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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089> 경남 함안 자양산

우거진 숲 헤치고 오른 정상 … 황홀경에 온몸 ‘짜릿’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8-08-29 19:37:0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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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석 자리한 400m 봉우리
- 180도 트인 북쪽 풍광 빼어나
- 정상 가는 임도서 남쪽 보면
- 화개지맥·낙남정맥 조망 가능
- 산행 막바지 있는 고려동유적지
- 600년 역사 느낄 수 있어 이채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하던 여름도 막바지다. 며칠만 있으면 가을의 시작인 9월이다. 대부분 산꾼이 지독한 무더위에 한동안 본격적인 산행은 자제했을 듯하다. 가더라도 계곡을 끼고 있거나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트레킹 코스에서 산행의 갈증을 푸는 정도였다. 최근 몇 차례 내린 비에 더위가 한풀 꺾이니 이제 산길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경남 함안군 자양산(紫陽山·402m)은 간신히 400m대에 이름을 올린 나지막한 산이지만 조망만큼은 갑절인 800m대의 산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빼어나다. 실제 정상은 중계소가 있는 곳이지만 출입이 통제되며 정상석이 있는 곳은 400m 봉이다. 또 산행 막바지 갈전마을로 내려가면 고려 말 성균관 진사를 지낸 이오가 불사이군의 마음으로 이곳에 은거한 뒤 후손이 대대로 살아온 고려동 유적지를 지난다. 이오의 유언을 받들어 후손들이 600년 넘도록 살아와 고려동으로 불린다.

   
도천마을에서 출발해 자양산 정상까지 풀이 우거진 거친 길을 걷는 산행은 정상에 오르면 펼쳐지는 보기 드문 장쾌한 조망으로 보상받는다. 정상석 왼쪽으로 의령 자굴산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가까이 대산면의 남강과 멀리 가야산도 보인다.
자양산 산행은 오로지 정상에서 펼쳐지는 조망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임도가 개설돼 차량으로도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지만 땀 흘린 산행 끝에 마주하는 조망의 즐거움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정상 직전까지는 조망이라고는 거의 할 수 없는 답답한 시야가 이어지지만 막판 정상에 오르기 직전의 임도와 정상에서는 여느 산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광이 펼쳐진다. 특히 180도로 트인 북쪽 조망이 일품이다. 가까이 함안군 대산면 너머로 남강이 낙동강에 합류하고 낙동강 건너에는 창녕군 남지읍이 뚜렷하다. 정상석 왼쪽으로는 의령 자굴산이 가까이 보이고 그 뒤로는 멀리 황석산, 웅석봉,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천왕봉과 비슷한 거리로 65㎞ 정도 떨어진 가야산도 구분할 수 있다. 정 북쪽에서 살짝 오른쪽으로는 낙동강 건너 창녕 화왕산과 영취산이, 그 오른쪽에는 멀리 청도 화악산이 우뚝하다.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영남알프스의 산군들이 불쑥불쑥 솟아 있다.

이번 코스는 경남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도천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무학산 갈림길~갈전마을 갈림길~송전탑~임도 사거리~중계소 입구 임도 사거리(서나무고개)~자양산 정상 갈림길~자양산 정상(~다시 서나무고개)~임도 삼거리~도암종택~고려동 유적지를 거쳐 도천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 코스다. 전체 거리는 8.8㎞ 정도로 소요시간은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산길을 내려온 뒤 만나는 갈전마을의 고려동 유적지.
‘도천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정류장 서쪽 10m쯤 떨어진 도천마을로 들어가는 도로 옆에 있는 ‘자양산 정상 4.3㎞’ 이정표를 따라 곧바로 산길로 올라간다. 대나무 숲을 지나 사거리에서는 직진해 올라간다. 대체로 급경사의 산길에는 여름 동안 자란 풀과 관목이 우거져 있어 긴소매 옷을 입는 게 좋다. 15분 정도 올라가 급경사 나무 계단을 지난다. 15분 정도 더 가면 완만하게 솟은 봉우리에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의 희미한 내리막은 무학산으로 이어진다. 자양산은 낙남정맥의 광려산에서 북쪽으로 뻗어 나가 용화산을 지나 낙동강에서 끝나는 화개지맥이 지나는 곳이다. 화개지맥이라는 이름은 자양산 남동쪽 화개산에서 따왔다. 지맥이 정상을 지나지는 않지만 자양산은 광려산과 용화산의 딱 중간 지점이다. 용화산은 남강이 낙동강과 합쳐지는 지점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화개지맥의 서쪽인 자양산에 떨어지는 빗물은 남강으로 흘러간다. 갈림길에서 20m쯤 더 간 곳에 이정표가 있다. 자양산(3.4㎞) 방향으로 간다. 이후로는 주 능선만 따라가면 된다.

