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경미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장기간 입원, 보험금을 부당하게 받아 챙기려는 속칭 '나일론 환자'(부재환자)가 넘쳐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나가는 보험금도 연간 3000억 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원치료가 가능한 데도 일단 입원만 하면 보험금을 더 받는 데 유리하다는 인식은 결국 간접적인 보험범죄에 해당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10~12월 3개월 동안 전국 24개 도시 655개 병·의원에 입원한 교통사고 환자 3872명을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한 결과 7명 중 1명 꼴인 595명(15.3%)이 부재환자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부산의 경우 전체 53개 병원에 입원한 227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17.6%인 40명이 부재환자로 나타나 전국 평균을 상회했으며 경남 김해시에서는 무려 24.1%가 부재환자로 밝혀져 전남 순천(35.5%)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과 마산은 각각 6.9%와 7.4%로 부재환자의 비율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손보업계는 교통사고로 다친 사람의 입원율도 72%에 달해 일본의 9%보다 8배나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 환자의 입원율이 높은 지역이 부재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일부 병·의원의 환자 유치나 과잉 진료가 부재환자 유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교통사고로 입원만 하면 누워서 돈 번다'는 보험사기에 대한 불감증이 이 같은 부재환자 수를 늘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병원의 입원환자 관리의무를 강화하고 부재환자의 퇴원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가짜 환자로 인해 지출되는 과다한 보험금은 결국 선의의 다수 보험계약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지원: 손해보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