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환경교육센터와 함께 하는 환경 이야기 <5> 걷는 아이, 호연지기 배운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6-16 21:29:4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해운대 문탠로드를 걷는 시민들.
지난 20여 년 환경운동을 하다가 길 걷기운동에 발을 들여놓은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부산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해 왔지만, 막상 걷다 보니 그동안 겉모습만 읽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길은 부산의 자연과 사람살이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익힐 기회를 제공했다. 철따라 피고 지는 야생화며 숲의 변화,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의 현장을 새롭게 알게 됐다.

한편 길은 내가 숨기고 있던 상처나 아픔을 치유하는 병원이자 멘토로 존재했다. 지난 2년 마음의 빗장을 닫고, 내가 익숙히 알고 있던 세상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아쉬울 것 없다는 오만과 상했던 마음이 길을 걸으면서 지워지거나 치유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에서 나는 길에서 배우는 공부가 재미있다. 그리고 욕심이 생겼다. 나만의 학습과 즐김이 아니라 더많은 사람이 길 위에 서게 하자는 것이다. 무릇 길은 누구에게든 스승이라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그 배움터가 중장년층 중심으로 굳어질까 걱정스럽다. 물론 그 나름의 의미와 가치는 있다. 그럼에도 나는 길이 청소년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기를 희망한다. 밤 11시가 되어서야 귀가하는 아들의 일상 앞에 나는 무력하다. 그리고 늘 같은 주문을 되풀이 한다. 놀 때는 놀더라도 평균 90점은 유지하라고 주문하는 이 모순적 사고가 너무 이기적이고 불만이다. 하다못해 격주로 마련되는 시민 그린워킹에도 나는 아들을 데려가지 못한다. 학원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교육감이 뽑혔다. 나는 그에게 원한다. 아이들에게 채워진 경쟁의 재갈을 풀어줄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아이들을 길 위에 서게 하라고 요구하고 싶다. 쉽지 않은 주문이란 것을 안다. 하지만 언제까지 아이들을 가두어 둘 것인가.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다들 장래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부모들의 욕심 아닌가.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말도 필요 없다. 길을 걸으며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으면 된다. 내가 아이들에게 길을 통해 심어주고자 하는 화두는 '호연지기'다. 동시에 지역의 이해와 자연과의 교감이다. 전국 어디에 견주어도 으뜸인, 부산의 수려한 해안 갈맷길이 가진 변화무상한 풍광 앞에 아이들이 서게 하는 일이다. 사물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마음을 통해 하늘과 땅 사이에 넘치도록 가득한 원기를 마시게 하는 방법을 길에서 터득하게 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공명정대하게 하늘을 부끄럼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기르게 해야 한다. 날로 각박해져 가는 세상살이에 옳은 것을 취하게 하는 일은 마땅히 부모가 할 일이고, 그 사회가 권장하고 마련해 줘야 할 일이다. 지금 우리는 너무나 많은 굴종을 강요받았고 대를 이어 넘겨주려는 어이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

이성근·(사)걷고싶은부산 사무처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도청도설] if, 손아섭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9. 9[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10. 10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0. 10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