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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강인욱의 북방 역사 기행 <53> 부산이여, 환동해로 눈을 뜨자

우리들 관심 밖이었던 북방의 소중함 깨운 기회였길…

부산이 진정한 동북아 허브 되려면 환동해지역 아우르는 안목 절실

1년여 긴 여정 헛되지 않았으면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4-09 19:55:39
  •  |   본지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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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야경. '해양수도' 부산은 중국 일본은 물론 시베리아 만주와 더불어 연해주 연변 등을 아우러는 보다 큰 시야를 가져야 한다.
지난 1년 여간 숨 가쁘게 북방역사기행을 연재해왔다. 처음에는 20회 정도 생각했지만, 독자들의 격려와 신문사의 호의로 연장을 거듭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비록 서울 태생이지만 필자는 이래저래 부산과 인연을 맺은지 벌써 8년이 다 되어 간다. 제 2의 도시이며 바닷길의 중심지라는 부산에 살다 보니 겉치레보다는 실용적이고 자존심도 강한 반면에 외부의 문화에 대한 포용성이 넓은 부산사람들의 기질이 북방 사람들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땅 안에서 살기만을 고집하는 농경민족과는 달리 바다건 초원이건 넓은 시야로 산다는 이유 때문인 것 같다. 가야의 고분에서 발견되는 동물장식 허리띠, 청동솥 등에서 북방민족의 전파라는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북방민족이 내려왔다는 증거는 솔직히 없지만, 그만큼 역사적으로 외부 문화에 개방적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듯하다.

하지만 부산이 바라보아야 할 북방은 시베리아나 만주뿐 아니다. 동해를 둘러싸고 우리와 이웃한 연해주와 연변도 우리가 관심을 가질 부분이다. 이제까지 한국의 역사를 논하는 데에는 중국과 한국, 즉 환황해의 길이었으며, 북방 유목민족과의 루트는 초원에서 한반도로 내려오는 길이었다. 이번 연재를 통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환동해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았다. 구석기시대 이래로 최근까지 중국대륙과는 별도로 환동해 지역의 사람들의 많은 문화를 볼 수 있었다.

몇 주 전 부경대에서 주최한 러시아 수산청장의 방한 기념 만찬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에 이 수산청장은 한국, 특히 부산과 수산업에 기반을 두고 러시아 극동지역과 폭넓은 교류를 제안하는 건배를 제안했다. 하지만 화답하는 한국 측의 여러 건배는 명태 어획쿼터를 늘려달라는 부탁뿐이었다. 드넓은 러시아를 둘러싼 바다의 수산자원을 관장하는 청장을 불러놓고는 고작 명태만을 이야기하니 청장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듯했다. 결국 청장은 명태는 사소한 것이니 교류가 활성화되면 명태는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마무리지었다.

지구 온난화 현상에 따라 명태가 없어지면서 우리 수산업에 명태 쿼터가 현안인 점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바다를 담당하는 제2도시에서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려야하지 않을까. 부산에서 환동해문화권의 콘텐츠를 담아내는 것은 곧 연해주와 극동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부산은 이제까지 한일 교류의 중심지라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인구 400만의 거대도시 부산에서 좁은 현해탄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족하다. 러시아 극동-중국 연변-북한과 남한의 동해를 잇는 또 다른 해양교류의 축으로 역할을 할 때가 되었다. 부산은 동해와 남해를 걸친 도시이다. 진정한 동북아 허브기지로서의 역할은 환동해지역을 포함할 때에 이루어질 것이다. 또 그러한 역할은 경제적 거점 이외에도 선사시대 이래 문화의 교류가 빠질 수 없다. 이번 북방기행이 부산이 진정한 동북아시아의 거점도시로 나아가며 또 연해주를 잇는 환동해의 문화거점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

필자는 평소에 북방지역에 대한 발굴과 답사에 대한 교양서를 기획하고 있었으나 쉽게 착수할 수 없었다. 국제신문은 신문연재 경험이 전혀 없었던 필자에게 귀중한 지면을 할애해주었다. 처음에는 20회를 생각했으나 부족한 필자에게 계속 집필을 부탁해서 어느덧 53회로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매주 원고 주제를 잡고 쓴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필자로서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자료를 뒤지고 옛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다시금 필자의 공부를 뒤돌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글을 쓰면서 고고학뿐 아니라 근대사, 고려인의 역사 등 폭넓은 역사적 사실들도 공부하게 되었다. 고고학전공이지만 사학과로 부임해서 다양한 역사연구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필자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필자가 수산·해양과 국제교류의 중심지인 부경대에서 근무하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처음에 집필을 할 때는 시베리아 초원의 유목문화 이야기도 하겠다고 했지만, 연해주의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풀어놓지 않았다. 앞으로 지면이 허락한다면 시베리아 초원의 유목문화와 고조선의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한다.

다시 한번 너무나도 부족한 필자의 이야기를 애정있게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감사드릴 뿐이다. 頓首(돈수)! 頓首! 부경대 사학과 교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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