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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의 북방 역사 기행 <6> 아무르강 유역의 해골마스크

울산 반구대·천전리 유적들, 환동해지역 암각화로 분류

아무르강 유역의 원주민 '나나이족'

우리와 닮은 모습… 한민족 기원과 연관

사카치-알리안 유적도 헌신적 보존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8-05-01 20:03:5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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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치-알리안의 해골마스크. 작은 눈이며 얼굴형태가 현재의 나나이족 특징과 유사하다.
울산을 상징하는 문화유산, 하면 단연 반구대 암각화가 떠오른다. 변변한 금속 도구도 없었던 시절에 바위를 쪼아서 고래 들짐승 등을 생동감있게 표현한 암각예술의 걸작이다.

그런데 울주 천전리에도 암각화가 있다. 반구대 암각화가 고래와 각종 들짐승들이 역동하는 장면을 묘사했다면 천전리 암각화는 동심원 물결무늬 등 추상이 대부분이어서 사뭇 다르다. 한반도 전체를 통틀어 볼 때 암각화는 그리 흔하지 않다. 그나마 천전리와 반구대를 포함해서 울산을 중심으로 동해안 근처에서 많이 발견된다. 바로 환동해지역의 특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베리아와 동북아시아를 조망하면 암각화 전통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초원지역의 유목민족이 남긴 암각화와 아무르강 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환동해지역의 암각화다. 알타이고원, 몽골지역에서는 사슴을 비롯한 여러 짐승과 무기를 든 초원의 무사들을 생동감 있게 새긴 암각화가 제법 있다.

환동해지역에도 초원지역과는 다른 암각화의 전통이 남아있다. 울산에서 동해를 따라 한참 올라가면 아무르강(흑룡강)이 나온다. 세계 10대 강 중 하나로 하류로 가면 강 폭이 30㎞를 넘는다. 이 강을 따라서 우리 민족의 이웃인 여러 원주민들이 살았고, 그들은 고대부터 암각화를 만들어 자신들의 삶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많은 암각화중에는 사카치-알리안이라고 하는 하바로프스크시 근처의 유적이 제일 유명하다. 아무르강이 비스듬하게 굽이치는 물목에 분포한 여러 검은색 바윗돌에 동심원과 같은 추상적인 형태, 사슴, 뱀, 그리고 해골처럼 생긴 사람의 얼굴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에는 강물이 많이 차오른 바람에 대부분 암각화가 물에 잠겨 많이 볼 수는 없었다. 옛 조사기록에는 수백 개의 암각화가 빽빽하게 그려졌다고 한다. 여기에 새겨진 사람의 얼굴은 전형적인 극동 원주민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얼굴에 문신을 한 무당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행히도 사카치-알리안 유적은 암각화를 만든 후예인 나나이족 마을주민들이 헌신적으로 보호해 잘 보존되고 있었다. 나나이족은 한민족의 기원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극동지역의 원주민이다. 이 사람들은 아무르강 유역의 연어를 잡으면서 살아왔는데, 역사기록상 혁철족이라 불렸으며, 발해와 고구려의 기층민이었던 흑수말갈의 후예이다. '나나이'족과 비슷한 '울치'족도 있다. 그 뜻은 '사람, 우리'라는 뜻이니 한국말의 '나' '우리'와 같은 어원이라는 주장도 있고, 고구려의 여러 부에 등장하는 '나(那)'라는 이름도 같은 어원이라고 한다. 특히 이들이 연어껍질로 만든 옷은 아주 유명하다. 나나이족은 옆으로 쭉 찢어진 눈매나 생김새가 한국인과 정말 닮아서 옷만 갈아입으면 서로 분간을 못할 정도이다. 이 사카치-알리안 유적은 나나이족의 조상들이 수천년 전부터 성지로 숭상해왔다.

사카치-알리안 바로 옆의 언덕에서 발굴을 해보니 약 1만여 년 전의 후기구석기부터 최근 말갈~여진시대까지의 삶의 흔적이 층위별로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적어도 1만여 년 전부터 사카치-알리안의 암각화는 지속적으로 숭배되어왔고 또 그 사람들은 현재의 나나이족으로 계승된 것이다. 환동해지역의 일부인 울산에서 암각화가 발견되었다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로 극동 원주민과 우리 동해안의 끈끈한 문화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증거다.

사카치-알리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근처에 북한 김정일위원장의 고향이 있다는 점이다. 아무르강 유역을 따라 사카치-알리안의 다음 마을인 뱌쯔꼬예에는 세계2차대전때 김일성의 부대가 있었고, 여기에서 김 위원장이 태어났다고 한다. 러시아 사람들은 그를 유리 이르쎄노비치(김일성의 아들 유리)라고 불렀으며, 김정일의 동생인 싸샤(알렉산드르)는 어릴 때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물론, 공식적으로 김정일의 고향은 백두산이지만 말이다. 2002년에 사카치-알리안을 방문했을 때에 우리를 북한에서 온 사람으로 알았는지 지역주민들은 여기까지 온 김에 김 위원장의 고향을 참배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서둘러 하바로프스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아무르강, 이래저래 우리의 역사와 관련이 참 많은 곳이다. 부경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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