이다. 이 여름 사랑노래인 세레나데의 원조인, 새들의 짝짓기 울음소리에 귀기울여 보자. 그리고 생명의 경외감을,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다함께 느껴보자.

김향이·을숙도 자연학교 갈대둥지 생태해설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2. 2세계 최대 규모 ‘아르떼뮤지엄’ 영도에 문 열었다
  3. 3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4. 4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5. 5소설로 써내려간 사부곡…‘광기의 시대’ 부산을 투영하다
  6. 6[사설] 국민대차대조표에 나타난 부산시 쪼그라든 위상
  7. 7“전기차 2~3년 내 수요 증가로 전환” 공격적 투자 지속키로
  8. 8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9. 9“한국전쟁 후 가장 많은 이단·사이비 생겨난 부산…안전장치로 피해 막아야”
  10. 10부산 단설유치원 ‘저녁돌봄’ 전면도입
  1. 1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2. 2이재명 “전쟁 같은 정치서 역할할 것” 김두관 “李, 지선공천 위해 연임하나”
  3. 3과기부 장관 후보에 유상임 교수…민주평통 사무처장엔 태영호(종합)
  4. 4채상병 1주기…與 “신속수사 촉구” vs 野 “특검법 꼭 관철”
  5. 5“에어부산 분리매각, 합병에 악영향 없다” 법률 자문 나와
  6. 6우원식 “2026년 개헌 국민투표하자” 尹에 대화 제안
  7. 7이재성 '유튜브 소통' 변성완 '盧정신 계승' 최택용 '친명 띄우기' 박성현 '민생 우선'
  8. 8與 “입법 횡포” 野 “거부권 남발”…제헌절 ‘헌법파괴’ 공방
  9. 9성창용 부산시의회 기재위원장, 자치발전대상 광역부문 수상
  10. 10PK의원, 3개 시도 잇는 광역철도 예타 통과 및 조기 건설 건의
  1. 1“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2. 2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3. 3“전기차 2~3년 내 수요 증가로 전환” 공격적 투자 지속키로
  4. 4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5. 5전단지로 홍보, 쇼핑카트 기증…이마트도 전통시장 상생
  6. 6청약통장 찬밥? 부산 가입자 급감
  7. 7원전산업 유럽 진출 교두보…일감부족 부울경 기자재 낙수효과 전망
  8. 8체코 뚫은 K-원전…동남권 원전 생태계 활력 기대감(종합)
  9. 9부산시-KDB넥스트원 협업…스타트업 5곳 사업자금 지원
  10. 10서학개미 외화증권 보관금액 역대 최대
  1. 1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2. 2부산 단설유치원 ‘저녁돌봄’ 전면도입
  3. 3오늘의 날씨- 2024년 7월 19일
  4. 4종부세 수술로 세수타격 구·군 “지방소비세율 높여 보전을”
  5. 5음식 섭취 어려워 죽으로 연명…치아 치료비 절실
  6. 6“동성부부 배우자도 건보 피부양자 등록” 대법, 권리 첫 인정
  7. 7“브레이크 없이 탈래요” 10대 아찔한 자전거 질주에 ‘철렁’
  8. 8부산지역 대학병원도 전공의 사직처리 임박
  9. 9부산 남구 보육거점센터 공사, 기준치초과 중금속 나와 중단
  10. 10부산시교육청 학교행정지원본부 정식 개소 불발
  1. 1동의대 문왕식 감독 부임 첫 해부터 헹가래
  2. 2“팬들은 프로다운 부산 아이파크를 원합니다”
  3. 3허미미·김민종, 한국 유도 12년 만에 금 메친다
  4. 4파리 ‘완전히 개방된 대회’ 모토…40개국 경찰이 치안 유지
  5. 5마산제일여고 이효송 국제 골프대회 우승
  6. 6손캡 “난 네 곁에 있어” 황희찬 응원
  7. 7투타서 훨훨 나는 승리 수호신…롯데 용병처럼
  8. 8음바페 8만 명 환호 받으며 레알 입단
  9. 9문체부 ‘홍 감독 선임’ 조사 예고…축구협회 반발
  10. 10결승 투런포 두란, MLB ‘별중의 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