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영식교수의 이야기 가야사 여행 <24> 가야나루

가야와 신라가 치열한 공방전 벌인 현장

여섯빛깔 문화이야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7-07-12 20:51:45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양산시 원동의 가야진사.
김해를 벗어나 부산으로

가야의 역사가 김해에서만 전개된 것이 아니듯이, 우리의 가야사 여행도 김해에서만 맴돌 것은 아닙니다. 가야사는 경남 전역과 부산·경북·전북의 일부에서도 전개되었고, 가야의 유적은 이들 지역에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다른 지역 다른 가야의 유적들과 거기에 얽힌 가야인의 사연도 둘러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어디로 가야할까요? 우선 낙동강을 건너 부산으로 가겠습니다. 지금 낙동강을 건너자면 하구언, 낙동대교, 구포대교, 남해고속도로 등이 있지만, 다리가 없던 시대에는 구포 북쪽으로 물금나루, 용당나루, 삼랑진 등의 나루에서 낙동강을 건넜습니다. 이 중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615번지의 용당나루에는 지금도 가야진사(伽倻津祠)라는 사당이 있어, 가야와 신라가 낙동강을 경계로 서로 다투던 전승(傳承)이 남아 있습니다.

가야나루의 사당(祠堂)

가야진사는 신라 눌지왕 때 가야국을 정벌하러 가기 위해 낙동강을 건너는 장병의 무운과 승리를 기원하던 사당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매년 3월 7일에 거행되는 기우제 성격의 용신제로 유명하지만, 신라 왕실이 해마다 향축(香祝)과 칙사(勅使)를 보내 국가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곳이기도 하였습니다. '삼국사기' 제사지(祭祀志)는 신라가 강에 대해 국가제사를 거행하던 4독(四瀆)의 하나로서 동쪽의 토지하(吐只河, 형산강), 북쪽의 한산하(漢山河, 한강), 서쪽의 웅진하(熊津河, 금강)와 함께, 남쪽의 황산하(黃山河)를 전하고 있는데, 이 황산하가 바로 낙동강 입니다. 더구나 황산하가 삽량주(良州)에 있었다 하니, 신라의 삽량주가 지금의 양산시임은 박제상 덕분에 너무나 잘 알려진 얘기입니다. 결국 황산하는 용당나루나 물금나루 등이 있는 낙동강 하류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용당나루에 있는 가야진사는 신라 국가제사의 현장이기도 하였습니다.

