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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세상이야기-그 곳에도 삶이 있다 <4> 위험한 바다동물1

공포의 이빨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7-01 20:13:57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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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입 눈까지 찢어진 바라쿠다, 가장 큰 종 2m·체중 40~50㎏
- 시속 40㎞로 무리 지어 사냥

- 물 위로 튀어오르는 니들피시, 딱딱한 주둥이 바늘처럼 뾰족
- 강력한 턱힘 가진 곰치, 안으로 휜 이빨 구조로 물리면 벗어나기 힘들어
- 펭귄 잡아먹는 레오파드해표, 남극바다 포식자… 다이버도 위협

바닷속에는 어떤 위험한 동물이 있을까. 사람들은 보통 상어를 떠올린다. 물론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진 상어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바다에서 만나는 동물 중 상어만큼 위협적이며 지역에 따라서는 상어보다 더 공포스러운 존재들이 있다.
이번에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위험한 바다동물을 소개하고 다음에는 맹독을 가진 바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바라쿠다와 물 위에서도 위협적인 니들피시

   
상어
필리핀 어부들은 상어보다 바라쿠다에 더욱 위협을 느낀다. 바라쿠다는 농어목 꼬치고깃과에 속하는 어류로 세계적으로 2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종인 그레이트바라쿠다는 2m 몸길이에 체중은 40~50㎏에 이른다. 바라쿠다는 큰 입이 눈가까지 찢어져 있는 데다 위턱보다 길게 튀어나온 아래턱으로 인해 더욱 공격적으로 보인다. 입 사이로는 크고 날카로운 이빨들이 단검을 세워둔 것처럼 삐죽 튀어나와 있다. 이 때문에 바라쿠다의 입이 한 번 쫙 벌어졌다면 그 순간부터 제대로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바라쿠다가 더욱 공포스러운 것은 무리 지어 다니며 사냥하는 습성 때문이다. 이들은 수백 수천 마리가 느린 속도로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며 돌아가다 먹이가 될 만한 물고기 떼를 만나면 한꺼번에 달려든다. 날카로운 이빨도 이빨이지만 시속 40㎞가 넘는 속도로 돌진하는 바라쿠다에 부딪히는 물고기는 그 충격만으로도 치명상을 입는다. 필리핀 바다에서 바라쿠다 떼에 둘러싸였을 때 몸 주위를 빙빙 돌며 곁눈질을 하는 눈빛이 섬뜩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만약 한 마리라도 덤벼들면 자극을 받은 무리 전체가 동시에 달려들었을 것이다. 이들의 거침없는 돌진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막을 수 없는 노릇이다.

   
바라쿠다
적도 인근에 있는 팔라우 공화국 바다를 찾았을 때다. 물 위에 뜬 채 입수를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퍽"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일행 중 여성 다이버의 볼에 손가락 굵기만 한 구멍이 뚫린 채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엄청난 고통과 출혈로 패닉 상태에 빠진 그녀를 안정시키며 스피드 보트를 이용해 팔라우의 수도 코롤시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했다.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에 따르면 수면을 박차고 날아오른 니들피시가 얼굴을 들이받았다고 한다. 크기가 2m에 이르는 니들피시는 딱딱한 주둥이가 바늘처럼 가늘고 길어서 물 위로 튀어오를 때는 상당히 위험하다. 말레이시아에 사는 어부 중 배 위로 날아든 니들피시가 가슴에 꽂히는 바람에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다고 한다. 만약 그 여성 다이버가 사고를 당했을 때 주위에 도와줄 사람이 없었거나, 목이나 가슴 등 좀 더 치명적인 곳으로 니들피시가 날아들었다면 목숨이 위태로웠을 것이다. 니들피시는 우리나라에서는 동갈치로 불리는 물고기로 동갈치목에 속한다. 날아다니는 물고기로 유명한 날치도 동갈치목에 속하니 니들피시와 날치는 사촌 간인 셈이다. 날치의 경우 물에서 떠오를 때 순간 속도가 시속 50~60㎞로 한 번 날아오르면 400m까지도 이동할 수 있다. 이들이 날아오르는 이유는 물속에서 포식자로부터의 공격을 피하거나 외부의 자극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날 공격당한 여성 다이버도 얼굴에 쓰고 있던 수경이나 스쿠버다이빙 장비가 햇살에 반사되면서 니들피시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곰치와 남극바다의 포식자 레오파드해표

