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영식교수의 이야기 가야사 여행 <45> 비사벌의 가야-중

굽다리접시·대형 고분군은 창녕 가야 독창성의 진면목

접시의 다리부분 축소 뚜껑에 거꾸로 붙여 색다른 토기로 주목

일본 목재로 만든 목관 활발한 해외교역 증명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7-12-13 20:22:24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남 창녕지역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가야시대 굽다리접시. 다리를 축소해 뚜껑에 갖다 붙인 듯하다.
전기가야의 불사국

창녕에서도 고인돌의 청동기시대를 지나, 기원전후가 되면 철기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가야시대의 막이 열립니다. 그러나 그 사정을 알 수 있는 자료는 거의 없습니다. 창녕지역의 고고학 발굴조사가 적었던 것도 아니지만,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교동·계성·영산에 모여 있는 늦은 시기의 대형고분만 조사되었던 탓입니다. 앞으로의 조사에서 초기철기시대의 유적은 반드시 확인될 것이고, 그러한 유적들은 창녕에서 처음 나라가 형성되던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가야 성립기 자료가 거의 없는 가운데, 운 좋게도 처음 등장했던 나라의 이름만은 전해지고 있습니다. '삼국지' 동이전 변진(弁辰) 조에 보이는 불사국(不斯國)입니다. 정말 불사조(?)처럼 남은 이름입니다. 불사국이 속해 있는 변진은 변한(弁韓)입니다. 변한은 김해의 구야국과 함안의 아야국이 함께 속해 있었던 삼한(三韓)의 하나입니다. 구야국이 가야국이고, 아야국이 아야가야임은 이미 몇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이들과 함께 변한에 속해 있는 창녕의 불사국 역시 가야의 나라였습니다.

다만 '삼국지'는 변한 12국과 진한 12국의 24국을 한꺼번에 기술하면서, 변한의 나라 이름 앞에는 '변진'을 부쳐 구별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불사국에는 없습니다. 진한(辰韓)의 나라 경주의 사로국(斯盧國)과 울진의 우유국(優由國) 처럼 '변진'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낙동강 동쪽이기 때문이라든지, 종족이 달랐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으나, 읍내의 교동·송현동고분군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가야국으로 성장했다고 보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더구나 불사(不斯)는 비사벌국의 비사(比斯)와 같습니다. 지난 주에 살펴본 것처럼 비사도 빛이고, 불사의 불(fire)도 빛입니다. 아닐 불(不)은 아닐 비(非)와 통합니다. 또한 불사국은 밀양으로 생각되는 변진미리미동국(弁辰彌離彌凍國) 옆에 기술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창녕과 밀양은 이웃사촌이고, 같은 선거구이며, 낙동강 동쪽에 있으면서도 함께 경상남도에 속해 있습니다.

'메이드 인 창녕'

창녕의 가야 사람들은 개성이 아주 강했던 모양입니다. 창녕만의 토기가 있습니다. 국립김해박물관이나 교동고분군에 있는 창녕박물관에 가시면 창녕형 꼭지를 가진 굽다리접시들을 따로 모아놓았습니다. 굽다리접시의 다리를 아주 작게 축소하여 토기뚜껑에 거꾸로 세워 붙였다 하여 대각도치형(臺脚倒置形)의 꼭지를 가진 굽다리접시(高杯)입니다. 때문에 이 토기에는 '메이드 인 창녕'의 도장이 찍혀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이러한 '메이드 인 창녕' 토기들은 창녕 밖에서도 출토됩니다. 서쪽으로 낙동강을 건너 합천의 옥전고분군, 남쪽으로 낙동강을 건너 함안 칠원의 오곡리고분군, 밀양 삼랑진에서 낙동강을 건너 김해 북쪽의 안양리고분군 등에서도 창녕형 꼭지의 토기들은 출토되고 있습니다. 개성만 강했던 것이 아니라, 주변지역과의 교류도 활발했고, 교류를 추진할만한 힘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동, 송현동, 계성, 영산 등에 떼를 이루고 있는 높고 커다란 봉분의 고분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창녕만의 토기와 대규모의 고분군은 독자적이면서 강력한 비사벌국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2004년 10월에 공개되었던 송현동 7호분은 비사벌국의 실력과 활발한 대외교류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5세기 말~6세기 초에 만들어진 무덤의 주인공은 배 모양의 목관(木棺)을 타고(?) 있었습니다. 해외교류를 상징하는 듯한 배 모양의 목관은 녹나무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열대 산의 녹나무는 우리나라에는 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쿠스노키(樟)'라 불리는데, 벌레가 먹지 않는 다해서 불상조각이나 장롱제작에 곧잘 사용되는 귀중한 목재입니다. 일본산 금송(金松)으로 만들어진 백제 무령왕의 목관에서 백제와 왜국 왕실 간의 교류가 복원되었듯이, 일본산의 녹나무 목관은 가야국왕의 장례에 보내졌던 왜국왕의 선물이나, 왜가 수입해 간 가야의 철에 대한 답례품으로 보려는 생각도 있습니다. 인제대 인문사회대학 학장·역사고고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4. 4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7. 7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10. 10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0. 10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3. 3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4. 4‘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5. 5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6. 6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7. 7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8. 8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8. 8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