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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238> 함양 지리산 한신계곡

하늘이 꼭꼭 숨겨둔 계곡과 폭포…휴대전화 꺼놓고 원시림 속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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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선·뱀사골 함께 인기 높은 계곡
- 원점회귀 코스 출발점 백무동
- 신라시대 화랑 훈련장소로 쓰여

- 세찬 바람 부는 첫나들이폭포
- 수량 일정한 가내소폭포 황홀
- 울창한 숲길 냉장고 속 걷는 듯
- 가족과 함께 산행하기에 좋아

올장마는 예년보다 늦게 시작된데다 짧게 끝나버려 그만큼 폭염을 동반한 무더위가 길어질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온다습한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첩돼 지표면의 열을 가두는 ‘열돔현상’이 발생, 어느 해 보다도 무더운 여름이 예상된다. 이럴 때는 시원한 계곡을 찾아 나서는 게 최고의 피서인데, 근교산 취재팀은 여름 찜통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경남 함양군 지리산(1915m) 한신계곡과 전북 진안군 명도봉(863m) 운일암반일암계곡을 휴가철에 맞춰 두 번에 걸쳐 소개한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10㎞의 한신계곡 탐방이 시작된다. 첫나들이폭포를 지나 나오는 가내소 폭포는 높이 15m에서 떨어지는 데다 숲이 워낙 짙어 서늘한 기운이 폭염을 잊게 한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먼저 암반을 타고 내리는 수많은 폭포와 소, 울창한 수림이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지리산 한신계곡을 소개한다. 칠선계곡 뱀사골계곡과 함께 지리산 3대 계곡 중 하나인 한신계곡은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칠선계곡에 비해 한결 부드러워 가족과 함께즐기기에 좋다. 취재팀은 한신계곡을 따라 산길을 올라갔다. 세석대피소를 1.4㎞ 앞두고 ‘현 위치번호 11-10’ 표지목에서 되돌아 섰다. 계속 간다면 세석까지는 된비알의 험한 길이 이어져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가지 않는 게 좋다. 세석까지 가서 장터목을 거쳐 하동바위로 내려간다면 약 15㎞ 거리에 9시간 안팎이 걸리는 고된 산행이 된다는 점을 고려, 백무동에서 일찍 출발해야 한다.

들머리인 백무동은 백 명이 넘는 무당이 모여 들었던 곳이라 백무동(白巫洞), 안개가 늘 끼어 백무동(白霧洞)이라 했다. 지금은 신라시대 화랑의 훈련장소로 이용됐다고 해서 백무동(白武洞)이라 불린다. 백무동의 주 계곡인 10㎞의 한신계곡은 물이 차며 몸에 한기를 느낀다는 뜻이 있지만 한신이 농악대를 이끌고 세석을 가다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고 해서 한신계곡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한신계곡은 물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계곡이 깊은 데다 울울창창한 숲길은 냉장고 속을 걷는 듯 시원하다. 계곡의 풍경이 아름다워 명승 제72호에 지정됐다.
   
한신계곡 관문 역할의 첫나들이폭포.
산행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시외버스정류장을 출발해 백무동탐방지원센터~세석·장터목대피소 갈림길~‘세석길’ 출입문~첫나들이폭포 덱 쉼터~한신계곡·한신지계곡합수점 철다리~가내소폭포~오층폭포 전망 덱~현위치 번호 11-10 표지목~가내소폭포~백무동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백무동시외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약 11㎞이며, 5시간 안팎이 걸린다.

백무동시외버스정류장을 나와 왼쪽 도로로 올라간다. 백무동 상가를 지나 10분이면 백무교 건너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백무동 야영장인데 바로 나오는 갈림길에서 세석대피소(6.5㎞) 가내소폭포(2.7㎞) 방향으로 직진한다. 왼쪽은 장터목산장(5.8㎞) 방향. 세석길 출입문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한신계곡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산행이라 해서 처음부터 계곡을 끼고 가는 게 아니라 임도 급의 너른 산허리 길을 따라간다. 이 길은 1950년 후반에 벌목한 나무를 실어 나르던 산판 길로 개설됐다가 이제는 세석을 오르는 산길로 바뀌었다.

