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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120> 산청 소룡산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 덜 알려진 지리산 조망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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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 설치된 정자 올라서면
- 동쪽 황매산·북쪽에 오도산 등
- 1000m급 봉우리 사방 에워싸
- 거대한 수직 암봉 새이덤은 아찔

- 주 등산로 정비 잘돼 걷기 수월
- 정상 전후 급경사는 주의해야

높고 깊은 산 지리산은 첩첩이 층을 이룬 주변 산을 천왕봉을 비롯한 주 능선에서 조망하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마찬가지로 동서남북 곳곳에 자리 잡은 멀고 가까운 주변의 산에서 웅장한 지리산을 바라보면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지리산 조망처로 알려진 곳은 여럿이다. 주 능선 남쪽의 삼신봉과 북쪽의 삼정산에서는 천왕봉과 노고단의 동서 간격만 해도 직선거리로 20㎞에 가까운 지리산의 면모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하동 형제봉이나 광양 백운산에서도 손에 잡힐 듯한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다. 백운산과 비슷한 거리로 반대 방향에서 천왕봉을 바라볼 수 있는 봉우리가 산청 소룡산이다. 특히 소룡산은 천왕봉 사이에 높은 봉우리가 없어 산행 출발 지점에서부터 곧바로 천왕봉이 남서쪽 시야를 채운 모습을 보게 된다. 중간에 왕산(923m)과 필봉산(848m)이 있는데 천왕봉은 두 봉우리를 압도하는 높이로 솟아 있다.

   
소룡산 중턱을 넘어서 만나는 망바위 전망대에서는 남쪽으로 우뚝 솟은 지리산 천왕봉과 동서로 이어진 웅석봉, 반야봉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만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계절에는 윤곽을 보는 데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숨겨진 지리산 조망 명소인 산청 소룡산(巢龍山·761m)을 찾았다. 흔히 연결해서 산행하기도 하는 소룡산과 서쪽에 이웃한 바랑산은 산청 오부면과 거창 신원면의 경계에 서 있다. 소룡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데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망바위를 비롯해 전망 좋은 암릉이 잇달아 나온다. 정상 서쪽의 새이덤은 거창 신원면을 바라보는 아찔한 높이의 수직 암봉이다. 소나무가 우거진 아늑한 숲길이지만 정상을 전후해서는 코가 바닥에 닿을 듯한 급경사를 만난다. 주 등산로는 정비를 잘 해둬 걷기에 어려움이 없다. 다만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계단이나 덱 탐방로가 많이 설치된 건 아쉽다.

소룡산과 바랑산은 남쪽의 두 마을을 감싸고 북풍을 막아주는 병풍 구실을 한다. 소룡산의 한자를 보면 뜻풀이가 ‘용의 둥지’가 되는데 일대에 용과 관련한 전설은 전하지 않지만 이름대로 남쪽의 마을을 아늑하게 품고 있다. 산청읍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오휴(烏休)마을은 까마귀가 쉰 곳이라는 뜻인데 임진왜란 때 진주에서 부모를 모시고 피란 가던 강언연 공이 까마귀가 소룡산에 깃드는 것을 보고 뒤따라가 산 중턱의 굴에서 전쟁 끝날 때까지 지낸 데서 유래했다. 강공이 피란한 동굴은 강굴로 불린다. 강굴에 올라가기 전에는 역시 난을 피해 홍씨 사람들이 숨어 지냈던 동굴인 홍굴이 있다.

   
소룡정 정자가 있는 소룡산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황매산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이번 코스는 경남 산청군 오부면 중촌리 오휴마을 버스승강장에서 출발해 오휴마을회관~오휴저수지~능선 삼거리~돌탑·돌계단~홍굴~망바위 전망대~진귀암 갈림길~강굴~진양기맥 갈림길~헬기장~소룡산 정상~새이덤~바랑산·독촉주차장 갈림길~독촉주차장~천지사 갈림길~진귀암 갈림길을 지나 오휴저수지를 거쳐 오휴마을 버스승강장으로 돌아가는 원점 회귀다. 전체 거리는 6.7㎞ 정도로 소요 시간은 3시간30분 안팎이다.

