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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122> 섬 산행(2) 울릉군 울릉도 성인봉

900m 넘는 뾰족한 봉우리 속 나리분지… 태곳적 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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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 이어 높은 섬 산
- 산림청 100대 명산에도 선정
- 쏟아질 듯한 가파른 경사지만
- 울창한 숲·먼지 없는 맑은 공기
- 끝없는 동해 수평선 조망 압권

우리나라 전체 섬의 개수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2010년 기준 유인도 636개, 무인도 1884개로 총 2520개다. 섬이 많은 만큼 산꾼을 유혹하는 섬 산도 많다. 섬 산은 육지의 산과는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눈을 시원하게 하는 바다 조망은 육지 산과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점이다. 높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는 것도 섬 산 산행의 특징이다. 배를 이용해 가는 경우 부두에 내리자마자 산행이 시작되는 만큼 산을 바로 올라야 하는 수직 고도 차이가 된다. 높이로 보나 조망으로 보나 섬 산 중 최고봉을 꼽자면 울릉도 성인봉(聖人峰·986.6m)이다.

   
울릉도 성인봉 정상 북쪽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나리분지와 동해. 성인봉을 정점으로 말잔등, 형제봉, 미륵봉, 송곳산, 알봉 등 뾰족뾰족하게 솟은 봉우리로 둘러싸인 나리분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시림이 연둣빛으로 물들어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섬 산행 두 번째 대상으로 경북 울릉군 울릉도의 성인봉을 찾았다. 성인봉은 우리나라 섬 산 가운데 제주도 한라산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성인봉 다음은 남해도의 금산(705m)으로 그 높이가 한참 아래다. 성인봉은 출발 지점에서 정상까지 수직 고도 차가 900m가 넘는다. 같은 화산섬의 산이지만 한라산과 달리 경사가 쏟아질 듯 가파르다. 5월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성인봉은 겨울과 봄의 가운데에 걸쳐 있다. 아래는 녹색으로 물들고 있는데 정상 가까운 곳은 아직 나무에 잎이 돋지 않은 데다 군데군데 잔설도 보인다.

성인봉은 한국 명산의 기준인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도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실 성인봉은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 자체만 놓고 보면 섬 산의 매력을 100% 보여준다고 하기에는 조금 모자란다. 드문드문 동해의 수평선이 보이는데 숲이 울창해 온전하게 시야가 트이는 곳이 별로 없어 아쉬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육지의 산과는 다른 울릉도 고유의 원시림에서 비롯된 것이란 걸 알아야 한다. 쏟아질 듯 가파른 비탈에 굳건하게 버티고 선 나무들을 바라보고 먼지 한 점 없는 깨끗한 공기를 마신다면 성인봉을 오르는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성인봉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동해의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다. 특히 정상 북쪽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나리분지 조망은 압권이다.

울릉도에는 최고봉인 성인봉을 비롯해 나리봉 말잔등 형제봉 미륵산 송곳산 알봉 등이 나리분지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다. 봉우리는 여럿이지만 실제 오를 수 있는 등산로는 단조롭다. 현재 공식적인 성인봉 등산로는 KBS 중계소 코스와 대원사 코스, 나리분지 코스 세 갈래뿐이다. 도동과 사동 사이 안평전에서 오르는 길은 산사태로 폐쇄됐다. 저동항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성인봉으로 가는 중간에 군사 시설물이 있어 길이 막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사동항에서 오르는 길은 등산전문지의 지도에는 험로로 표시돼 있는데 현지 주민의 말로는 길이 너무 묵어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취재팀은 이번에 흔히 대원사 코스로 불리는 길을 걸었다. KBS중계소 코스보다 조금 길고 험하다.

   
등산로 초입 콘크리트 길을 오르다 만난 전망대에서 본 도동항.
이번 코스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도동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대원사 앞 갈림길~도동항 전망대~사동 전망대 쉼터~KBS 중계소 갈림길~팔각정~바람등대(안평전·성인봉 갈림길)~성인봉 정상~나리분지 전망대(~다시 정상)~성인수(샘)~형제봉 갈림길(덱 계단)~신령수(샘)~억새 투막집을 거쳐 나리분지 버스 종점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8.7㎞ 정도로 소요 시간은 4시간30분 안팎이다.

경북교육청 교직원 사택 앞 도동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정류장 왼쪽 대원교 옆에 자그마한 등산 안내도가 있다. 안내도상으로는 정상까지 거리가 4.1㎞다. 계곡 옆으로 올라가면 곧바로 대원사 입구 갈림길에서 오른쪽 콘크리트 길로 올라간다. 30분가량 오르면 농가를 지나 산길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원시의 숲을 헤치고 올라간다. 키 큰 나무 아래에 양치류가 초록색 융단처럼 깔려 있다. 사동항이 내려다보이는 쉼터를 지나면 성인봉으로 이어지는 정상 분화구 능선이 올려다보인다. 20여 분 오르면 KBS 중계소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덱 다리와 출렁다리를 건너면 곧 갈림길이다. 두 방향 모두 성인봉을 가리키는데 바로 위 팔각정에서 만난다. 상대적으로 짧고 경사가 급한 왼쪽으로 10분 정도 오르면 팔각정에 닿는다.

   
KBS 중계소 갈림길에서 팔각정으로 오르는 도중의 원시림.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고 20여 분 급경사를 오르면 안평전에서 오르는 폐쇄된 길과 만나는 능선 위의 바람등대다. 이곳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1.1㎞로 표기돼 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짧다. 말잔등에서 오는 길(폐쇄)과 만나는 지점을 지나면 곧 나리분지 갈림길 이정표를 만나는데 바로 위가 정상이다. 성인봉에 오르면 사방으로 시원한 동해의 수평선이 바라보인다. 하지만 성인봉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정상이 아니다. 정상석 뒤로 가면 나리분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900m를 넘는 말잔등(968m) 형제봉(915m) 미륵산(900.8m)을 비롯해 나리령(799m) 나리봉(816m) 알봉(538m) 송곳산(605.6m) 등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에 에워싸인 평평한 나리분지가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난다.

하산길은 계단의 연속이다. 성인수 샘에서 한숨 돌린 뒤 완만한 능선을 가다가 다시 20분가량 덱 계단을 내려가면 곧 신령수 샘이다. 이 일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리분지 원시림이다. 여기서부터는 임도를 따라간다. 억새 투막집 앞 삼거리에서는 오른쪽이다. 천연기념물인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지를 지나면 숲을 벗어나 버스 종점이 있는 주차장에 닿는다.


# 교통편

- 포항서 울릉도 도동항 간 뒤 도동버스정류장까지 이동

부산에서 울릉도로 들어가는 배는 경북 포항 후포, 강원 묵호 강릉 네 곳에서 출발해 울릉도 사동 도동 저동항으로 간다. 도동항에서 산행 출발지인 ‘도동’ 버스정류장까지는 1㎞ 정도 거리다. 걸어가도 되고 천부행 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저동항에서는 천부행 버스를, 사동항에서는 도동(내수전)행 버스를 타면 된다. 양방향 모두 20~40분 간격으로 하루 18차례 운행한다. 산행을 마치는 나리분지에서는 천부로 가서 사동·저동·도동행 버스를 타면 된다. 천부행 버스는 오후 6시30분까지 40분~1시간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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