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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 스님의 쉽게 읽는 불교경전 <7> 불유교경

"계율 잘 지키며 해탈할 길 찾아라" 부처님 유언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11-13 19:57:07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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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라호르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고행하는 부처상'. 국제신문DB
누군가의 유언을 직접 들어본 적이 있는가? 살아서 남기는 마지막 말, 그 말은 가장 진실하고도 중요하며, 또 이런 저런 곁가지를 쳐낸 고갱이일 것이다. 그래서 유언이라고 하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무게를 지닌다.

부처님도 유언을 하셨을까? 그렇다. 불유교경(佛遺敎經)이 바로 부처님의 유언을 기록해놓은 경전이다. 부처님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설해진 부처님의 생생한 육성이 그 경전에 담겨있다. 제자들을 위해, 중생을 위해 삶의 매 순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정진해야 하는지를 일깨우고 있다.

중국 명나라 지욱 스님은 '불유교경경해'를 쓰면서 '이 유언경을 읽어보고서 글자마다 피눈물임을 알았다'고 했다. 그만큼 부처님의 자비심이 가득 배인 경전이라는 말이다. 무명에 허덕이는 중생을 향한 부처님의 마음은 자식을 두고 차마 눈을 감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생사일여의 실상을 아는 이의 입장에서 그러한 경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남긴 간곡한 당부라는 것이다.

자, 그럼 부처님 열반 당시로 돌아가 부처님 마지막 말씀에 귀를 기울여보자. 부처님은 구시나가라국의 두 그루 싸라나무 사이에 자리를 펴시고 열반에 들려하고 있다. 때는 한밤중이었고, 주위가 너무나 고요하여 그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적막한 시간. 드디어 제자들을 모아놓고 부처님의 최후의 말씀이 시작된다.

"너희 비구들이여! 내가 열반에 들어가고 난 뒤에는 귀중한 보물을 소중하게 여기듯이 모든 계율을 지극히 공경하며 존중하도록 하라.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니라. 계율을 잘 지키면 마치 어두운 데서 불빛을 만난 듯하고, 가난한 이가 보배를 얻은 듯하리니, 이 계율은 너희의 큰 스승이 되어 너희들을 열반의 세계로 인도해 나갈 것이니라. 내가 이 세상에 더 오래 머무르면서 중생을 제도한다고 해도 이 계율에 버금가는 지침은 따로 더 없을 것이니라." 이렇게 계율의 중요성을 설한 뒤 아주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계율을 지키는 것인지도 부연해서 설하고 있다. 다음으로 '항상 마음을 억제하라' '음식을 조절하라' '잠을 너무 많이 자지 마라' '교만하지 마라' '헛된 욕심을 가지지 마라' '자기 분수를 알라' 등 수행자로서 지켜야 할 덕목을 요목조목 짚어나가고 있다. 이어 정진 정념 선정 지혜 수행 의문 진리 부촉 무상 등에 대한 말씀을 남긴 후, 부처님은 이렇게 말을 끝맺고 있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나고 죽는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도록 해탈할 길을 찾으라. 세상의 모든 변하거나 변하지 않는 것들은 마침내 허물어지고 불안하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이상으로써 그치도록 하자, 더 말하지 말라. 시간이 다가오므로 나는 열반에 들고자 하니, 이것이 곧 나의 최후의 말이자, 가르침이니라."

부처님은 '나'로서 최후의 말씀을 마치셨다. 죽음을 앞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불생불멸의 세계인 열반에 들기 위해 '나'라는 육신을 버리려 하는 순간이다. 즉 인간의 몸으로 출현해왔던 화신을 거두려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보고 부처님이 돌아가신다는 표현을 쓰지만 실상 부처님은 태어난 적도 없고 죽은 적도 없다. 언제나 중생의 근기 따라, 인연 따라 화신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나'로서의 부처님은 마지막 말씀을 남기고 죽음의 세계로 떠나버린 듯 보이지만 그것은 중생의 착각일 뿐, 부처님은 우리를 완전히 떠나 버리지 않으셨다. 우리가 마음의 눈만 뜨면 언제든 다다를 수 있는 시공에서 손을 내밀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부처님 최후의 말씀은 그렇게 언제든 부처를 향해 손을 내밀고 눈을 뜨도록 중생의 등을 다독이며 떠밀어주는 부처님의 자비스러운 손길이다. 따스하지만 가슴 철렁하도록 무거운 가르침이 담긴 그런 손길 말이다.

정해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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