   
곰치, 니들피시, 레오파드해표.(사진 위쪽부터)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바다동물을 이야기할 때 곰치를 빼놓을 수 없다. 야행성인 곰치는 뱀같이 길쭉한 몸의 대부분을 산호초 사이나 바위 틈 등에 숨기고 쉴 새 없이 입을 벌린 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 보인다. 두꺼운 가죽으로 형성된 피부는 마치 철갑을 두른듯 강하다. 턱이 강하고 성질 또한 포악해 눈에 띄는 물고기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한다. 특히 한 번 문 먹이는 절대 놓지 않는다. 곰치의 흉폭스러움을 이용해 그리스·로마시대에는 굶주린 곰치가 들어 있는 큰 항아리에 죄인을 집어넣어 처벌했는데 잔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말레이시아 시파단에 들렀을 때 손가락이 잘린 현지 스쿠버다이버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곰치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곰치의 이빨에 걸려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다이버를 공격한 곰치는 그 지역을 찾는 스쿠버다이버들에게 인기 있는 볼거리가 돼 버렸다. 길이 0.6~1.5m에 이르는 곰치는 몸의 대부분을 바위 틈에 숨긴 채 머리만 내밀고 있다. 밖으로 나온 머리 부분은 한 뼘 정도에 불과해 크기가 작다고 만만하게 보고 다가갔다가는 큰 화를 당한다. 곰치는 몸의 대부분을 바위 틈새에 똬리로 틀고 있다가 용수철 튀듯 튀어나와서는 날카로운 이빨로 쐐기 박는 것처럼 물어버리기 때문이다. 일단 한 번 물리면 강력한 턱 힘과 안으로 휘어진 이빨 구조 때문에 어디 한 군데가 잘리지 않고는 벗어날 수가 없다.

레오파드해표는 남극바다 생태계에서 가장 강력한 포식자의 지위를 누린다. 검은색 얼룩무늬가 새겨져 있는 4m에 이르는 거대한 회색 몸은 물속에서 쉽게 움직이도록 유선형이며 머리와 턱이 크고 허리는 마치 쥐라기 공원에 나오는 육식 공룡처럼 불룩하다. 입을 쩍 벌릴 때 시뻘건 입안에서 번득이는 이빨의 날카로움은 오금을 저리게 만든다. 이들은 펭귄을 주식으로 삼는데 물개나 다른 해표를 공격하기도 한다. 2004년 영국 여성 생물학자가 스쿠버 다이빙으로 연구 시료를 채집하던 중 레오파드해표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었다. 2006년 남극을 찾았을 때 30회에 걸친 스쿠버다이빙 도중 레오파드해표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는 두려움이었다. 입수하기 전 빙산이나 유빙 위에 레오파드해표의 모습이 보이면 다이빙을 포기해야만 했는데 물 속에서 갑자기 만나는 경우는 피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한 번은 빙산 아래 부분을 관찰하기 위해 수심 30m까지 내려갔었는데 "우~웅 웅"하고 해표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 존재가 레오파드해표인지 다른 해표인지 구분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음을 경고하는 것만은 분명했다. 소리는 분명 귀로 듣는 것인데 그날 물속에서 들었던 해표 울음소리는 몸 전체에 강한 진동으로 울려왔다. 깊은 수심에서 빠르게 상승하게 되면 잠수병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기에 굉장히 위험하다. 해표 울음소리는 계속 들려오고 그렇다고 빠르게 상승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차디찬 남극의 바닷속에서 몸과 마음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무사히 보트로 돌아와 주위를 살펴보니 빙산 위에 올라 있는 레오파드해표 한 마리가 보였다.


# 평생 수천 개 날카로운 이빨 갈아치우는 상어

상어 이빨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영화 '죠스'에 나오는 백상아리는 삼각형 이빨에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으로 돼 있어 큰 먹이를 입에 문 채 턱을 좌우로 흔들어 절단한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모델인 청상아리는 뾰족한 송곳 모양의 이빨이 예리한 각도로 안쪽으로 휘어져 먹이를 포크처럼 찔러 꼼짝 못하게 만든다. 이 이빨이 닳거나 부러지면 그 뒤에 4~20열로 줄지어 있는 예비 이빨들이 바깥 쪽으로 밀고 나와 낡은 이빨을 대체한다. 턱의 앞쪽에서 입 속을 향해 줄지어 나 있는 이빨들은 앞줄에 가까울수록 큰 편이며, 예비 이빨들은 뒷줄 피부막 아래에 숨겨져 있다. 이런 방식으로 상어는 평생 동안 수천 개의 이빨을 갈아치운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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