산행은 오휴마을 버스승강장에서 출발해 정면 산행 안내도 왼쪽 길로 올라간다. 마을을 벗어나 오휴저수지 왼쪽으로 올라간다. 뒤로 지리산 천왕봉을 두고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가면 양봉농가 아래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은 하산로다. 저수지 수변을 따라 오른쪽 길로 간다. 천왕봉이 계속 시선을 사로잡는다. 5분 정도 가면 다시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는 저수지와 헤어져 왼쪽으로 올라간다. 구불구불 콘크리트 도로를 올라가다가 능선에 올라서면 길이 갈라진다. 임도를 버리고 왼쪽 능선 길을 따른다. 군데군데 진달래가 핀 완만한 소나무 숲길이다.

   
홍굴로 올라가기 직전에 지나는 급경사 돌계단.
무덤을 지나면 정면에 소룡산 정상부가 가까이 다가온다.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났다가 100m가량 가서 다시 헤어져 능선에 난 통나무 계단을 오른다. 제법 긴 나무 계단에 이어 돌탑을 지나 돌계단을 오른다. 군데군데 돌이 빠진 곳이 눈에 띈다. 돌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홍굴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급경사를 내려가면 나오는 홍굴은 바위가 무너져 입구를 알아볼 수 없다. 되돌아와 다시 덱 계단을 오르면 망바위 전망대에 오른다. 남쪽에 길게 누운 웅석봉~천왕봉~반야봉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급경사 덱 계단을 올라 진귀암 갈림길을 지나면 곧 강굴 입구다. 강굴은 네댓 명이 지낼 만한 넓이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에 북쪽으로 보이는 새이덤.
강굴에서 올라가면 무제봉 안내판을 지나 완만해지는 지점에 이정표 없는 갈림길이다. 오른쪽 길은 황매산으로 연결되는 진양기맥 종주 길이다. 직진하면 헬기장을 지나 소룡정 정자가 있는 탁 트인 소룡산 정상에 오른다. 동쪽에 황매산(1108m)이 우뚝 솟아 시선을 사로잡는다. 북쪽에 풍력발전기가 있는 감악산(945m)이 가깝다. 그 뒤로는 거창 가조면의 오도산 비계산 우두산 등 1000m급의 봉우리들이 고개를 내밀고 멀리 가야산도 구분할 수 있다. 이정표의 세이덤(새이덤의 오기)·신원면 대현 방향으로 내려간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으로 신원면에서 바라보면 상여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은 새이덤 옆을 지나 급경사가 끝나고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곧 바랑산과 독촉주차장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주차장 방향으로 독촉골(안내도의 독축골)을 따라 내려가면 사방댐을 지나 주차장이 나온다. 이후로 콘크리트 도로를 내려가면 천지사 갈림길, 진귀암 갈림길을 지나 양봉농가 아래에서 오휴저수지와 만나 오휴마을로 되돌아간다.


# 교통편

- 산청터미널로 간 뒤 군내버스 갈아타고 오휴마을서 하차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산청으로 간 뒤 군내버스를 타고 오휴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는 오전 5시40분부터 30~50분 간격으로 산청행 버스가 출발한다. 2시간20분 소요. 산청터미널에서 오휴(대현)행 군내버스는 하루 8회 운행한다. 오전 6시50분(첫차), 8시40분, 10시20분, 낮 12시40분, 오후 2시, 3시30분, 5시10분, 6시10분(막차). 터미널 출발시각에서 30분 후에 오휴 종점에서 되돌아가는 버스가 출발한다. 산청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8시(막차)까지 30~50분 간격으로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산청군 오부면 오휴로 103 오휴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해 찾아간 뒤 버스승강장 주변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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