완만한 길을 40분 오르면 처음으로 계곡과 만난다. 이곳부터 이동통신 통화 불능지역에 들어서며 세상과 단절된다. 너른 암반사이를 헤집고 흐르는 첫나들이폭포를 가까이서 보려고 목교를 건너 폭포 덱 쉼터로 갔다. 발아래 용의 입에서 뿜어내는 듯한 물줄기가 굉음과 함께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수직으로 떨어지는데 이때 세찬 바람이 폭포를 휘감아 바람폭포로 불렸다 한다. 그러다 한신계곡에서 처음 만나는 폭포로 관문 역할을 해 첫나들이폭포로 이름이 바뀌었다. 가내소 폭포까지는 0.8㎞ 거리, 계곡에 놓인 목교와 철다리를 건너갔다 건너오기를 반복한다.
   
세석을 오르는 한신계곡에는 무수히 많은 다리가 놓여 있다. 첫나들이폭포를 지나면 나오는 나무다리를 건너는 취재팀.
그때마다 암반을 타고 흐르는 폭포와 소의 비경이 하나씩 속살을 벗는다. 첫나들이폭포 쉼터에서 30분이면 한신계곡과 한신지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한신지계곡에 놓인 철다리를 건너 곧 가내소폭포 전망 덱에 도착한다. 워낙 숲이 짙어 그런지 물빛이 검은데, 꼭 깊게 파인 함지박 같다. 가내소는 항상 수량이 일정해 가뭄이 심할 때면 기우제를 지냈는데 그때마다 비가 왔다는 신비한 폭포다. 스님이 자신의 도력을 시험하려고 계곡 양쪽에다 실을 묶었다. 그리고는 실 위를 다 건너가는데 지리산 여인의 방해로 물에 떨어져 실패했다.

스님은 자신의 수행이 모자람을 깨닫고는 포기하고 가면서 ‘나는 가네’라 한데서 가내소가 되었다고 한다. 가내소폭포를 지나면 완만하던 산길은 오르막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15분이면 나오는 오층폭포 전망 덱에서 S자로 꺾이며 흐르는 폭포를 본다. 산길은 오층폭포와 떨어져 올라간다. 5개의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은 5개의 소로 떨어지는데 그 깊이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푸르다. 다시 목교를 건넌다. 산죽 사이로 난 길은 돌계단이 이어지며 차츰 거칠어지면서 계곡과 멀어진다.

이제 한신폭포만 남았으나 취재팀은 산길에서 80m쯤 떨어져 있는 한신폭포는 가지 않고 지나쳤다. 출발 전 탐방지원센터에서 ‘비법정탐방로라 출입이 통제된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현 위치번호 11-7 표지목과 세석대피소(2.8㎞) 이정표를 지나 다시 계곡을 만난다. 여러 개의 작은 폭포가 떨어지면서 내는 물소리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듯 경쾌하다. 덱 계단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산길은 더욱 험해지며 계곡의 물소리도 차츰 잦아든다. 취재팀은 현 위치 11-10 표지목(해발 1167m)에서 한신계곡 탐방을 종료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하산했다. 오층·가내소·첫나들이폭포와 탐방지원센터를 차례로 지나 2시간이면 백무동정류장에 도착한다.


◆교통편

- 함양시외버스터미널서 백무동행 군내버스 타야…당일산행은 승용차 이용

이번 산행은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편은 불편해 승용차 이용이 낫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함양으로 가서 백무동으로 운행하는 군내버스를 탄 뒤 종점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함양행은 오전 6시10분(진주 산청 등 경유, 3시간 소요), 7시, 9시(직통 1시간 50분 소요)에 출발한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백무동행은 오전 7시, 8시30분, 9시10분, 10시, 11시30분 등에 있다. 산행 뒤 백무동에서 함양으로 나가는 버스는 4시30분, 5시30분, 6시30분, 7시, 7시40분에 있다. 함양터미널에서 부산행은 오후 4시, 4시25분(산청 진주 등경유), 6시30분(막차)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197-3 백무동 제 1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주차비는 무료.

문의=생활레포츠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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