20여 분 더 가서 갈전마을 갈림길을 지난 뒤로는 길이 한결 넓고 뚜렷해진다. 이어 ‘산인장내’ 이정표를 지나는데 왼쪽 내리막길은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탁 트인 송전탑 아래 풀밭을 지나면 곧 임도 사거리다. 정면의 완만한 오르막 임도로 간다. 이어서 만나는 임도 사거리가 서나무고개다. 정면의 중계소 방향 오르막으로 간다. 서나무고개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임도에서는 중간중간 남쪽으로 시야가 트여 화개지맥과 낙남정맥의 봉우리들을 구분할 수 있다. 화개지맥에 이름을 내준 화개산이 왼쪽 중간에 가까이 보이고 그 너머로 무학산이 서 있다. 오른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광려산도 보인다. 그 오른쪽으로는 낙남정맥의 봉화산과 서북산, 여항산이 이어진다. 20분가량 산수유 가로수길을 따라 올라가면 덱 전망대 맞은편에 정상으로 가는 산길이 갈라진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막힘없이 조망이 트인다.

   
주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가는 도중 지나는 갈전마을 갈림길 주변의 걷기 좋은 산길.
정상에서는 다시 서나무고개로 되돌아가 남쪽(오른쪽) 갈전 방향으로 내려간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송전탑 지나 처음 만났던 임도 사거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20m쯤 내려가 길이 굽는 지점에서 왼쪽 산길로 내려가면 울창한 대나무 숲을 지난다. 간이 상수도를 지나면 마을 길과 만난다.

도암종택 안내석 앞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곧 고려동 유적지가 나온다. 담장을 따라 왼쪽으로 가서 종택을 둘러본 뒤 도로를 따라 계속 간다. 마을 쉼터 앞 갈림길에서 직진한 뒤 갈전저수지와 갈전동회관을 지나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남해고속도로 굴다리 직전에 왼쪽으로 꺾어 10분 정도 가면 도천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간다.


# 교통편

- 부산서 마산터미널 간 뒤 함안행 114-1번 버스 타고 갈전서 내려 도천마을 가야

이번 산행의 시점이자 종점인 경남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도천 버스정류장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려면 마산을 거쳐 가야 한다. 동래·노포동이나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마산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수시로 출발한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함안읍으로 가는 114-1번 농어촌버스를 타고 ‘갈전’ 버스정류장에 내려 남해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난 뒤 오른쪽으로 꺾어 도천마을 방향으로 가면 된다. 252-2번 버스도 갈전 정류장을 거쳐 가지만 마산역이나 마산시외버스터미널을 거치지 않아 이용하기가 어렵다. 114-1번 버스는 도천으로 가는 버스 편이 있지만 오전 이른 시간과 오후 늦은 시간 두 차례밖에 없어 사실상 이용할 수 없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도천 정류장까지 갈 필요 없이 갈전마을에서 곧바로 갈전 버스정류장으로 가면 된다. 함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칠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갈전에서 내려도 되지만 운행 편수가 많지 않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함안군 산인면 모곡5길 135-10 도천마을회관을 목적지로 해서 가면 도천 정류장으로 갈 수 있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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