황산강을 둘러싼 전쟁

조선시대는 물론 근년까지도 황산강(黃山江)으로 불렸던 이 언저리는 가야와 신라의 치열한 공방전의 현장이기도 하였습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는 경주의 신라와 김해의 가야가 서로 치고 받던 초기의 전쟁터로서 황산진구(黃山津口)와 황산하(黃山河)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황산진이란 물금나루나 용당나루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이후 532년에 신라가 김해의 가야를 완전히 통합할 때까지 서로 밀고 밀리는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되었습니다. '삼국사기' 기술의 연대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신용의 문제는 있지만, 전반 가야 우세, 중반 팽팽한 균형, 후반 신라 우세로 전개되었던 대체적인 전쟁의 양상은 충분히 역사적 사실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김해 가락국의 수로왕이 신라왕의 초청을 받아 경주에 가기 위해 낙동강을 건넜던 곳도 이곳이었을 거고, 노비를 시켜 당시 경주 세력의 1/6을 구성하고 있던 한기부(漢祇部)의 대표를 죽이고 유유히 되돌아왔던 나루도 이곳이었을 겁니다. 신라는 동북방의 실직곡국(삼척)과 음즙벌국(포항) 간의 국경 분쟁을 중재해 달라고 수로왕을 초청한 것이었으나, 수로왕은 한기부만이 신분이 낮은 자로 접대한 것에 대한 불만을 그렇게 극단적으로 표시했습니다. 물론 이 기록의 사실성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도 없진 않지만, 신라와 가야의 전쟁과정에서 가야가 우세했던 전반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초기부터 신라와 가야가 이 지역을 둘러싸고 공방을 거듭했던 것은 낙동강을 건너기 위한 교두보의 확보라는 지리적 요인도 있었겠지만, 물금광산의 철을 둘러싼 쟁탈전도 중요한 배경의 하나가 되었을 겁니다. 전반의 가야 우세가 후반의 신라 우세로 바뀌게 되는 중요한 배경의 하나로 철 생산 능력의 역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4세기 들어 경주에서 울산으로 나와 달천광산을 확보하고, 5세기 중반에 동래로 진출하고 양산을 차지하여 물금광산 마저 확보하게 된 신라에 가야는 더 이상 적수가 되기 어려웠을 겁니다. 인제대 역사고고학과 교수·박물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숙원 맑은 물 공급 ‘물꼬’…의령과 상생 협약
  2. 2죽음까지 내몬 악성민원…부산도 공무원 신상 비공개 확산
  3. 3사하을 조경태 "노후건물 안전 위협, 재개발 규제 풀겠다"
  4. 4부산오페라하우스 내달 2일 공사 재개
  5. 5양재생 신임 부산상의 회장 “가덕공항 조기개항 앞장”
  6. 6양산갑 윤영석 "부산대 유휴부지 개발에 총력"
  7. 7세월호 10주기…거리 현수막 대신 ‘베란다 추모’
  8. 8‘노골적 총선후보 홍보’ 결국 고발 당한 강서구청장
  9. 9양재생 상의회장 측면지원 빛났다
  10. 10[서상균 그림창] 기억시계
  1. 1사하을 조경태 "노후건물 안전 위협, 재개발 규제 풀겠다"
  2. 2부산진을 이헌승 "범천 철도차량기지, 새 랜드마크로 조성"
  3. 3강서 김도읍 "아동 안심콜센터법, 국회1호 법안 낼 것"
  4. 4용산 인사개편 하마평에 李 “尹 총선 민의 수용할 생각 있나”
  5. 5[총선 MZ 자문단] “국회는 일하는 자리…지역 현안 구체적 로드맵 보여주길”
  6. 6부산 6070 기록적 사전투표율, 與 승기 굳혔다
  7. 7부산 남 박수영, 상대 안방 용호1동서 승리…강서 김도읍 명지1·2동 압도
  8. 8여도 야도 ‘PK 메신저’ 없다…‘수도권 국회’ 공고화 우려
  9. 9尹·與 ‘채상병 특검법’ 딜레마…野 “총선 민심 받들어 즉각 수용을”
  10. 10尹 16일 쇄신 메시지, 與는 비대위로…총선참패 수습책 모색
  1. 1양재생 신임 부산상의 회장 “가덕공항 조기개항 앞장”
  2. 2양재생 상의회장 측면지원 빛났다
  3. 3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본격화…선도기업 6곳 선정
  4. 42030년 세계 4대 친환경 해양강국…3조4800억 투입한다
  5. 5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해외 티켓 판매처 확대…외국 관람객 유치 강화
  6. 6KRX “내년 국내 1호 대체거래소 업무 이상무”
  7. 7미국, 삼성 반도체 보조금 “약 9조 원 지원”
  8. 8건설 하도급대금 지급 보증서, 최근 3년 24개사 발급 못받아
  9. 9총선 끝나자마자 먹거리 물가 들썩
  10. 10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최악…전세계 석유 물류 대란 우려(종합)
  1. 1부산 숙원 맑은 물 공급 ‘물꼬’…의령과 상생 협약
  2. 2죽음까지 내몬 악성민원…부산도 공무원 신상 비공개 확산
  3. 3부산오페라하우스 내달 2일 공사 재개
  4. 4양산갑 윤영석 "부산대 유휴부지 개발에 총력"
  5. 5세월호 10주기…거리 현수막 대신 ‘베란다 추모’
  6. 6‘노골적 총선후보 홍보’ 결국 고발 당한 강서구청장
  7. 730년간 수차례 엎어진 식수사업…창녕·합천 설득은 과제
  8. 8부산청년 취업부터 직장 적응훈련까지…원스톱 지원센터
  9. 9정부 “의대 2000명 증원 방침 변화없다”…전공의는 복지부 장·차관 고소
  10. 10산청함양거창합천 신성범 "드론·양수발전 중심지 만들 것"
  1. 1참가선수 사상 첫 남녀 비율 동수…한국 금메달 6개 목표
  2. 2셰플러 두 번째 그린재킷 입고 골프황제 등극
  3. 3펜싱 여자 플뢰레 세계청소년대회 3위
  4. 4레버쿠젠 창단 120년 만에 우승
  5. 5김우민, 위닝턴·쇼트와 올림픽 전초전
  6. 6롯데 6연패…속 터지는 팬심
  7. 7남지성 고향서 펄펄…부산오픈 복식 처음 품었다
  8. 8원정불패 아이파크, 안방선 승리 ‘0’
  9. 9‘빅벤’ 안병훈, 마스터스 첫 톱10 성큼
  10. 10해외파 차출 불발, 주전 부상…황선홍호 파리행 ‘험난’
  • 2024시민건강교실
  • 걷기축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